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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기고/오마이뉴스

난징대학살, 아름다운 흑백영화로 부활하다!

최종명작가 차이나는 발품 기행 2009. 5. 21. 15:04

아름다운 죽음의 희망! 흑백영화가 이토록 아름다울 줄이야!
- 중국의 젊은 감독 루촨의
<난징! 난징!>

 

봉 된 지 한 달 된 영화 한 편이 전 중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열에너지는 발전기를 거쳐 자연스레 감동도 선사한다. 관객들 입 소문을 따라 영화를 보고 나니 ‘아 이토록 아름다운 죽음들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은 찬사가 저절로 생긴다.

 

영화 <南京! 南京!>이다.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1937년 12월 13일 난징 침공에 이은 ‘대학살(大屠)’이 배경이다. 이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꽤 많다. 2007년과 2008년 잇따라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난징(南京, Nanking)>과 <장춘루(张纯, Iris Chang)>는 각각 미국과 캐나다(홍콩) 자본으로 제작돼 중국대륙에 상영,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극영화로는 저우룬파(周润发)가 출연한 <황스의 아이들(石的孩子)>도 전반부에 ‘난징대학살’을 담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학살’ 70주년을 맞아 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난징’이었다.

 

이전 ‘난징’ 영화와 확실히 구분되는 <南京! 南京!>이 2009년 4월 22일 개봉됐다. 중국대륙이 다시 한번 광풍을 몰고 온 주인공은 바로 루촨() 감독이다. 그는 2004년 <커커시리(可可西里)>라는 영화 한 편을 들고 나와 일약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부각한 소장파 감독이다. 중국 서북부의 광활하고 황량한 초원과 사막을 무대로 펼쳐지는 사냥꾼과 민간 산악경찰대 사이의 치열한 생존 경쟁과 죽음을 그린 <커커시리>는 저 예산 독립영화로 제작됐지만 중국영화의 질적 전환이 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젊은 영화감독의 루촨의 작품 <커커시리>와 2009년 최신 작품 <난징! 난징!>의 포스터. 루촨은 <커커시리>에서 중국서북부의 대자연 초원과 사막의 생존과 투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난징! 난징!>으로 화려한 성공을 이뤄냈다. ⓒ china film group



루촨은 <커커시리> 이후 무려 6년 여 기간의 준비 끝에 <난징! 난징!>을 대륙에 뿌렸다. 4월 19일 현재 제작비(8천만RMB)의 2배가 넘는 티켓을 판매(1억6천만RMB)했으니 순수익만으로도 곧 2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다.

펑샤오강(彭少刚), 장이머우(张艺谋), 첸카이거(陈凯), 닝하오(宁浩)에 이어 개봉 10일만에 1억RMB를 넘긴 감독이 된 것이다. 정말 하늘이 뿌린 돈을 줍고 다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박이다.

홍콩에서도 개봉돼 역사상 최고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지금 열리는 칸 영화제에서도
2차례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앞으로 유럽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대대적인 개봉이 예정돼 있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저마다의 감동을 느꼈고 인터넷 토론장이나 블로그에 입 소문을 펼치고 있다. ‘민족주의’나 ‘반일감정’에 대한 논쟁도 없지 않지만 영화가 주는 재미와 눈물을 흘렸다는 솔직한 감성이 더 많은 것도 이 영화의 힘이라 하겠다.

 

영화를 영화로만 보면 ‘학살’에 대한 집착보다는 ‘인간의 아름다운 죽음’을 치열한 작가정신과 진지한 미장센으로 잘 그려냈다는 느낌을 받는다. 130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흑백영화와 씨름해야 하지만 그 어떤 칼라풀한 영화보다 더 영화답다. 별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스토리라인이건만 땀을 지고 긴장해야 하며 가끔 호흡을 멈추고 숨을 고를 시간도 필요하다. 눈물도 흘려야 하며 울분을 따라 함께 소리를 지르고도 싶다. <쉰들러리스트>에 버금간다는 평가가 있지만 오히려 훨씬 더 수준 높은 ‘인간적인 홀로코스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죽음! 흑백영화가 이토록 아름다울 줄이야!

 

‘아름다운 죽음’인가? 영화는 수 없이 살인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이 학살은 <람보>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죽음을 따라가 보자.


