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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차이나

'황청'예술관의 독특한 운치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8.05.17 01:17

북경 천안문광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안지에'(长安街), 중국공안부 건너편 '난츠즈따지에'(南池子大街)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창푸허'(菖蒲河) 공원이다. 공원 중심에 '황청'(皇城) 예술관이 있다.

황성은 궁성(紫禁城)을 둘러싸고 있으며 내성은 황성을 둘러싸고 있고, 외성은 자금성 남쪽에 위치한다. 이렇게 황성은 4성의 하나이다. 황제의 거처인 자금성을 둘러싼 황성과 황성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귀족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자금성은 지금 고궁박물관이고, 황성은 북해공원, 중남해, 경산공원, 노동인민문화궁, 중산공원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내성은 지금의 북경 지하철 2호선과 일치한다.

황성의 대략적인 위치를 이해했다면, 그리고 '창푸허' 공원을 찾았다면, 한번 들여다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풍정'(风情)을 '운치'라 뜻하는 것이 가장 맞을 듯하다. '운치'를 보여주려고 외양은 전통양식 그대로이다.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애쓴 흔적이 많다.


황성예술관에는 별도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6월에 화가 전시회가 있었는데, 전시그림 중 일부를 벽면 외부에 전시(?)해두니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왼손을 든 소녀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사실 이 그림은 오른편에 떨어져 있는 것을 포토샵으로, 가운데로 끌어들인 것이다. 별로 티가 나지 않으니 더 멋있다. 이렇게 벽면을 장식하니 밋밋한 회색면을 활기차게 바꿔놓고 있지 않은가.


입장료(20위엔)을 내고 들어가면 황성 조감도가 있다. 살짝 왼편 창살에서 들여다보긴 했는데 오히려 답답해보인다.


황성조감도. 자금성의 오밀조밀한 구성을 연상해보면 정말 기나긴 길이 아닌가. 유리로 막았으니 하늘색모자가 슬쩍 드러난다. 모두 모래로 만든 '샤판'(沙盘)이라고 하니 이걸 만드느라 손이 많이 갔을 듯하다.


조감도 뒷면에 황실의 권위를 양각으로 표현했다. 많은 신하들 중심에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버티고 섰으니 영락없는 자금성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세세한 부분을 다 느끼진 못했지만 벽면 가득 황제와 관련된 신하와 장수들의 표정과 차림이 꽉 들어찬 느낌이다.


황성을 주제로 한 전시실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아서 실망스러웠으나 몇가지 재미있는 유물들을 볼 수 있어서 기분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전시 시설이나 환경도 나쁘지 않다.


황성예술관은 황성에서 살던 귀족문화를 주로 보여준다. 아주 품위 있는 학, 고기 모양의 촛대가 있다. 법랑으로 만든 것이니 꽤 비싸보인다. 이렇게 촛대를 구성해 둔 것을 '라쿠'(蜡库)라고 한다.


목탄을 담던 그릇이다. 목탄을 만든 후 궁궐이나 귀족 집에서 붉은 천으로 묶어 사용한 것으로 '홍뤄탄'(红罗炭)이라 부른다.


황성 부근에서 발굴된 기와.

전시실에는 그밖에도 다양한 생활 유물이 있고, 원,명,청나라의 궁궐 위치도 파악할 수 있으며 옛 역사사진도 두루 관람할 수 있다.


지하에는 역시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황성예술관이라 보니 아무래도 황실이나 귀족문화를 주제로 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다른 관광지에서 별로 보지 못했던 것이라 눈길을 끈다. 종이를 간단히 접으면 새파란 청나라 복장이 만들어진다. 19위엔 5마오. 늘 그렇지만 집에 돌아오면 하나 사올 걸 꼭 후회한다. 바로 옆에는 30위엔인 종이접기 강희황제 상품도 있다.


이것은 황성 내 사합원을 조형한 상품이다. 놀랍게도 무려 4만위엔(약5백만원)이나 한다. 몇번 봐도 4천위엔이 아니다. 4백위엔이면 어떻게 고민해보겠는데 말이다. 사진으로 봐서 땟갈이 떨어지지만 정말 탐이 많이 났다. 나중에 돈 많이 번 후 여기 다시 와서 제조사를 알아보고 직접 컨택해서 사면 아마 훨씬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니...집 거실에 비치할 생각이다.


지하에 미술전시실이 있다. 1층 입구에서 알아보니 '주창신'(周昌新)이란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는 1973년 광동성의 한 농촌에서 태어났으며 중국의 변방이나 소수민족의 애환을 유화로 담아내는 화가로 소개되어 있다. 인상에 남았던 작품 몇점, 감상하자.


벽면을 3등분하여 3점의 그림을 배치하니 나름대로 맛갈스런 공간이 나타난다. 게다가 조명을 각각 배려하니 전시실의 품격이 한층 높아보인다.


제목이 '어머니'(母亲)이다. 옷차림은 서민이 아닌 듯 보이나 얼굴과 손에 묻어난 모습을 봐, 좀 무섭지만 전형적인 어머니 상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미녀와 야수' 다른 동물들은 다 야수같은데 염소는 잘 이해가 안된다. 시선이나 표정으로 봐, 염소는 아마도 미녀의 편에 더 가까운 듯하다.


예술관 벽면에 걸려 있던 그 소녀이다. 제목은 '용담호'(龙潭湖). 호수를 날으는 환상적인 새들과 함께 소녀의 눈이 향한 곳이 어딘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제목은 '해와 달'(日.和.月)이다. 가운데 그림은 330*150이고 양쪽 그림은 모두 370*68이다. 해와 달이 소재인 것은 이해가 되나 왜 그림 3장을 하나의 제목으로 했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수묵과 유화를 섞어 그렸다고 하는데, 이런 기법이 독특한 것인지 일반적인지조차 잘 모르니 미술전문가들이 찾아봐 주기 바란다.


지상으로 오르며 다시 '해와 달'을 봤다. 낮이면 해 뜨고 밤이면 달이 비추는 바깥세상으로 연결된 창문 쪽에 예술관 입구가 보인다.


예술관을 나오며 '해와 달'이 전시된 곳을 바라보니 유리에 비친 하늘색모자만 드러나고 만다.

황성예술관은 현재 중국내 황성을 주제로 한 유일한 박물관이라고 한다. 새삼스레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경내 120여개 박물관 중 '독자적인 풍격을 갖췄다'(独具一格)하니 속는 셈치고 찾아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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