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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장례식이 있기 하루 전날 동아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일 부산역에 도착해 조금 시간이 남아서 부산차이나타운을 들렀습니다. 인천에 있는 차이나타운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찾았는데 다소 실망했습니다.

물론 차이나타운 축제가 열리는 시점이면 좀더 풍성한 중국문화와 만날 수 있었겠지만 대체로 평범한 거리였습니다. 자장면 집이 많다는 것 외에는 인천만큼 볼거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들어갔던 자장면 집이 영화 <올드보이>를 촬영했던 곳이었다는 게 그나마 우연치고는 행운이었습니다.  

부산차이나타운 초입, 상해거리라는 표시가 있는데 별다른 뜻은 없어보입니다.


상하이제(上海街)를 들어서면 좌우에 나란히 장군상과 미인상이 서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정체가 정확하지 않아 보이는 것이 그저 상징적으로 임의로 만든 캐릭터인 듯 보입니다. 동상 주위에 어떤 설명도 없이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조차 합니다. 수염이 긴 것이 관우도 아니고 오른손 동작은 경극의 한 사위인 것이 또 경극에 등장하는 배우로서 또 어울리지 않습니다. 칼조차도 아무런 맹위를 드러내지 못하는 졸작 동상입니다.

미인동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전통 복장인 듯하면서도, 4대미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런 근거도 잘 찾지 못하겠습니다.  

차이나타운 입구에 서 있는 동상, 정체가 불분명한 장군상


차이나타운에 서 있는 정체 모른 미인 동상


차이나타운 내에 화교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소학교(小学)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입니다. 화챠오(华侨)들의 초등학교이며 유치원도 있는 듯합니다. 제가 아는 후배 중에 화교도 아니면서 아버님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때부터 화교학교에서 공부해 중국어를 중국사람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오로지 중국어가 무기라고 여긴다면 화교학교에 보내는 모험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돈 들여 현지에 조기유학하는 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일 것입니다.

화교초등학교의 전경


부산화교소학 정문


차이나타운 분위기는 이렇듯 패방이 살려주고 있습니다. 마을 어귀에 만들어 세워놓은 이런 패방이 마을의 이름이며 경계입니다.

차이나타운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끝까지 가서 뒤돌아보면 나오는 동화문


건물 외벽에 있는 중국 황제를 상징하는 용문양입니다.


차이나타운 거리가 한낮이라 그런지 한산합니다. 중국집이 많고 여행사나 공예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줄 지어 있습니다.

부산차이나타운 거리 모습


베이징의 유명한 동인당약국 이름을 한 약국


발맛사지 하는 곳이 이곳에도 많습니다.


화상, 화교상인이 운영한다는 중국집 간판


좀 민망스럽게도 속옷들을 널어놓고 팔기도 합니다. 중국스럽다는 뜻이지요~


이곳에도 조선족동포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나봅니다.


서화용품을 파는 곳입니다.


외국인들이 자주 오는 곳이라 환전상이 많습니다. 러시아 사람도 많이 오나봅니다.


점심시간이라 자장면을 먹을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환잉광린(欢迎光临), 마치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간자체가 아닌 번자체로 글씨를 썼으니 별로 익숙한 느낌은 아닙니다. 화교들 국적이 대만이니 번체가 일반화돼 있는 것인가 봅니다.

중국집 외부 메뉴판


우연히 들어선 중국집


우연하게 찾아들어선 곳이 글쎄 영화 <올드보이> 촬영장소였습니다. 벽에는 최민식씨 사인과 영화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걸어두기도 했습니다.

저 방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올드보이, 기억나네요!


자장면이 나왔습니다.


올드보이때문에 만두도 시켰습니다.


자장면을 다 비비니 또 때깔이 다릅니다.


부산차이나타운 거리는 그다지 인상적인 곳이 아닌 듯합니다. 인천처럼 삼국지벽화 같은 볼거리도 없고 공예품이나 중국술이나 먹거리를 파는 가게도 많이 않습니다. 게다가 거리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고 차이나타운이라는 컨셉도 제대로 심어있지 않아 산만하고 볼품조차 없습니다. 이왕 꾸미려면 다른 허비를 피하고 예산을 들여 좀 제대로 조성했으면 어떨까 하는 게 제 소견이었답니다.

거리 바닥에 군데군데 중국문양, 용이나 변검 등의 문양도 선명하지도 않고 때깔도 다 헤진 채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이라 하기 조금 어려운 듯합니다. 혹시라도 중국사람들이랑 차이나타운 가자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보였습니다.  

길바닥에 있는 용문양


바닥의 경극가면 문양

댓글
  • Favicon of http://www.wurifen.com/ BlogIcon 우리팬 이 곳을 '차이나타운'이라고 부르기도 좀 민망합니다. 그나마 화교들이 살고있던 10여년 전만해도 그럭저럭 화교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상해거리라 부르고 말더군요. 특별히 중국스러운 분위기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되려 바로 옆의 러시아 사람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술집들이 많아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_-; (또 원래 이 곳이 예전에는 텍사스촌이라고 해서 유명한 ... 그런 곳이었지요.-_-

    저도 얼마전에 간만에 여길 찾았다가... 그냥 밥만 먹고 온 적이 있습니다. ㅋ 라조기밥이라뇨. ㅎㅎ
    그래도 그 넘의 '추억'이란게 뭔지... 가끔 이 곳에서 짜장면 한그릇 땡길 때가 있더군요. 맛이야 다른 곳과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한때 화교동네였다고욤.
    2009.07.21 08:37 신고
  • Favicon of http://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여우위에 라조기밥, 먹고 싶어지네요!
    부산에 연고가 있으신가요? 저는 중고등학교 부산에서 나왔는데요....하여간 반갑고 감사합니다.
    2009.07.21 08:39 신고
  • Favicon of http://www.wurifen.com BlogIcon 우리팬 부산 토박이입니다. 지금도 부산입니다.-_-v 2009.07.21 08:43 신고
  • Favicon of http://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여우위에 그러시군요. 부산. 아버지와 동생이 아직 양정에 사시는데, 하여간 반갑네요~~~ 2009.07.21 17:11 신고
  • shanghai 맞습니다.
    저도 예전에 한번 가봤습니다
    차이나타운이라고 부르기는 좀 쑥스럽죠
    2009.08.12 10:10 신고
  • Favicon of http://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youyue 중국집 좀 있는 거리 정도...^_^ 2009.08.12 1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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