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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註釋-2014-02-20] “시주석의 시간은 모두 어디 갔는가?” 열풍

 

지난 2 19일 첸룽왕Œ(龙网)(1)이 기획 및 제작하고 시진핑 주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카툰이 중국을 뜨겁게 달궜다. 국가 지도자를 코믹하게 풍자하거나 비판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느끼겠지만 중국식 사회주의및 공산당 주도의 통치철학을 지닌 나라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주석의 시간은 모두 어디 갔는가?”라는 제목으로 조사연구(调研), 회견(访问), 휴가(休假), 회의(会议), 학습(学习), 모임활동(活动) 등 물음표 6개와 함께 왼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 첫 번째 카툰이다. 주석이 된 이후 6가지의 각종 업무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모두 7장이다. 국내 시찰, 해외 순방, 회의(2) 등을 통계 내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이래저래 바쁜 국가주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듯하다. 이 카툰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시주석의 시간은 다 어디로 갔는가?’ ⓒ 첸룽왕

 

합법적으로 허가 받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카툰이다. 다소 코믹하게 또는 친근하게 국가주석이 공무수행 중임을 홍보하는 것도 뜬금없다.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언론은 올해 연초부터 만두가게를 찾는 등 서민적인 행보와 연결해 시진핑 인기 폭발이라고 타전하고 있다. 이전 주석들과 비교해도 유래가 없는 이 프로젝트에는 나름대로 배경이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했던 시 주석은 2 7일 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자신의 시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당연히 일이 다 빼앗아 갔다.”고 했다. 이 워딩만 놓고 보면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 오바마나 박근혜 대통령도 충분히 할만한 이야기다.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어갈 국가지도자의 행보를 1주일 이상의 기획과 몇 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쳐 보도한 것이다. 첸룽왕 총편집장 황팅만(黄庭满)설명하듯 주제를 친민(亲民)’이라 했는데 소통과 동의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시 주석의 시간은 모두 어디 갔는가?(时间都去哪了)’ 라는 말은 일종의 유행어다. 매년 춘절(1.31)마다 방영되는 CCTV 특별공연에서 같은 제목의 노래(3)Ž가 불려졌다. 평생 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자신의 시간을 갖지 못한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2012년 아버지 날(父亲节) 즈음 1세부터 30세까지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큰 반향(4)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 사진들을 배경으로 피아노 반주와 함께 부른 노래는 폭발적이었다. 매년 춘절 공연마다 늘 그래왔듯이 가장 인기를 끄는 노래나 공연이 전국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춘절 특별공연 중 ⓒ 중국CCTV 화면

 

시 주석은 공교롭게도 유행어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치에서 언급한다. 그것도 유행어의 약발이 떨어지기 전인 1주일이 막 지난 시점이다. 낯 뜨겁게 바라보면 효심마케팅이다. ‘충효는 유교의 근본이자 서로 묶어 말한다는 것을 중국 사람들도 잘 안다. 시 주석은 언론이 주도적(?)으로 인민을 위해 자기 시간도 없이 공무에 시달리는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준 것에 대해 웃고 있을 듯하다.




1)  첸룽왕은 국무원신문반공실(国务院新闻办公)과 중공북경시위선전부(中共北京市委宣)의 비준을 받아 베이징일보사, 베이징인민라디오방송, 베이징TV, 베이징청년보, 베이징신보 등 베이징에 있는 언론매체들이 연합한 인터넷신문 포털이다.

  

2)   국가주석에 오른 이후 12번 베이징을 떠나 11개 성의 도시에 39일 동안 지방 순시를 통해 조사연구를 했으며 39일간 5차례 해외 순방을 나가 14개 국가를 방문했다. 47차례나 되는 대형 회의와 12차례의 중앙정치국 등이 주최한 학습모임을 주재했다. 그 외 수도 없이 많은 해외 국빈 접견과 각종 문화활동, 대회에 참가했다. 관계 당국의 검증된 통계를 기초로 카툰이 제작 보도됐다.

 

3)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알려진 노래다. 퇴직한 역사교사 출신의 우()씨가 부인을 잃은 후 성인이 된 두 아들과 함께 살며 부동산 문제 등 사회문제로 힘겨워 하며 싸워가는 가정문제를 다룬 <우씨네 가족의 전쟁(老牛家的战争)>(2010)의 주제곡이자 펑샤오강(冯小刚) 감독의 최신 영화 <사적인 주문(私人订制)>(2013)의 삽입곡이기도 하다. 가수 왕정량(铮亮) 2007년 후난TV 남자가수 등용문인 <콰이러난셩(乐男声)>을 통해 데뷔했다. 드라마와 영화 주제곡이나 삽입곡을 많이 불러 유명해졌다.


드라마 <우씨네 가족의 전쟁> 포스터와 가수 왕정량 ⓒ

 

4)   중국은 매년 6월 셋째 주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어머니의 날은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로 지정하고 있다. 2012년 아버지의 날 즈음 서른 살이 된 딸 자오멍멍(赵萌萌, 닉네임 다멍쯔 大萌子)은 자신의 블로그에 1세부터 30세까지 매년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30장을 올려 화제가 됐다.

 

자오멍멍과 아버지 사진 ⓒ 신랑왕 블로그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송고한 글

http://www.huffingtonpost.kr/jongmyung-choi/story_b_4909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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