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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를 뜨겁게 달군 말!말!말

 

중국 양회(两会)가 끝났다. 3 3일 전국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 개막, 3 14일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의 폐막. 이 기간 중국은 온통 ! ! !’로 시끄러웠다. ‘재스민 폭풍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민생민주만이 회자됐다. 우방궈(吴邦国) 전인대 의장의 폐막식 마지막 멘트,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해 분투 노력하자!(开创中国特色社会主义新局面而努力奋)”는 말이 오히려 낯설어 보였다. 정협위원과 전인대 대표들은 다 그렇지는 않지만 문제에 대해 직설화법이었다. 언론과 인터넷은 양회의 말과 행동에 집중했다.

 

▲ 양회 중 하나인 정협 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민대회당 ⓒ 소후닷컴

 

뭐니뭐니해도 3 7일 정협위원 왕핑(王平)의 발언이 일파만파였다. 베이징중화민족박물관 관장 왕핑은 도시화 문제 회의에서 농촌 아이들이 대학 진학하는 것을 장려하고 싶지 않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실은 비극”(农村孩子上大学)이라고 언급했다. 대학을 졸업한다 해도 취업도 어렵고 부동산 폭등과 물가 상승 등으로 도저히 도시에 거주하기 힘든 지경인데다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농촌의 도시화 정책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이 발언은 그대로 인터넷과 언론에 소개됐다. 순식간에 수십만 건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농촌학생들을 경시하는 것이며 농촌 아이들은 영원히 토지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가?’ 라며 흥분했다. ‘독거노인문제의 원인으로 치부할 수 없다거나 도시 인구 증가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느냐?’ 등 반발이 컸다.

 

▲ 정협위원, 베이징중화민족박물관 관장 왕핑 ⓒ 신화사

 

사람들의 주목을 받자 그녀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대학 교육도 문제가 있으며 취업과 생계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 고물가와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해 농촌가정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것은 오히려 빈곤의 악순환만 가져올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지방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창업지원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도록 하는 개혁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양회를 통해 관심인물이 된다는 것은 민감한 사회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연결고리가 단순하지 않아 도시화에 대한 소신이 복합적인 사회적 연쇄고리를 끌어낸 계기로 발전한 것이다. 이렇듯 스쳐 지나갈 듯한 !’이 관심의 초점이 된 사안은 많다.

 

전 위생부장 장원캉(张文, 정협위원)의 발언도 파격이었다. 아이들이 탐관오리가 될 생각(当贪)’을 하게 될까 정말 두렵다고 했다. ‘학문은 거짓이고 공무원은 부패하며 사치스런 풍토가 횡행하는 사회풍토를 개탄하며 탐관을 거론했다. 매년 회의마다 반부패청렴(反腐倡廉)’을 거론하면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발전과 사상도덕의 불균형을 빗대어 다리 하나는 길고, 또 하나는 짧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여했던 다른 정협위원 역시 드라마 <워쥐(>(절찬리 상영 중 갑자기 TV상영불가 판정을 받은 드라마로 한 도시의 시장 비서가 가난하지만 예쁜 젊은 아가씨와 비정상적인 불륜에 빠진다는 내용)를 예로 들었다. ‘많은 아가씨들이 첩이라도 좋으니 이런 사람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하는데 정말 가치이념이 실종됐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 전 위생부장이며 정협위원인 장원캉(왼쪽), 전인대 대표인 산시 성 서기 위엔춘칭(오른쪽) ⓒ 인민망

 

한편, 전인대 대표인 산시성 서기 위엔춘칭(袁纯清)은 공무원의 부패추방 조치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윤락(嫖娼) 행위 발견 때 우선 당적부터 박탈하겠다는 발언도 주목을 끌었다. 네티즌들이 그의 발언에 지지를 표명했지만 공무원의 윤락이 그렇게 쉽게 드러나겠는가?’ 또는 당적 박탈 운운 말고 윤락의 길목이나 차단하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공산당기율처 조례>윤락 등의 경우 출당시킨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지방 성의 내부규정을 중앙정치 무대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번 양회는 재스민혁명의 영향을 받아 시위가 있었고 평소보다 검문검색이 강화됐고 인터넷으로 검색어를 차단하는 등 관리가 엄격했다. 125개년경제개발계획(12.5구이화) 첫해로 민생문제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일파만파의 발언과 민생문제 등의 현안 외에도 양회는 모름지기 정치행사로서 정치인들의 활동무대이기도 하다.

