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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백탑사>에 녹아있는 네팔인의 열정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 5. 13. 20:31

원래는 오래 전부터 가고 싶었던 <노신박물관>을 찾아갔는데 '삐관'(闭馆)이라 허탈했다.

가끔 당하는 일이니 괜찮긴 해도 아쉬웠다.

10월에 다시 문을 연다니 그 후 다시 가볼 수 밖에...


투덜거리며 나오는데, 바로 옆에 <백탑사>가 있었다.

이거 횡재구나 싶어, 잽싸게 입장료 10위엔을 내고 들어섰다.


마침 하늘도 파랗고, <백탑사>의 네팔 공예가 뿐 아니라

원나라 유물과 민속문화관도 곁들여 봐서, 아쉬움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백탑사>는 원나라 때인 1271년부터 6년에 걸쳐 건설됐다.

당시 네팔의 유명한 공예가인 '아니거'(阿尼哥)가 직접 설계하고 건조했다고 하니

중국 최고, 최대의 불탑을 보유한 사찰이라 이를 만하다.


뒤에 멀리 보이는 것이 '백탑'이다.

구름 속에서도 의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백탑사>에는 4개의 불전이 있는데, 이곳은 제1전인 '천왕전'(天王殿)이다.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절묘하게 <백탑>과 어울린다.



이 종을 치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1번 치는데 1위엔이고 모두 9번을 칠 수 있다.

치는 순서마다 각각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데 제일 마지막 9번째는

'뜻하는 마음 속 일을 다 이룬다'(心想事成)고 되어 있다.



제2전인 대각보전(大觉宝殿) 안에는 '만불상'조각 불상이 전시되어 있다.

수도 없이 많은 불상을 보니 정신이 없을 정도다.

조명 속에서 불상마다 독특한 모양을 품고 있으니 소원을 빌면 다 이루어질 성 싶다.

졸리운 복무원 사이로 작은 햇빛이 타고 들어와 불상 사이에 은근히 머물고 있다.



제3전인 칠불보전(七佛宝殿)에는 석가모니 불상이 있다.

그리고 천장에는 예사롭지 않은 단청에 용 무늬가 새겨져 있다.



제4전인 삼세불전(三世佛殿)에는 금강보살을 비롯한 세 불상이 있다.

비록 뒷 햇살이 하반신을 가렸으나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을 감출 수는 없다.



네팔인이며 뛰어난 공예가인 '아니거'(1244-1306)는

중국과 네팔의 문화교류의 우호사절이기도 하다.

<백탑사>의 원래 이름은 <묘응사>였기에

그가 건조한 이 백탑의 정식 이름은 <묘응사백탑>이라 한다.



<묘령사백탑>은 그가 만든 가장 휘황찬란한 예술걸작이라고 평가 받는다.

그는 건축물 창조에 뛰어날 뿐아니라, 예술성도 매우 높았으며

주로 종교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다 한다.

그는 많은 걸축한 인재들을 배출해 후세에 크게 이름을 떨쳤다 한다.

네팔에서는 그를 '민족의 영웅'이라 칭한다고 한다.


네팔인으로서 원나라로 와서, 위대한 종교건축물을 완성하고

지금까지 의연하게 동상으로 남아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사실 <묘령사백탑>에는 오를 수 없다는 걸, 가까이 가면 갈수록 느낀다.

왜냐하면 높이 50.9미터의 고탑이기 때문이다.

탑 바로 옆으로 향하는 이 건물을 들어서면서야 깨달은 바이다.

멀리서 보면 그 높이를 가름하기 어려웠는데, 여기까지 오고 나니 정말 높다고 느껴진다.

거의 고개를 90도로 꺽어야 꼭대기를 볼 수 있다.



탑 바로 아래는 작은 불상이 손을 모으고 합장하고 있다.

주위 둘레에는 빨갛고 노란 깃발이 꽂혀 있다.



도대체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에 무엇이 그려져 있는지 궁금했다.

네팔 글씨니 전혀 못 알아보겠으나,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불법을 전파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네팔의 역사에서 강력한 코끼리 군이 있었음을 상징하는 것인가보다.



원나라 시대의 상징적인 불탑인 <묘응사백탑>은 네팔과의 문화교류의 상징이기도 하다.

중국정부는 1961년에 '1급중점문화유물보호지구'로 선정했다 한다.



여전히 주변 보전 사이 하늘을 벗삼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시 불탑을 뒤로 하고 빠져 나올수록, 어느 곳에서나 그 전경과 만날 수 있다.

볼수록 절묘하게 숨어 있고, 그 높이를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700년 이상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켜온 기특함도 놀랍다.



정문을 빠져 나오면서도 불탑의 전경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푸청먼(阜成門) 지하철 역 부근이니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시기 바란다.

푸청먼의 불탑 부근의 한 골목길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서 있는 <묘응사백탑>.


13세기경 몽고족이 통치하던 원나라 수도 한복판에

선진 종교문화를 전파하고 역사에 길이 남을 불탑을 건조한

한 네팔인의 열정이 느껴진다.


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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