배우 류예가 열연한 영화 속 국민당 군인 루젠슝.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에 맞서 용감하고 의연한 죽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저항'을 상징하고 있다. ⓒ china film group



영화 시작과 함께 ‘침묵의 전투를 벌이다 의연하게 죽는’ 루젠슝(
陆剑)이 등장한다. 당시 수도 난징을 지키던 중국국민당 군인이다. 일본군의 침공에 맞서 또렷한 눈빛과 무언으로 처절한 전투를 벌인다. 그리고 포로가 되는데 무차별 살해가 자행되자 의연하게 죽어간다. 장이머우의 <황후화(金甲)>에서 우유부단한 태자로 우리에게도 알려진 배우 류예(刘烨)가 맡았는데 중국언론은 루젠슝을 ‘중국의 저항(中的反抗)’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의 의연한 행동을 따라 죽음을 앞둔 포로들은 ‘중국만세’와 ‘중국은 망하지 않는다(中)’고 외치고 있다. 소년 병의 눈을 가리고 선 루젠슝의 모습은 ‘이름 없는 영웅’이다. 서양인들이 ‘난징’과 관련해 ‘무능한 중국인’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데, 말 없는 죽음 속에 ‘중국의 저항’이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던 듯하다.


배우 가오위엔위엔이 열연한 쟝슈윈. 당시 교사로서 일본군의 강탈과 강간에 맞서 안전구역의 주민들을 구하려는 열정을 보여주고 능멸을 당하느리 차라리 죽음을 택한 아름다운 여인이다. '존경할만한 죽음'이라 칭하고 있다. ⓒ china film group



주연배우 류예가 30분도 안돼 스크린에서 사라지는데 비해 ‘존경할만한 죽음(尊
的死去)’ 칭호를 받는 쟝슈윈(姜淑云) 역의 가오위엔위엔(高圆圆)은 시종일관 ‘난징’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스토리라인의 중심축이다. 일본군의 침탈과 강간에 맞서 난징 주재 외국인들과 함께 일본군에 항의도 하고 협상을 하며 통역도 한다. 살아남은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위안부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눈물로 설명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절정이라 할만하다. 관객들도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장면으로 손꼽는다.

 

교사인 쟝슈윈은 총살에 처하게 될 사람을 구하려다가 들통 나 강간 당할 처지에 이른다. 전쟁의 상흔으로 인해 점점 나약해져 가는 인간적인 일본군 가도카와에게 ‘죽여달라’는 말을 남기고 총탄을 맞고 길에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능멸을 당하느니 차리리 고귀하게 죽는’ 인텔리 여성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독일인 통역비서인 탕톈샹과 그의 아내와 딸, 여동생으로 이뤄진 비운의 가족이다. 어린 딸은 밖으로 내던져져 죽었고, 여동생은 미쳐서 총에 맞아 죽는다. '인간의 존엄'을 연기한 임신한 아내와 생이별을 하고 '고뇌하는 인간' 탕톈샹은 총살 당한다. ⓒ china film group



언론으로부터 ‘고뇌하는 인간(人性的
)’으로 부각된 탕톈샹(唐天祥)은 아내와 딸을 둔 독일인 비서로 사선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일본군의 강탈에 비명을 지르다 창문 밖으로 내던져져 어린 딸이 죽자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독일인이 귀국하자 함께 동행하는 것을 허락 받았지만 임신 중인 아내만 떠나 보내고 양심의 가책을 받고 여동생을 구한다며 남는다.

 

하지만, ‘내 아내가 또 임신했어(我太太又怀)’라는 말을 남기고 총살 당하는 만다. 죽음의 문턱에서 갈등하지만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으로 마음 아파하는 전형적인 인물을 잘 소화했다. 탕톈샹의 판웨이()와 함께 그의 아내 역을 맡은 친란(秦)은 딸의 죽음과 남편과의 생이별 앞에서 오열하는 눈물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로 인해 그녀는 ‘모성의 존엄(母性的尊)’으로 평가됐다.


배우이자 가수인 쟝이옌이 열연한 샤오쟝. 기녀로서 강간 당하는 아픔을 겪지만 대다수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들어 일본군 위안부를 자청하고 비운의 죽음을 당하는 감동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찬사와 함께 중국관객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한 인물로 등장한다. ⓒ china film group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등장인물은 배우이자 가수인 쟝이옌(江一燕)이 연기한 샤오쟝(小江)이 아닐까. 중국 유명포털 시나닷컴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만족할만한 극중인물이 누구냐(
意片中的表)’는 질문에 23.9%로 1위이다. 남자 옷 입고 머리 깎는 것을 거부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지우지 않는 기녀(妓女)로 등장한다. 이로 인해 강간을 당하는 아픔을 표현했으며 주민들의 안전을 대신해 위안부로 가야 한다는 쟝슈윈의 비통한 연설을 듣고 가장 먼저 용기 있게 손을 든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서도 냉담한 무표정한 섹스 장면은 울분과 함께 동정 받는 캐릭터로서 부각된다. 결국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온몸을 벗긴 채 나체 상태로 리어카에 실려 사라지고 만다. 중국 언론은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순간(最美的瞬)’이라고 명예롭게 부르고 있다.


