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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인코리아

서울에서 평양까지 손쉽게 가는 길이 열렸다!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2009.04.09 17:20

'서울에서 평양까지' 손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육로는 아니다. 중국 베이징(北京)과 션양(沈阳)을 거쳐 평양으로 가는 비행로다. 지금도 정부 허가만 받으면 누구라도 갈 수 있는 코스이긴 하지만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적기인 고려항공(AIR KORYO)과 독점적인 지위를 갖는 '영업판매대리권' 계약을 한 기업이 있어 찾아가 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고려항공 시간표를 들고 있는 아이컴퍼니 이성원 대표


지난 3월 13일 베이징에서 아이컴퍼니(대표 이성원)는 고려항공(AIR KOYRO)과 '남한(South Korea) 영업판매대리권'을 인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남북한 사이의 송금 등 몇 가지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고려항공의 중국 내 협력사인 베이징외기항공(北京外企航空, FEA Service Beijing)을 통한 계약이긴 하지만 '북측과 계약한 사실상 최초의 기업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로켓발사로 인해 남북간 대화의 통로가 더욱 위축되고 있어 걱정이라는 이성원대표는 '남과 북의 끊어진 혈맥을 잇는,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생각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고객들의 고려항공 항공권 구매대행 업무를 진행해오기 시작했는데 항공권 예약, 발권, 결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지난 2월초부터 고려항공과 대리점 개설에 관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항공권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 우선적으로 'Sales Agent' 계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향후 남과 북의 관계 및 기타 여건이 변화하는 추이를 살핀 후, 고려항공의 IATA(국제항공기구)의 표준 관례에 따른 남측 GSA(General Sales Agent, 총판대리점) 직계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 이번 고려항공과 협약한 주요 내용은?

아침에 서울에서 출발해 베이징셔우두(首都)공항 국제환승을 거쳐 오후에 바로 평양까지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한 것입니다. 더불어 남북 사이의 항공화물, 항공특송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 국제환승이라면 중국비자가 없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네.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베이징에서 1박을 하는 등 비자와 티켓 구매에 애로가 많았는데 이제 베이징공항에서 바로 갈 수 있어 비용과 시간 면에서 개선됐습니다. 당연히 화물의 경우도 인천공항에서 부치면 바로 평양에 내릴 때 함께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평양순안공항의 고려항공 셔틀버스(아이컴퍼니 제공)

북측 사증(VISA)의 경우도 예전과 달리 사전에 여권을 제시하지 않아도 가능하도록 했고 베이징공항 국제환승구역에서 고려항공 직원을 통해 항공권과 함께 북측 영사관에서 발급한 사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고려항공과 연계할 수 있도록 아침에 인천에서 출발하면 당일 평양에 도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다만, 션양공항을 이용할 경우에는 아직 국제환승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기존처럼 중국 입국 후 다시 출국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아직 남아있으나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 항공을 통한 화물운송은 어떤 의미?

국제적 물류기업인 DHL이 사실상 독점하던 사업으로 서울에서 평양에 견본품이나 서류 등을 보내는데 1주일 가까이 걸리던 시간을 1박2일로 줄여, 시간을 다투는 화물운송을 획기적으로 개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평양에서도 남측으로 동일하게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이대표는 고려항공 영업판매대리점을 개설하게 되면서 '남과 북이 사업을 하면 반드시 서로에게 이득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객사업이나 화물사업은 고려항공과 아이컴퍼니에게도 경제적 이득이 되지만, 남북 간 경제협력이나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 협력을 하는 모든 단체, 기업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AIR KORYO Sales Agent in South Korea (아이컴퍼니 제공)


6자 회담이나 미사일문제 등으로 인해 교류와 왕래를 어렵게 하는 문제들이 부침하고 있지만 올해에만 3천여 명의 방문객이 제3국을 거쳐 평양을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 교류', '기업 교류' 등이 목적이다. 통일부 자료(2008 제3국 경유 평양방문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제3국을 경유한 평양 방문자 2,312명 중 '대북(인도적)지원'이 약 48%인 1,113명이며 '사회문화 교류'는 24%, '경제적 기업교류'는 19%에 이른다.

