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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화려하고 역동적인 대형쿵푸극 <쿵푸전기>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05.13 18:40



베이징에는 수도답게 중국대중예술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중국언론이 '대형쿵푸극'이라 소개하고 있는 '공푸촨치'(功夫传奇)는

화려한 원색조명과 역동적인 무술의 조화는 관객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준다.

몸의 예술로 창조된 '쿵푸'와 만난 건 신선한 충격이다.


베이징 숭문구의 공인문화궁, 즉 '홍극장'을 찾아가면 된다.

한국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홍교시장에서 걸어도 10분 정도로 가깝다.

붉을 홍, 극장 전면이 마치 불이 난 듯 붉은 색으로 뒤덮힌 극장은 좀 질린다.


막상 무공이 바탕이 된 '쿵푸극'이 시작되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감동이 밀려든다.


중국어를 몰라도 전혀 지장없는 이 '공푸촨치'는 스토리가 있다.

어린 아이가 엄마 손에 끌려 소림사에 들어와서 자라는데,

그는 다른 아이들처럼 무술을 연마해 그 실력이 남다르다.

청년이 되면서 삶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그러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사랑은 세속의 온갖 고통과 번뇌를 동반하니 실의에 빠진다.

청년은 세월이 지나 자각하고 더욱 무공을 쌓아가면서 점점 성숙해진다.

드디어, 많은 사람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고, 속세의 악인을 물리치는 선의 상징이 된다.

노년에 이르러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인생을 마무리한다.

자신처럼 또다시 이곳에 어린아이가 들어오면서 극은 끝이 난다.


사실 단순한 이야기구조를 지녔다. 어쩌면 보편성을 지녔다고 보인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야기에 바탕하고

화려한 색깔과 적절한 무대장치, 그리고 진정 예사롭지 않은 무술기예가 어울려

가장 중국적이면서도 외국인에게도 공감을 주는 아름다운 '예술'이라고 생각된다.

외국인들 모두 장면마다 마음에서 우러난 박수갈채가 끊이질 않는다.


생동감은 떨어지나 사진으로나마 조금 느껴보기 바란다.



극이 시작되기 전 '홍극장'의 무대다.

앞 흰색 좌석은 최상석으로 600위엔(약10만원)이나 한다. 물론, 차와 과자도 준다.

최고 저렴한 좌석도 180위엔(약2만5천원)이니 그렇게 싸지 않다. (학생증 50%할인)

90위엔을 주고 입장 후 최상적 옆 좌우 측면에 앉아서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다만, 지정좌석제가 아니므로 조금 일찍 가는게 좋고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안전하다.

무대가 열리기 10분전에 외국인 관광객들로 최상석이 금방 채워졌다.

핸드폰 통화하고 떠들고 하는 사람은 얼굴 안봐도 안다. 중국인들이니까.

중국 공공 장소에서 시끄러운 건 경제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공연문화 수준인 거 같다.



드디어 막이 올랐다.

막이 오르면 날렵한 몸놀림의 청년들이 쿵푸의 몇가지 기본 동작들로 시작한다.

이 에필로그는 일순간 관객들의 주의를 끌고도 남는다



소림사에 아이를 업고 한 어머니가 나타난다.

노승이 사연을 알아차리고 아이를 받아들이는데, 아이는 두려워 떼를 쓴다.

이때 동자승 하나가 귀여운 쿵푸 연기로 환영 메시지를 표현하게 된다.

재빠르면서도 부드러운 몸동작 하나하나가 장차 이 아이의 수련을 예고하는 것이다.



무대장치 하나가 무대위로 떠오르고 어머니는 아래로 사라진다.

이 장치는 바로 속세와의 연결고리를 뜻한다.



갑자기, 관객 사이에서 나타난 무예승들.

가면 쓴 이를 태우고 한바퀴 돌더니 무대로 오른다.

아이가 자라 무예를 연마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무대 위에서의 단조로운 등장을 탈피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오히려 산만하고 적절하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드디어 청년은 고난과 고통의 무술연마를 시작한다.

화려한 불꽃은 힘겨운 인내를 상징하고 있으며

날로 높아가는 무공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무술기예를 선보인다.

