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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양귀비와 당 현종의 <화청지>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05.13 20:34

병마용에서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양귀비와 당 현종의 <화청지(华清池>가 있다.

<화청지>는 당 현종이 양귀비를 처음 만난 곳이라고도 하는 별궁이다.

온천이 있고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별궁으로 손색이 없다.


이곳에는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눴음직한 목욕탕도 실제로 있고

아름다운 인공호수인 <구룡호> 외에도 장개석 공관도 있어서 다양하게 볼거리가 많다.


다만, 서안 주변 관광지 입장료가 터무니 없이 비싼 편인데

이곳도 6~70위엔이나 하니 인플레가 심한 편이긴 하다.



정문에서 남쪽 방향으로 직진하면 산자락 못 미친 곳에 온천 수원이 있다.

이 '여산' 온천의 온도는 상온 43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10가지 이상의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천하제일의 어천(御泉)'이라고 불리며, 영국인들에 의해 '동방의 신천(神泉)'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당 현종은 양귀비와 사랑을 나누었고 온천과 더불어 휴양을 했으리라.



이 온천은 이미 2700여년 전 서주 시대에 발견됐는데,

당 현종이 새로 별궁을 짓고 이름하길 '화청궁'이라 했다.

낭만적 시인 '백거이'도 '장한가'에서 온천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도 했다.


'당어탕'(唐御湯) 유적지에는 곳곳에 당 현종과 양귀비의 자취가 남아 있어

그들의 치열하기도 했던 사랑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당 현종은 며느리인 양귀비에 반해 아들을 사실상 유배하고

자신의 귀비로 받아들인 후 온천수처럼 뜨거운 사랑을 했으리라.

지상최고의 미모를 자랑하였다던 양귀비 역시 황제 외에는 그 누가 눈에 들어왔겠는가.

정치와 민생은 사라졌고, 결국 안록산의 난으로 죽으니

내 살아 생전 이렇게 음탕하고 처연하게 살다간 여인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역사는 흘러 당시의 현실은 사라졌으나

양귀비는 중국최고의 미인이라는 칭호와 함께 <화청지>에 살아 있다.



'당어탕'(唐御湯) 유적지에는 목욕탕들이 있고

이 건물 벽에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옛 사랑 이야기가 화폭에 담겨져 있다.


현재의 유적지는 청나라 때 중건된 것이라 하니 그 옛날의 흔적과는 조금 다를 지 모른다.

원래 <화청궁>은 8만평방미터가 넘는 거대한 별궁이었다 하는데

이곳 <화청지>는 그중 일부만 복원됐거나 중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발견된 유일하고 최고의 예술적인 황실 온천이라고 하는데

사실 특별히 아름다울 게 없고, 그저 평범한 궁궐로 보일 따름이다.



벽면에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걸려 있다.

30장 이상이나 되니 다 읽어보려면 다리가 무척 아플 것이다.

4번 그림이니 만난 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겠지.


둘의 사랑은 버들가지가 흔들리듯 연연해하고, 봄이 되니 화청궁에서 노닌다.

서로서로 손을 잡고 사랑의 징표로 나뭇가지와 연꽃을 나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인데 촌스럽기 그지 없다.

사랑이란 원래 유치하기도 하겠지만 이를 바라다 보는 시녀들도 진지했으리라.

그림을 그린 사람 역시 뛰어난 추리로 미화했을 것이다.

 


<화청지>에는 현재 5개의 욕탕이 있는데,

양귀비가 주로 목욕을 즐겼다는 <해당탕(海棠湯)>이다.


중국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나 역사적 유물 앞에서 자신의 기원을 담아 동전을 잘 던진다.

풋풋한 양귀비의 몸매 대신에 수많은 동전들로 욕탕이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하루만에 가득 다 채워질 리 없으니, 내일이면 또 새로운 동전이 뛰어들 것이다.

양귀비의 부귀영화를 기억해서일까, 허황된 인생에 왜 돈을 거는 것인지.



온천수는 정말 따뜻했다.

세수도 하고 마시기도 하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바쁘다.


<화청지> 내에는 온천수 목욕탕과 여관이 있는데 이곳에서 목욕을 할 수 있다.

온천목욕을 좋아하는 분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만족할지 장담할 수 없다.

중국사람들과 같이 목욕하는 대중목욕탕을 다녀온 한국사람들은 다시는 가지 않으니까.

 


<화청지>내 온천을 중심으로 서북쪽 방향이고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구룡호>가 있다.

이곳은 1959년에 만든 인공호수이다.


아직도 공사를 하느라 좀 시끄럽고 어지럽기는 하지만

호수를 둘러싼 풍치는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이곳이 양귀비가 놀던 곳이라는 착각이 든다.


꽃과 나무가 어울려 있고, 정자나 궁궐도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잔잔한 호수에 비친 주변경관과 잘 어울린다.



뒷산은 '여산(驪山)'을 배경으로 한 건물이 인상적인 대칭을 보여준다.

여산의 '려'자는 '털빛이 검은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건물과 호수는 인공적일지언정 자연스런 대칭은 그렇지 않으니 좋다.

건물 안에는 역사 유물 전시관이 있는데,

주로 양귀비와 당나라 시대 역사를 조명하고 있으니 한번쯤 볼 만하다.



호수에 오리가 놀고 있다.

그래서인지 조용하고 한적한 휴양지이거나 고급 정원처럼 보인다.


비록 인공으로 만든 곳이라 하나 이런 곳에서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떠들썩한 관광객들이 나타나면 바로 꿈을 접어야 한다.



호수에 비친 정자 사이를 잉어들이 휘집고 다닌다.

연못과 잉어의 어울림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런데 연꽃이 있다면 더더욱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인공호수라 아직 어울림의 완성을 이루지 못한 것인가.


연꽃이 있는 자연 연못이 <화청지> 남쪽 언덕에 있는 서안사변의 주인공인

'장개석' 공관 가는 길에 하나 있긴 하다.



호수 주변에 오리 모형으로 나뭇가지를 잘라냈는데 특이하다.

누군가 호수를 조경하면서 아이디어를 내어 다듬었음직 하다.



한 건물 내에 양귀비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가운데 앉은 모델이 양귀비인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면 생글생글 웃고

사람이 없으면 피곤한 표정으로 하루를 버티나 보다.

뒤의 시녀들은 모두 모형이다.


<해당탕(海棠湯)>안에 형형색색의 꽃을 뿌려놓고 조명까지 쏘니

그 옛날 모습이 도저히 연상되지 않는다.

정면을 응시하고 앉은 자태도 연출된 것이니 당연히 어색하다.


어짜피 어색할 바에야 탕 안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아주 인기 만점이 아니겠는가.

하긴 저렇게 앉아있는 것도 지겨운데, 목욕까지 하라면 고역일 것이다.



황제가 앉았던 자리라고 하니

사람들이 모두 저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어댄다.

다행히 돈을 받지는 않으니, 서안까지 왔다면 한번 흉내라도 내볼만 하다.



당나라 황제 앞에서 조공을 받치는 고려사신이란다.

당시 당나라는 해외 무역에도 활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럽인 뿐 아니라 이슬람교도 등 사신들도 황제 주변에 모형으로 서 있다.



<화청지>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꽃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마치 당 현종과 양귀비의 화려한 사랑을 기대하게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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