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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아들의 베이징 나들이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05.13 18:40

2002년 11월, 아들 우혁이가 베이징 나들이를 왔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생이었고 이제 6학년이니 기억이나 날런지. 그때 사진들이 있어, '나들이'를 소개한다.

고궁 안에 들여보냈더니 친구아들이랑 제 세상 만난 듯 개구장이 짓이다. 베이징 처음 온 기분이 너무 좋은지 사진마다 손짓 발짓 눈짓이 새록새록 담겨있다. 고궁 자금성이야 전에도 자주 다녔으니, 아이들 표정보는 즐거움에 지루하진 않아 좋았다.

사자 앞에서 입벌리고 포효를 따라하는데 뭐 새끼사자지요. 요 직전에 엎드려 폼을 잡더니, 아무래도 어색하던지 이번에 이렇게 고함이다. 사자를 닮으려면 아마 입이 더욱 커야할 거 같은데...

그래, 사자 앞에서는 좀 차분하게 있어도 좋을 거 같다. 서서히 햇살이 내려서 날이 좀 따뜻해지니 모자를 뒤로 벗어넘겼다.

해시계 따라 누웠는지 눈을 감고 귀여운 표정. 햇살처럼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에 역사적 유물도 아랑곳 없다.

푸른 하늘, 고궁을 배경으로 황제의 색을 입으니 황제의 아들인가. 누구나 돈 주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조금 어색해보이는 데 조선의 아들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뭐가 불만인가. 발길은 올라가지도 않는데 말이다. 중국 황제의 집에서 한국에서 배운 태권도 연습이라도 하는 가 보다.

고궁 후문 앞, 개구장이처럼 감상한 후유증인가. 후문 나오기 직전에 중국 컵라면 하나를 다 먹고 나와서인지 활기찬 표정이다. 아빠는 지금도 중국라면은 잘 안먹는데, 하여간 중국체질이다. 후후 베이징 처음 온 날부터 '시양차이'를 아무 감각 없이 먹어서 얼마나 놀랐던지 ㅎㅎ

자금성을 배경으로, 손으로 제법 폼을 만들어본다.

이화원에서, 시원한 경관을 좋아하더니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니 좀 힘들어보였다. 왜 맨날 표정이 눈을 감지 않으면 입을 벌리고 ...

아빠랑 사진 찍는다고 조금 더 귀여운 인상을 만들어내다니... 착한 아들인 줄 아는데, 일부러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

이화원 건물 구석, 여전히 지치지 않고 표정 또한 살아있다. 같이 다니던 동생이 없으니 혼자서 승리의 손짓으로 폼을 잡네.

일부러 험한 인상을 짓는게 영 어울리지도 않는데...

이화원에 아이들을 풀어놓으니 참 귀엽다. 약간은 퇴색한 이화원의 벽돌과 같이 두니 잘 어울린다. 아이들이 중국의 역사를 잠재의식에라도 조금은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나중에 중국을 잘 이해하여 우리나라를 위해 큰 일을 했으면 한다.

천단공원, 좀 지쳤는지 둘다 누웠다가 카메라 앞이라 또 절묘한 포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자라 드넓은 중국땅에서 이렇게 편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잘 크거라.

천단공원에서 어른들이 사진 찍는 걸 많이 본 듯, 사뭇 호기롭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기세가 있어야 잘 산다. 아이들이 자라서 중국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면 당당하고 기운 찬 한국인답기를 바란다.
코끼리 앞이라 좀 차분해졌다. 그런데 고개를 왜 또 눕혔는지...

햇살이 살아있는 천단공원 넓은 잔디 위에 드러누워버렸다. 그래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하늘을 열심히 보아라. 그리하여 한국의 수도 서울의 하늘을 바라볼 때 이때를 생각하거라.

아이들은 특이한 모양을 좋아하니 천단공원 중심을 걷는다. 쭉 뻗은 이 길을 달리고 달려보는 우혁이다.

천단공원을 빠져나오면서, 나가기 싫어서인가. 아니면 무슨 요구의 제스처인가. 아마 동생녀석이 장난치고 달아났나보다. 이건 혼내줄 수도 없고 해서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풀어버리는 동작이다.

첫날 밤, 깜깜한 도시 광고판 앞에서 밤도 무섭지 않은 아이들이다. 이국적인 곳에 오니 밤도 색다르겠지. 아이들도 처음 보는 경험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니 ...

왕푸징 거리의 조각상 옆에서 크게 한번 소리쳐 본다. 더 크게 더 소리 높여, 힘껏 외쳐라. 그게 아이니까. 어쩌면 어른들은 이렇게 외쳐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없단다.