여러 권법과 창술, 방패술, 채찍술 등 기합소리 우렁차니 흥미진진하다.



연마에 연마를 거듭하던 주인공은 창끝에도 견딜만큼 높은 경지에 오르게 된다.

'절대 아이들은 따라 하지 마세요'가 붙어야 하는 장면인데

몸의 균형을 잘 잡은 채 연출된 이 장면에 당연히 박수소리 요란했다.



무공을 다 이룬 후의 환희랄까  뭐 그런게 느껴지는 역동적이기도 한 장면이다.

창을 든 모습들이 임전무퇴의 자세이다.

살짝 비친 관객의 머리 속에 아마도 감동의 물결이 넘칠 듯하다.



큰 종 사이로 노승이 나타나니 무술이 경지에 올랐음을 암시한다.

종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파란 하늘과

뜨거운 열정의 세상으로 나눈 듯한 연출이 아주 인상적이다.

직전의 무술연마를 온통 붉은 빛깔로만 꽉 채운 후

불현듯 고요 속에서 나타난 장면이어서일거다.



새로운 막이 오르니, '쿵푸극'이 예상보다 보통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주는 장면이 나타났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방황하는 세월을 묘사하기 위한 장치이다.

긴 천으로 구현된 직선에 파란 빛과 하얀 빛으로 조명을 비추니 아주 환상적이다.

그리고 마치 발레극처럼 두 남녀는 부드러운 동선을 그리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긴 천들이 사라지고, 그 가느다란 직선의 천에 몸을 맡기고

두 남녀는 한몸이 되어 희열에 빠져 돌고 또 돈다.

꽃씨들이 휘날리는 상공에서 무아지경에 빠진 사랑은

갈피를 잃고 떠돌고 그저 제자리에서 맴도는 허망하고 목표 없는 인생을 들춰낸다.



돌고 돌다가 더이상 쾌락의 세상에 머물 수 없자

불안한 상공과 갈 곳 없는 회전을 멈추고 땅으로 서서히 내려올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인생인지는 모르나, 또는 사랑인지는 모르나

적어도 삶의 방황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제 자리를 찾을 일이다.

노승들은 주인공의 덧없는 행각이 멈추길 조용히 기다린 것이다.



주인공은 방황을 거듭하고 부채를 들고 있는 유혹들로 인해 고통받는다.

쾌락은 짧지만, 그걸 벗어나서 바른 길로 갈때까지의 시간은 매우 기나길다는 의미일까.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제대로 부여잡기 위해 고통은 이리도 험난하다.



이제 유혹과 이별하고, 그 질곡도 버리고

인생의 패배자가 돌고 도는 지옥같은 삶을 떠나보내고자 하는 것이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에는 노승이 손을 내밀고 있다.

다시 수련하고 또 연마하여 더 높은 경지에 이르는 길만이

인생의 참다운 맛을 깨닫는 길이라 노승은 엄중하게 인도하고 있다.



치열한 자기 반성을 한 주인공이 노승 앞에서 각오하고 있다.

무예의 길은 곧 진정으로 유익한 삶의 길을 닦는 것과 같다.

한때의 좌절을 벗어던지고 중간의 동료들처럼 노력해 노승에게로 다가가고자 한다.



장면은 또 바뀌어, 어느덧 전보다 더 성숙하고 치열한 수련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당당하게 바른 삶을 살아가면서

세상의 악을 물리치고 선을 보호하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2명의 동료와 함께 당당하게 섰다.

이들은 이제 속세로 떠나 소림사에서 배운 무예와 인격을 바탕으로

진정한 사랑을 베풀고자 한다.


아~여기까지 전반전이다.

참 아쉬운 점은 사진 속에 캡처된 장면보다

더 아름답고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지 못한 점이다.

또한, 몸동작과 색상, 장치로만 표현된 '쿵푸극'의 내용을

다소 주관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다.

그때그때 느낀 감동을 다 전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만, 중국의 공연극도 이제 꽤 수준이 높다는 점과

입장료가 아깝지 않는 드문 중국대중예술이란 점은 분명하다.


후반전도 다 보고 나서 또 이야기를 나누자.


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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