 

2012시리체제’(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로의 권력이양을 앞두고 있다. 정원이 9명인 중앙정치국상무위원 중 2명을 제외한 7명의 물러날 자리를 누가, 어느 서열로 차지할 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후보군인 중앙정치국위원들은 중앙무대에서 자신의 대중적 지지와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언론의 관심 대상일 수밖에 없다. 관영 인민일보와 검색포털 바이두(白度)가 함께 선정하는 당일 인물에도 차례로 얼굴을 드러냈다.

 

▲ 국무원 부총리 왕치산(왼쪽), 충칭 시 서기 보시라이(오른쪽) ⓒ 인민망

 

국무원 부총리 왕치산(王岐山)은 은행장 출신으로 베이징 시장을 역임했다. 3 5일 산둥 대표단 심의에 참가한 자리가 마침 식품안전문제가 주제였다. 그는 정말 송구스럽다. 막 식사를 마치고 왔는데 식품안전문제가 나왔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부총리의 죄송하다는 표현이 기존 공무원들의 스타일에 비해 신뢰성이 높다는 반향을 일으키게 됐다.

 

충칭 시 서기 보시라이(薄熙)는 랴오닝 성장과 상무부장을 역임한 공산당 원로 보이보의 아들로 태자당(혁명원로 2세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 2007년 지방정부 충칭에서 소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 조직폭력배 소탕을 벌이고 시민들에게 혁명가요를 부르도록 권장하는 운동 등 창홍다헤이(唱红打黑)’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3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뭐라 해도 이 정책 덕분에 바른 기운이 살아나고 나쁜 기운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정면 돌파하는 발언으로 주목 받았다.

 

▲ 상하이 시 서기 위정성(왼쪽), 광둥 성 서기 왕양(오른쪽) ⓒ 신화망&남방도시보

 

상하이 시 서기 위정성(俞正声)은 칭다오 시장과 건설부장을 역임했다. 3 6, 작년 상하이의 11 15일 대형 화재와 관련해 준엄하고 청렴한 당풍의 부족을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발언했다. 정치적 부담을 돌파하려는 발언으로 평가됐다. 또한, ‘인터넷에서 나온 의견은 가장 직접적이고 신속하며 대부분 정확한 것이어서 정부 운영과 개선에 아주 좋은 도구라고 발언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광둥 성 서기 왕양(汪洋)공청단(중국공산주의청년단의 준말) 출신으로 안후이성 부성장 및 부서기 및 국무원, 충칭 당서기를 역임했다. 1976년 공장노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행복광둥을 추진하고 있다. 3 8, 광둥 대표단 회의에서 행복한 꽃은 개방을 원한다고 발언하며 일반 백성들에게는 바로 꽃과 같아서 빛과 공기, 토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행복의 개념을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 장춘센 ⓒ 천산망

 

중앙정치국위원은 아니지만 가장 화제 인물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 장춘센()이었다. 교통부 장관과 후난 성 서기를 거쳐 소수민족 자치구의 서기 부임 후 개혁과 개방정책을 펼쳐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중앙무대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데 미니블로그(웨이보微薄, 트위터와 비슷)를 개설해 일일이 소통하는 등 "가장 개방적인 서기" 칭호를 받고 있다. 신장위구르 지역을 (), 메이() 하오()’한 곳이며 실업을 줄이고 개혁의 열매를 인민들에게 되돌려주겠다는 거침 없는 발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 음료기업 와하하 회장 쭝칭허우(왼쪽), IT기업 롄상 회장 류촨즈(오른쪽) ⓒ 인민망

 

정치인 외에도 경제인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 최대 음료기업 와하하 회장 쭝칭허우() 사회보장 정책 확대와 재정수입 배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으며 땅값 통제, 부동산세 인하, 개발상 이윤 통제 등 부동산정책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요구해 주목 받았다. 중국 최대 IT기업 롄상 회장 류촨즈(传志)은 정부가 부과하는 기업세금을 줄이는 대신 이를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되돌려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을 건의해 주목 받았다.

 

을 다 글로 기록하기 어렵듯 중국 양회의 을 다 살펴보기도 쉽지 않다. 몇몇 언급만으로 중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하지만, 매년 봄 열리는 정치행사 양회가 관심 밖이 돼도 안될 것이다. 양회의 이 중국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 3월 14일, 전인대 폐막식 ⓒ 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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