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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첨밀밀>에 담긴 7080시대의 중국

리밍(黎明)과 장만위(张曼玉) 주연으로 잘 알려진 영화 <첨밀밀>을 기억하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상흔을 지닌 채 뉴욕의 한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두 주인공의 감동적인 눈빛이 인상적이던 엔딩 장면. 1996년 개봉 당시 덩리쥔(邓丽君)이 부른 주제가와 함께 영화는 우리의 기억속에 잔잔히 남아있다.

중국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흥얼거렸던 노래 <첨밀밀>. 이 노래를 제목으로 드라마가 제작됐고 중국의 각 방송국들이 본격적으로 편성하기 시작했다. 중국 드라마는 100% 사전제작 후 문화부 심의를 거친다. 따라서, 편성되기 전에 이미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시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 그래서 벌써부터 2008년 최고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떠들썩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순수한 시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사랑이야기를 찾아가는' 첨밀밀 포스터


<첨밀밀>의 노래와 영화, 그리고 중국 네티즌과 언론의 뜨거운 반응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비록 풀화면은 아니지만 인터넷으로(세상 참 좋아졌다) 26편을 주말을 거치며 다 봤다. 일류 감독의 반열에 올라있는 가오시시(高希希)는 순리(孙俪
)와 등차오(邓超)를 주연으로 중국의 1970년와 80년대의 농촌과 도시 분위기를 화면 가득 담았다. 그리고, 문화대혁명의 잔영을 여전히 털어내지 못한 사회에서 평범한 젊은이들이 울고 웃는 사랑 이야기를 구성했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서도 언급되듯 마치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살아난 듯 그들의 사랑은 애처롭기 그지 없게 표현했다.

70년대 말, 중국 북방지역의 한 농촌. 문화대혁명 시기 정신개조 대상이던 집안의 딸, 순수하고 착한 예칭(叶青儿)과 시 간부 집안의 악동으로 사고뭉치인 레이레이(雷雷)의 만남. 농장의 간부는 직위를 이용해 예칭을 겁탈하려 하고 서기는 무사안일하며 동네 사람들은 여론몰이식으로 예칭을 나락에 떨어뜨린다. 레이레이는 점점 예칭의 순수한 미소에 끌려 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 <첨밀밀>은 둘을 서로 좋은 친구이면서, 서로 이뤄지기가 너무나도 힘들 것 같은 안타까운 사랑을 드러내주는 장치가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션머거 쉐이창더 (어떤 노래? 누가 부른거야?)라고 묻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덩리쥔 텐미미 (등려군의 첨밀밀) 이라고 하는데 장면


예칭을 평생 흠모하며 가까이에서 돌봐주는 자상한 의사 한양(韩阳)와 예칭과 레이레이에 대한 애증으로 음흉한 장쥔(张军), 예칭의 든든한 언니 같은 대학 동창  화화(华华), 레이레이를 좋아하며 쫓아다니는 발랄한 샤샤(莎莎)도 캐릭터들이 서로 어우러진 이야기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예칭(순리)과 레이레이(등차오)


두 집안의 어머니들은 극심한 불신과 천시로 대립하고 봉건적 사회 시스템은 80년대라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사랑을 배워가는 젊은이들에게 끝없는 시련을 던져준다. 드디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몇 년이 흐른 후 그들은 능력있는 의사와 사업가로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 어렵게 다시 만난 그들은 결혼을 할 꿈에 부푼다.

서로를 억누르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라진 듯하지만 자본의 논리에 빠진 친구의 배신으로 레이레이는 사고를 당하고 반신불구의 몸이 된다. 예칭은 병원에서 레이레이를 간호하며 평생 돌봐주겠다며 '진정한 사랑'을 다짐한다. 이때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 '첨밀밀'. 그렇게 드라마는 끝난다.

지금 현대 중국은 샤오황디(少皇帝)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이 도시를 휘젓고 다니며 자본주의적 부의 불균형을 몸소 체현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 가진자와 못가진자 사이의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사랑과 결혼도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치열하고 순수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공자를 비롯 옛 성현들의 교훈을 중심으로 국학(国学)을 세우자는 붐도 이런 세태의 반증이라 하겠다.

천커신(陈可辛) 감독의 홍콩영화 <첨밀밀>이 중국대륙의 두 젊은이가 '고독한' 홍콩에서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면서 겪는 사랑의 아픔을 노래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면,  드라마 <첨밀밀>은 7~80년대 중국 농촌과 소도시의 시대와 사랑을 담았는데, 현대의 중국사회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 지 궁금하다.

중국의 드라마도 서서히 산업적 체계를 갖춰가는 시점이다. 올림픽을 문화산업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 하기도 한다.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70, 80세대의 향수까지 드러내며 그 속에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 <첨밀밀>에 녹아 있다. 여전히 드라마 전개가 상투적이며 지루하고, 화면의 순발력과 컷팅의 세련미가 떨어지고 대화와 독백이 긴 점은 다소 아쉽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이전 드라마에 비해 아주 발전했다. 20부작 정도로 편집해 밀도를 높이면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甜蜜蜜你笑得甜蜜蜜 / 好像花儿开在春风里 / 开在春风里
在哪里在哪里见过你 / 你的笑容这样熟悉 / 我一时想不起
啊~~在梦里 / 梦里梦里见过你 / 甜蜜笑得多甜蜜 / 是你~是你~梦见的就是你
在哪里在哪里见过你 / 你的笑容这样熟悉 / 我一时想不起 / 啊~~在梦里
ps> 순리와 등차오는 실제 연인 사이이다. 순리는 2002년 드라마 <옥관음(玉观音)>으로 데뷔했으며 최고 인기 여배우이며 우리에게는 리롄제(李连杰) 주연의 영화 <곽원갑(霍元甲)>에서 시각 장애 소녀 역할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등차오는 <소년강희(少年康熙)> <소년천자(少年天子)>의 황제 역할로 잘 알려져 있다. 두 배우는 가오시시 감독의 <행복을 꽃과 같이(幸福像花儿一样)>라는 드라마에서 함께 출연한 적이 있고 이번이 두번째인 셈이다. 그래서 중국언론은 가오시시 감독을 둘 사이의 매파로 취급하기도 한다.

둘은 드라마에 나오는 덩리쥔의 또다른 노래인 <위에량다이뱌오워더신(月亮代表我的心)>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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