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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촨 원촨 강진이 발생한지 벌써 46일이 지났다. 베이징올림픽이 남은 시간보다 더 많이 지난 중국이 지진의 상흔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월 지진 애도기간 중에 달기 시작한 ‘녹색리본(绿丝带)’이 중국의 새로운 칼라로 부상하고 있다. ‘붉은색의 열정, 녹색리본의 희망(色的情,绿丝的希望)’으로 서서히 베이징올림픽으로 달려가고 있다.

 

‘녹색리본’ 캠페인이 중국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유명 포털인 시나닷컴은 지난 16일 한 자동차 회사와 공동으로 ‘햇빛사랑기금(光关爱基金)’을 만들었다. 지진으로 재해를 입어 학교에서 공부하기가 어려워진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이다.

 

캠페인이 벌어지자 이 모금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블로그와 게시판 등을 통해 녹색으로 상징되는 희망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지진 현장 또는 중국 전역에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사진들을 올리면서 인터넷 공간이 푸른 잔디처럼 푸르게 번져가고 있다.




특히, 6월 1일은 중국의 어린이날()이었다. 올해는 전국에서 스촨 지진 피해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행사도 많았기에 그 때를 전후해 찍은 사진들이 많은 눈길을 끌고 있다.

 

닉네임 ‘우멍류랑저(蒙流浪者)’는 ‘사랑이 있으면 미래가 있다(有有未)’는 글에서 광둥(广) 션전(深)의 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올렸다. ‘아이들은 붓으로 (지진지역) 아이들의 바람과 미래를 묘사했고, 아이들의 상처가 하루빨리 아물기를 바란다.(孩子画笔的期待和未,希望孩子创伤能早日愈合)’고 했다. 이 블로그는 조회수가 무려 500만이 넘기도 했다.




‘anddrewyu’는 스촨 몐주() 시 체육관 이재민 부락에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현장의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우울하지만 아이들의 밝은 미소는 그림 속에 담긴 희망과 함께 흐뭇한 웃음도 자아내게 한다. ‘지진이 만든 그늘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오래간만에 다가온 아이들을 웃는 얼굴을 함께 보자!(地震的阴霾正在慢慢散一起看看孩子久的笑脸吧)’고 한다.

钧钧(다런쥔쥔)’은 산둥(山) 지난()에서 사진과 글을 올렸다. 피해 어린이들이 지난으로 옮겨와 치료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그림 그리기 행사 장면과 촛불을 들고 복구를 기원하는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 어린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此刻, 小朋友的邀请真挚暖了世界)’고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5월 애도기간을 즈음해 손목에 묶던 녹색물결이 다소 잠잠해지는가 싶었는데, 6월 어린이날을 지나면서 다시 녹색리본이 물결치고 있다. 그리고, 올림픽 성화봉송 현장에도 여전히 녹색리본을 단 사람들이 보인다.

 

올해 중국에는 유난히 전국민적인 캠페인이 많다. 티베트 독립시위와 성화봉송, 외국회사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아이러브차이나’와 함께 이 ‘녹색리본’은 베이징올림픽으로 향하는 두 개의 코드가 되었다.



4명의 사람 손목을 묶은 '녹색리본 전달(绿丝带在传递)' 캠페인을 통해 '13억 중국인의 희망을 전달(传递13亿中国人的希望)' 메시지가 아주 강렬하다. 시나닷컴을 비롯 전국 각 도시의 대표적인 신문매체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이 '녹색' 캠페인이 올림픽 성화봉송과 스촨 지진으로 일그러진 중국사람들을 하나의 마음으로 묶을 수 있는 모티브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 아이들에게 배움의 길을 연결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색상환에서 빨강과 녹색을 섞으면 노랑이 되는가(?). 노란색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색이 아닌가. 물감이 골고루 화학적으로 잘 섞여 진정 보기 좋은 아이들을 위한 색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비록 올림픽의 열기에 묻혀 흐지부지될지, 아니면 계속 이어질지 모르지만 말이다.

몇 년전 '한국이 IMF 시절 금 모으기 캠페인'을 보고 감동했다고 하던 중국친구들이 이제는 한 마음으로 뭉치는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배타적인 민족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자꾸 '13억'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가끔 부담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 이 '햇살' 가득하게 한마음이 되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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