작년 말(12월)부터 개성 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통한 남북 간 화물운송(택배)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개성과 금강산에서 이루어지던 남북경협, 사회교류, 인도적 지원부분의 각종회담 등이 중단돼 베이징 등 중국이나 평양에서 이루어지는 회의가 더욱 많아지는 추세여서 고려항공 여객 수요도 2008년보다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민간의 '인도적 지원'사업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의 '인도적 대북지원현황(2009.1.31)'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정부차원의 지원이 대폭 감소(2007년 1983억 원 -> 2008년 436억 원)한 반면 민간차원의 지원은 크게 줄어들지(909억 원 -> 724억 원) 않았고 2009년에 들어와서는 1월 기준으로 정부 지원은 없고 민간 지원만 22억 원에 이른다.

이에 아이컴퍼니는 '고려항공 남측 단독 판매대리점 계약체결'을 계기로 이들 '지원'과 '교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사회단체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홍보를 벌이고 있다. 고려항공 예약 및 전자티켓 발권 서비스와 항공수하물운송과 특송 업무 외에도 다양한 원-스톱 일괄서비스를 제공한다.

- 왜 고려항공과 직접 계약할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저희 회사는 남과 북의 소통구조를 만들어가는 사업의 일환으로 금강산 여행사업을 해왔는데 금강산 가는 길이 막히자 회사 경영에 장애가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중국을 경유해 평양으로 가는 시스템에 관심이 생겼고 특히 항공권에 주목했습니다. 티켓팅과 비자발급을 편리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통일부에 자문을 구하고 고려항공에도 서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설득한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고려항공과 영업판매대리 계약을 한 아이컴퍼니 이성원 대표


이대표는 2003년 8.15민족대회에 남측대표단으로 평양을 다녀왔으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사무처장과 6.15공동위남측본부 협동사무처장을 역임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위해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에 참여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남북 상황이 여전히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지만 이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상호교류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해갈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5월에 열리는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많은 기업 및 사회단체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 대북사업 하는 기업입장에서 어떤 점이 좋아진 것인가?

10년간 남북사업을 해오던 한 기업체 사장은 귀찮고 어려웠던 것을 한번에 해결한 쾌거라고 합니다. 베이징에서 불필요하게 하룻밤 묵지 않아도 되고, 중국비자 안 받아도 되니 경제적 이익도 생기는 것입니다. 더구나 1박2일짜리 항공수화물이 되면 그동안 어려운 절차와 시간, 비용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그냥 부산에서 서울로 택배 보내는 시간에 평양에 도착할테니 유리한 것이겠지요.

- 시민사회단체들에게도 당연히 환영할 일?

사회문화 교류와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는 단체들의 경우도 갈 때마다 어렵게 여기저기 물어서 북측 비자발급, 항공권 예약을 했는데 이제 원스톱으로 해결해줍니다. 또한, 매번 달라지는 환율 때문에 환전으로 생기는 어려움도 많았는데, 저희가 이번 계약으로 인해 자연스레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게 할 것이니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사회단체 등이 지원물자를 보낼 때도 운송비가 배보다 배꼽이 커질 때가 있는데 운송비를 줄이게 되면 어려운 북측을 돕는데 더 많이 쓸 수 있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평양순안공항의 고려항공 여객기 (아이컴퍼니 제공)

사용자 삽입 이미지평양순안공항(아이컴퍼니 제공)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상해북한대표부 부장 부인의 망명 등으로 인해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특히 로켓 발사를 전후해 고려항공 측은 이번에 협약한 중국 파트너를 통해 당분간 직접적인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왔으며 우리 통일부에서도 '방북단체들에게 당분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한다.

남과 북 모두에게서 '자제 요청'을 받고 있지만 이대표는 '남과 북이 좀 서로 잘 살고 잘 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 있어 마음만은 넉넉해 보인다.

이티켓을 북한사람들은 '전자표떼기'라고 한다. 용어가 낯설기는 하지만 한번 들으면 직관적으로 소통이 되고 미소까지 생기는 이유는 '우리는 동포'라는 인식이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남측 기업을 통해 '전자표떼기'를 하고 베이징공항에서 대한항공과 고려항공 직원의 인도로 평양을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사실 '인도적 지원'이건 '기업교류'이건 남북한이 육로로 오고 가는 것에 비할 수 있을까. 남과 북이 정치적 요인에 의해 기존 교류방식이 자주 변하더라도 가고오려는 요구를 막을 수 있겠는가. 로켓 발사로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고려항공과 어렵사리 맺은 이번 '약속'이 이대표의 생각처럼 '남과 북이 모두 잘 사는' 시기를 앞당기는데 기여하는 일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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