일본배우 나기이즈미 히데오가 연기한 고뇌하는 일본군 가도카와. 전쟁으로 점점 상처가 깊어가고 '자신의 아내'로 여긴 위안부의 죽음 등으로 괴로워한다. '죽여달라'는 쟝슈윈을 살해하고 광란의 경축행사에 분노하는데 포로를 풀어준 후 스스로 권총 자살한다. 중국언론은 '인간성의 복원'이라며 가도카와 캐릭터를 높이 평가하지만 영화개봉 이후 일본우익에 시달린다고 전해진다. ⓒ china film group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그저 민족주의의 부활을 꿈 꾸지 않고 전쟁의 상흔을 아우르는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영화로 승화된 데에는 일본군 장교 가도카와(角川)를 연기한 나가이즈미히데오(中泉英雄)의 기여도가 크다. 중국언론은 ‘인간성의 복원(人性的
)’이라며 치켜세우고 있다.

 

그는 광란의 전쟁과 살인을 수행하면서 괴로워한다. 그의 시선 속에 있는 일본군의 잔인한 만행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인 위안부와 생애 첫경험을 하며 그녀를 마누라로 여겨 선물도 챙겨주는 순정을 지녔다. 전쟁 중 유일한 위안이던 그녀는 그러나 그를 제대로 기억조차 못한다. 중국인 위안부 샤오쟝과는 양심으로 인해 성 관계를 치르지도 못한다. 샤오쟝이 죽자 혼란이 가중되고 탕톈샹의 여동생이 미치자 총을 쏴 죽인 상관이 ‘저렇게 사느니 죽느니만 못하다(她这样活者不如死掉)’는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죽여달라’는 쟝슈윈의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권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의 아내’라 여기던 일본인 위안부가 병으로 죽자 더욱 좌절한다. 일장기가 나부끼고 북소리 요란한 점령 축하행사 도중 어떻게 할 수 없는 인간의 절망을 소리쳐 보지만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결국 총살시키려던 사람을 풀어주고 부하에게 ‘살아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活者比死更艰难吧)’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권총으로 자살한다.


영화 마지막에 극적으로 살아남는 자오팡쯔와 샤오더우쯔이다. 어린 병사 샤오더우쯔는 '끝 없는 희망'으로 부각되며 양 귀에 꽃을 꽂고 슬픈 듯 환한 웃음으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 china film group



그 밖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름 없이 죽어가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땅에 묻히기도 하고 강변에서 총탄에 맞아 강물에 피를 뿌리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일본군 가도카와가 풀어줘 살아남은 자오팡쯔(
胖子)와 샤오더우쯔(小豆子)가 있다.

 

자오팡쯔는 도피 병으로 뚱뚱하고 느릿하며 약간 바보 같다. 안전구역에 있다가 일본군 검열을 무사히 통과하는가 싶었는데 살아남는다는 기쁨에 엷은 미소를 띤 것이 우연히 한 사병에 걸려 다시 총살 당할 운명에 처한다. 쟝슈윈이 기지를 발휘해 그를 구해 나오지만 들키고 말아 대신 쟝슈윈이 죽게 된다. 역시 그도 총살 당해야 하는데 가도카와 덕분에 살아남는다.

 

샤오더우쯔는 어린 꼬마 병사이다. 영화 초반부에 루젠슝과 함께 전투에 참가하다가 포로가 된 후 무차별 총살에서 루젠슝이 몸으로 막은 덕분에 살아남는다. 자오팡쯔와 함께 총살 당할 운명이었는데 함께 살아남는다. 중국언론은 이 꼬마를 ‘끝 없는 희망(希望的延)’을 담고 있다고 한다.



중국영화의 미래, 우리나라 개봉 기대!!
 

루촨 감독은 ‘민족의 희망을 표현하고 충만한 생명력을 보여주는데 적격’이었다고 한다. 이 꼬마를 처음 캐스팅 할 때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살아남은 샤오더우쯔는 꽃을 꺾어 귀에 걸고 보조개가 살짝 나온 천진한 표정으로 걸어간다. 전쟁의 상처에서 벗어나 희망을 노래하려는 듯 슬픔 속에 피어나는 한 떨기 꽃으로 피어나는 듯하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난다.

