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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798예술구>에 살아난 희망과 <희망공정>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05.13 18:39

베이징 ‘798예술구는 가난한 중국 예술가들의 터전이다.

한국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된 이곳은 매번 갈 때마다 흥미롭다.

시간 넉넉하고 심심하면 그저 맘 편한 곳이어서 자주 갔다.



더구나 '798'은 이전 6~70년대 군수공장지대를 의미하는 주소이니 재밌다.

공장의 불빛이 사라진 폐허 위에 희망을 그리는 예술가들이 자리잡았으니

그들의 예술작품으로 중국을 살피는 일 역시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텅 빈 공장에 하나 둘 들어선 예술가들은

천장의 모주석 만세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구 역시 작품과 조화롭게 당당하게 서 있지 않은가.

이 사진 속 어울림은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가.

전쟁 상품을 만들어내던 도구도 이렇듯

전시공간의 한쪽에 버젓이 서 있는 곳이 이곳이다.



공장 벽면에 성냥으로 불조심을 상징하고 있다.

요즘 공장에는 어떤 표시를 하는지. 라이터(따훠지)?

나무를 뚫고 햇살에 비추인 모습이 어떻게 보면 불이 난 듯도 하다.

폐허의 공장이 여전히 감수정을 자극하는 이유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예술혼이 여기에 녹아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공장을 비추는 햇살처럼 말이다.



이곳에는 외국인들이 참 많이 찾아온다.

별난 낙서광이거나 예술가들이 공장벽을 화폭 삼아 많은 낙서들을 그려놓았다.

원숭이가 이 사진의 초점이다. 왜 원숭이를 이곳에다 그렸을까.

나중에야 알았지만, 원숭이만 소재로 아니 주제로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아마 그가 문뜩 이곳에 그리고 싶었고

달랑 붓에 검은 물감만 찍어서 달려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얼핏 보면 썰렁한 골목길 같은데

공장마다 예술의 혼이 살아있으니 가끔 쉬어가며 관람할 일이다.

아마 예술작품의 깊이를 일일이 다 새겨보려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넓다.



처음 갔을 때 만났던 씨에하이롱의 전시회

我要上学’(워야오샹쉬에)

이 포스터가 바로 희망공정 사업을 의미를 잘 담고 있다.

아래들은 중국의 희망공정 사업을 확산시킨 그림들이다.

희망공정이란 중국 서부지역 공부할 학교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한

모금 사업으로 일종의 국가프로젝트이기도 하다.



1993년인가 베이징의 한 학교 선생이던 씨에하이롱은

희망공정 사업이 시작되자 사진기를 들고 서부지역으로 달려갔다.

그곳 어린 아이들의 생활 깊이 들어간 그는

큰 눈의 어린 소녀라는 제목의 사진을 비롯해 많은 사진을 언론에 알렸고

이것이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파문을 일으켰다.





삼성은 기업광고 속에 중국 오지의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준다고 홍보했다.

기업의 중국현지화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왜 한국매체에 그걸 자랑하는지는 의문이다.

얼마 전 탤런트 이영애씨나 축구감독 이장수씨도 동참했다.

 

심지어 베이징의 유명한 담배인 중남해도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중남해를 사서 피우면 희망공정에 작은 정성을 담아 참여하는 거라는 문구와 함께.

서부의 아이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지는 않겠지만

중국기업 역시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마오쩌둥 살아생전 문화대혁명의 기간에

사람 사는 마을 곳곳 골목의 벽마다 마오의 형상이 그려져 있었겠지.

시대가 흘러 벽도 낡아, 마오의 노선도

개혁개방의 논리와 흑묘백묘의 실용주의 노선에 따라 잊어져 갔지만

그 흔적은 남아 사진으로, 다시 포스터로 살아남았다.

 

그런데 흔적이란

애써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인가

애써 잊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인가

아마도 이곳 예술가들의 혼은 조금은 안티적이란 느낌이 든다.

 

그게 희망인지는 몰라도

공장지대에 쏘아 올리는 불꽃이 희망이길 바란다.

희망공정 사업이 서부 어린이들에게는 분명 희망일진대

희망공정 사업의 존재는 중국인들에게 희망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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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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