왕푸징 닫친 상점 앞에서 '지금의 중국을 세운 지도자'라는 말에 좀 긴장... 중국역사에도 관심이 많은 우혁이. 별명 '걸어다니는 삼국지' 답게 중국역사도 잘 꿰고 있다. '삼국지'에 대해서는 보통어른 열사람 정도 모이면 비슷할까. 하여간 '삼국지' 박사 우혁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건 아주 기쁜 일이다. '관우' 장군을 특히 사모해, 아주 모시고 산다. 후후 그래서 한때 중국 출장때마다 관우 조각상을 매번 사가야 했다.

왕푸징 맥도날드 앞에 앉아 이 표정들이다. 그러나 가자 아이들아...

베이징 카오야 역시 아이들의 입맛을 돌게 하나보다. 날랜 솜씨로 오리의 몸통을 도려낼 때마다 신기하게 바라 보더니만 사진 찍자는 말로 바로 자세를 잡는다. 정말 말 잘 듣는 아이들이다.

당시, 야윈춘 부근 '대택문'에서 저녁을 먹을 때, 우혁이를 미치게 했던 '변검' 공연

'변검'은 바로 얼굴가면을 순식간에 바꾸는 스촨성에서 발생한 일종의 기예인데, 흥미진진 그 자체라, 우혁이의 눈은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제일 앞쪽 어딘가에 앉아서 열심히 보고 있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니 인상이 매우 깊었던 거다. 이 '변검'은 기예전수가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정상적의 기예를 터득하지 않으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변검' 구현자가 베이징에도 몇명 되지 않는 걸로 안다. 홍콩배우 '유덕화' 역시 '변검'을 전수받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아직 일반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아직 멀었나보다.

다음날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 곳은 '전문' 부근 유명한 '라오스차관' 경극,마술,기예,상성,변검 등 아주 중국스런 공연을 참 재밌게도 본 우혁이. 이곳에서도 '변검' 공연을 하는데, 사진촬영 금지다. 우혁이는 중국 차도 아주 좋아해, 이곳에서 공연을 보면서 차를 15잔인가 마셨던거 같다. 참 특이하다.

장성 입구에서 날씨가 좀 추워 한번 써본 모자. 웬 인상 ... 사지도 않고 썼다고 가게주인이랑 좀 시끄러웠다. 후후

장성 입구에서, 날씨가 좀 추워 걱정이다. 말로만 듣던 만리장성 앞에 서니 그래도 기분은 굿인가 보다.

장성을 오르니 기분이 절로 좋은 가 보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에 아이들에게는 좀 힘겨울 수 있다. 뒷짐을 턱 잡고 이빨까지 드러내고 또 고개는 왜 숙이는데 ...

그러나, 가파른 장성 계단을 오르다 드디어 코피가 터졌다. 코에 휴지을 틀어막은 모습이 가관이다. 후후 카메라 앞에서 흐르는 코피도 아랑곳 하지 않는 장한 우혁이다. 그래도 끝까지 다 올라갔으니 한국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할 각오다.

코피 덕에 기분이 좀 우울하다니만, 낙타 타고 신났다.

한번 타는데 10위엔, 이 정도 이쁜 사진이라면야 뭐...

여기는 명십삼릉, 드디어 지쳐서 어리광도 나타난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만한 게 별로 없어서 일거다. 앉아있던 무거운 녀석을 들어올려 본다.

아이들이 주저 앉는 회수가 많아진 거다. 고개를 뒤로 약간 젖히는 습관은 분명 아빠를 닮은 거다. 후후

명십삼릉 부근의 이름모를 빈터 앞에서 애들 재롱에 맞춰봤다.

명십삼릉에서 얌전한 모습을 보니 참 다행이다 싶다.

2002년 초겨울, 우혁이는 3일간의 베이징 나들이를 매우 좋아했다.
그리고 이 나들이에서 듣고 보고 알게 된 대부분의 내용을 다 기억한다. 몇년 후 친구랑 다시 베이징에 왔을 때 이때의 이야기들을 다 떠올리고 설명해주었으니 말이다. 10살을 전후한 어린 아이들의 경험은 아주 중요한 거 같다.

아이들과 중국 여행을 할 경우
어른들은 많은 준비를 하기 바란다. 상세한 여행정보 뿐아니라 관광지에서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까지도 가능하면... 그리고 들려주고 보여주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껏 부담없이 느끼고 웃고 즐기게 해서
아주 아이다운 표정을 드러내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 담아놓을 일이다.

그리고, 가끔 한국신문에 관련 기사가 나면 같이 이야기도 나눠보면 더 좋을 거다.
나 역시 매번 그러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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