 

영화를 보노라면 전투나 강탈, 강간 장면들에서 카메라는 마구 흔들리고 건너뛰며 다급하다. 흑백 화면 속에 흐르는 이 흔들림은 당시의 긴박한 현장을 그대로 따라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절박하고 위급한 상황을 부각하기 위한 설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가장 주목할만한 연출은 바로 흑백 속에서도 깊은 심도의 미장센이 생생하게 부각된다는 점이다.


영화 <난징! 난징!>은 수많은 군중들이 참여한다. 당시 복장을 복원했으며 거대한 세트로 부활한 흑백영화이다. 위는 영화촬영 현장을 촬영한 것이며 아래는 극중 전투 장면이다. ⓒ china film group



특히 영화 속 ‘아름다운 영웅들의 죽음’ 장면마다 깊고 진지한 느낌을 더욱 빛나고 있다. 마치 정지화면을 보는 듯 오랫동안 카메라가 멈춰 선다. 그리고 카메라는 더 이상의 클로즈업도 없고, 팬의 이동도 없이 멈춰서 지극히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죽은 자의 상태를 리얼리티로 살리지 않고 죽음의 공간을 넓게 비추고 있는 것, 그래서 깊어진 것이기도 하다. 감독이 설정한 이 거리는 살인을 저지른 사람의 시각에서 시작해 죽은 시체를 영화 속 깊이 멀리 두고 잠시 정지함으로써 영화의 극적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역시 루촨 감독은 촬영감독 차오위와 함께 <커커시리>와 <난징! 난징!>을 작업하면서 다큐멘터리 테크닉이 자신의 창의적인 브랜드로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오랫동안 대본 작업을 하고 전문가 상담을 거쳐 자신의 첫 대형 영화 제작에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영화 준비과정에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군 출신 노인이 당시 물품들을 기증 받아 당시 복장이나 소품 복원에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 디테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당시 난징 시내를 철저하게 복원한 세트와 수많은 군중들의 참여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난징! 난징!>의 감독 루촨. <커커시리>로 호평을 받은 젊은 감독으로 2009년 4월 22일 전 중국에 개봉 이후 중국언론과 관객에게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오랜 준비와 철저한 복원으로 사실적이면서도 휴머니즘이 강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장이머우로 대표되는 기성 감독들의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중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감독으로 평가된다. ⓒ china film group


루촨은 분명 중국6세대 감독군에 넣어야 할 것이다. 장이머우로 대표되는 기존 감독들과 차별된다. 만약 이 영화를 장이머우가 만들었다면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는 <영웅>과 <황후화>를 거치며 이미 초심을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루촨을 비롯해 젊은 감독들이 자본과 만나면서 새로운 중국영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영화의 검열제도에 대한 반발로 외국자본과 손을 잡는 6세대 감독들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기존 제도의 틀 내에서도 빛나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루촨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흥행성공으로 많은 화제도 생겨나고 있다. 일본 배우는 일본 우익으로부터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며 일부 중국관객들은 ‘일본인을 미화했다’는 치졸한 비난을 루촨 감독에게 퍼붓기도 한다.

 

영화 감상을 쓰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지만 ‘난징의 아름다운 죽음’이야말로 영화의 참 맛 그 자체였다. 영화 제목에 느낌표가 2개 들어가 있는데 당시 일본군의 연락신호였다고 한다. ‘영화적 죽음’ 속에 기록된 재미난 코드는 느낌표가 수도 없이 절절하게 연속적으로 다가왔다. 꼭 우리나라에도 영화가 개봉돼 ‘중국영화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깨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영화 <난징! 난징!>에 출연한 여배우 친란(좌), 쟝이옌(중), 가오위엔위엔(우)이다. 영화의 배경은 '난징대학살'이지만 영화의 상당 부분이 일본군의 강탈과 강간을 소재로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짜여 있어서 여배우들이 부각된다. 친란이 연기한 탕톈샹의 아내는 생이별의 슬픔, 쟝이옌이 연기한 기녀 샤오쟝은 냉정한 희생, 가오위엔위엔이 연기한 교사 쟝슈윈은 의연한 리더쉽과 아름다운 죽음을 연기했다. (포털의 영화 기자회견 장에서) ⓒ 시나닷컴




난징! 난징!

City of Life and Death 
8.9
감독
루 추안
출연
유엽, 고원원, 나카이즈미 히데오, 범위, 진람
정보
드라마, 전쟁 | 중국, 홍콩 | 135 분 | -

댓글
  • Favicon of http://eyeshade19.tistory.com BlogIcon 괜찮다 난징난징에 대한 감상평을 가장 빨리 올려주신 분이 아닐까 싶네요. 궁금하고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영화는 다운받아 보고 싶지 않은데 한국 개봉을 기대해 봅니다. 2009.05.22 08:42
  • Favicon of http://www.youyue.co.kr BlogIcon 여우위에 궁금증이 증폭되면 한국에서 개봉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게다가 반응도 좋으니...반드시 !!!^_^
    2009.05.22 09:15
  • Favicon of http://www.wurifen.com BlogIcon 우리팬 광동성이었던가요... 아저씨 관객이 영화보다가 울분에 받쳐서 스크린으로 돌진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것 같군요.-_-; 예전에 '동경심판'이라는 영화를 보고 꽤나 실망을 해서 그런지, 난징대학살 주제의 영화는 왠지... -_- (저 난징에서 3년 넘게 살았슴다.-_-v) 2009.06.09 14:25
  • Favicon of https://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차이나는 발품 기행 동경심판은 저도 영 재미없죠~이건 볼만해요~
    난징에서 사셨군요. 저야 이래저래 3번 가봤는데 볼수록 정겨운 동네였습니다. 부자묘 부근이 나름 괜찮았고요~
    2009.06.09 18:37 신고
  • 보고싶네요 황시의 아이들이랑
    난징 난징이랑

    남경대학살 4
    이렇게 보고 싶네요
    역사물 좋아하는데
    최근에 아이리스 장 선상님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 읽고 감회가 남다르네요

    찢어도 시원찮은 쪽바리 인간들
    2009.06.10 08:46
  • Favicon of https://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차이나는 발품 기행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잘 알려줘야 한다는 게 저도 소신입니다. 근현대 뿐아니라 우리나라, 특히 중국의 고대사부터 잘 읽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징난징>은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약간 '중국적' 냄새가 있긴 해도 진지한 영화입니다.

    <황스의 아이들>도 꼭 보세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고아들의 상처를 인간미 넘치는 시각으로 잔잔하게 엮었는데, 감동적입니다. ^_^
    2009.06.10 09:14 신고
  • Favicon of http://jumpkarma.com BlogIcon 자유인 我太太又怀孕啦라는 말에서 가슴이 뭉클했죠. 지금 당장 사람들이 죽어나간다고 정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정신과 그들의 몸은 다시 태어나는 생명으로 부활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겠죠.

    영화 내내 긴장되고 숨 한 번 쉽게 내쉬지 못하다가 모든 장면이 끝난 후 가장 마지막에서 눈물이 흐르며 무너졌습니다. 아마 마지막 자막이 '小豆子还活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모든 게 정리되는 느낌이랄까요. 슬픔과 고통, 기쁨과 희망, 모든 감정이 뒤섞인...

    루촨감독의 첫 영화가 아마 지앙원 주연의 '寻枪'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영화도 독특하고 재밌고 다큐적인 느낌이 있었던 영화였지요.
    2009.06.11 03:17
  • Favicon of https://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차이나는 발품 기행 루촨 감독도 잘 아시고..중국영화에 관심과 정보가 많으시네요. 반갑습니다....^_^ 이 가슴 뭉클한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길 기대해보시자구요~~ 2009.06.11 17:20 신고
  • 귀여운장이옌 이거 쓰신분 정말 대단합니다. 영화보고, 이글을 읽는데 하나하나 얽힌 의미들이 머릿속에 모두 풀리네요. 정말 대단하신듯. 정말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일본에 개봉했어야 하는데.. 2009.07.02 03:16
  • 귀여운장이옌 추가한다면, 샤오쟝으로 나오는 쟝이옌(강일연)이라는 배우가 너무 예쁘고 매력있었습니다.
    카와가.. 자기가 사랑하는 일본인 위안부 유리코씨를 너무나도 그리워 하다가. 샤오쟝을 보고 순간 유리코로 착각하며 유리코 순간오인해, 샤오쟝에게 주먹밥을 주고. 유리코가 아니라고 판단하에서도, 그와 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지만, 끝내 죽는 샤오쟝을 보고 분노한 찰라에 실제 사랑하는 여자인 일본인 위안부 유리코씨의 죽음 소식듣고... 참 카와라는 양심적인 일본군인 관점에서도. 잘 표현된 ... 걸작중에 걸작이라고 생각되는군요..여우위에님 글도 참 잘쓰시고 덕분에 영화분석 시원스레 됬네요.^^
    2009.07.02 03:21
  • Favicon of https://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차이나는 발품 기행 <난징!난징!>을 진지하게 보고 또 댓글도 멋지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걸작이라는데 함께 공감해주시니 더욱 기쁩니다.

    장이옌의 리얼리티가 이 영화를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캐릭터가 다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긴장감과 휴머니티를 살리고 있으니 좋은 영화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 드립니다. ^_^
    2009.07.02 08: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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