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기고/농심음식여행 56

[농심-56] 제갈량 후손 사는 마을에서 삼국지와 더불어 끝 모를 술자리

저장성에 위치한 옛 마을 용문고진과 제갈팔괘촌 소설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2천 년 전 인물이 소설가에 의해 각색돼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와 드라마로 접한 사람이라면 모두 재미에 푹 빠진다. 실제 역사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소설이 주는 감동이다. 중국 역사문화에 남긴 영향도 광범위하다. 저장성 항저우 부근에 가면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인 손권과 제갈량의 후손이 살아가고 있다. 매우 가까운 거리다. 겨우 100km다. (계속)

[농심-55] 산골 오지의 낯선 산나물 무침 먹고 앞산 올라 바라본 ‘부뚜막’ 마을

베이징 최고봉 등산과 6백 년 역사 품은 산골 마을 유람하다 베이징 면적은 16,410km2다. 서울의 27배나 넓다. 동서남북으로 넓게 펼쳐져 있어 차를 타고 1시간 이상 달려도 벗어나지 않는다. 북쪽 방향으로 동서에 이르는 산맥이 형성돼 있다. 해발이 꽤나 높다. 베이징의 최고봉은 해발 2,303m인 영산(灵山)이다. 천안문에서 120km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면 거의 3시간이나 걸린다. 허베이와 경계에 있는 명산이다. 등산하기 참 좋다. (계속)

[농심-54] 만리장성에 올라 한국 라면을 끓여 먹었다면 믿겠는가?

베이징 북쪽 외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명나라 장성을 등산하다 기원전에 살았던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장성(長城)’을 언급한다. 초세가(楚世家)나 몽염열전(蒙恬列傳) 등에 기록돼 있는데 지금 장성과는 무관하다.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진시황은 이전 시대의 산성을 정비한 수준이다. 흉노족 침공에 대비해 산성을 쌓긴 했어도 ‘만리’라는 말은 지나친 왜곡이다. 아무리 시황제라 해도 통일 군주로 10여 년을 집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산해관에서 가욕관까지 만리에 이르는 장성이다. 명나라 시대에 200년에 걸쳐 크게 3번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16세기 중반에 거의 20년에 걸쳐 항왜 영웅인 척계광(戚繼光) 장군이 지금의 골격을 완성했다. 수도 베이징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장성이 많다. 베이징에 살면서..

[농심-53] 세 종류의 두부로 이름을 떨친 고진, 파랗게 변모한 도랑 야경에 취하다

13세기 남송 시대 형성된 천년고진, 멋과 맛이 풍성한 명품 마을 뜻밖의 명품 마을을 만나면 여행 기분은 몇 배 상승한다. 저장 남부 첸퉁고진(前童古镇)이 그렇다. 상하이에서 고속 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45분, 싼먼현(三门县) 역에서 내린다.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고진이다. 소박한 입구다. 안으로 들어서니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마이빙(麦饼)을 굽고 있다. 다른 지방보다 밀가루 반죽이 유난히 얇다. 밀대로 종이처럼 만든다. 새우와 파래를 넣는다. 불에 올리고도 누르고 눌러서 익힌다. 종이처럼 접어서 주는데 향긋하고 담백하다. (계속)

[농심-52] 징그럽지만 허겁지겁 먹은 ‘장어 찜밥’, 세계문화유산 조루를 유람하다

화교 상인이 고향에 돌아와 세운 카이핑 조루 자력촌과 입원 중국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유산이 몇 곳이나 될까? 2021년에 7월에 하나가 추가돼 모두 56곳이다. 전 세계 1등이다. 장성과 병마용처럼 잘 알려진 유적도 있지만 처음 듣거나 낯선 곳도 꽤 많다. 2007년에 등재된 카이핑(开平) 조루(碉楼)가 그렇다. 직항 타고 광저우 공항에 내려 서남쪽 방향으로 약 2시간 걸린다. 카이핑 시 서쪽 외곽에 위치한 자력촌(自力村)으로 간다. 안으로 들어서니 아담한 카페 ‘가(家)+가(咖)’가 있다. 집에 커피를 더했다는 뜻이다. (계속)

[음식기행-51] 해발 5천미터 넘어가니 티베트 보물로 삶은 전통 닭 요리가 나오네

티베트 민족의 주식인 청보리 밭과 아름다운 호수와 빙하의 반영 티베트 고원은 해발이 3,000m에서 5,000m에 이른다. 중국은 청장고원(青藏高原)이라 부른다. 고원 남쪽인 망캉(芒康)도 평균 4,000m가 넘는다. 하늘과 구름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듯 화창한 날씨를 선사한다. 고원이라 농사가 쉽지 않다. 유별나게 초록의 밭이 줄줄이 이어진다. 볏과 식물로 고원의 토양에서 자라는 칭커(青稞)다. 티베트 고원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다. (계속)

[음식기행-50] 천안문광장 남쪽 상업 거리에서 맛보는 서민을 위한 먹거리

음식 기행으로 찾아간 베이징 전문대가, 다스뢀 거리, 먼쾅후퉁, 양메이주세제 수백 년 역사를 지닌 베이징 상업 거리에 가면 재미난 먹거리가 많다. 맛도 좋거니와 역사와 문화가 담겼으니 음식여행으로 꽤 흥미롭다. 천안문광장 남쪽에 자금성으로 향하는 성문이 있다. 정양문(正陽門)이라 부르는데 황궁 앞에 있다고 보통 전문이라 한다. 이곳 큰길이 전문대가(前門大街)다. 명나라 시대부터 서민이 살던 공간이며 풍물이 모이는 시장이 있다. 청나라 말기에 기차역이 있었기에 관광 기차를 운행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점도 있고 서민이 즐기던 점포도 많다. 평복으로 시찰 후 환궁하던 황제도 가끔 이곳을 지났다. (계속)

[음식기행-49] 풍광에 취해 돼지와 당나귀를 오가며 혼술하는 수향의 밤

지하철 타고 찾아간 상하이 시내 강남 수향 주자각 인천공항에서 상하이 홍교공항까지 비행시간 2시간이다. 공항에서 지하철 10호선을 타고 두 정거장 거리인 홍교기차역에서 17호선으로 환승한다. 11번째 역이 주자각(朱家角)이다. 하차 후 시내버스 타면 5분, 걸어도 15분이면 도착한다. 공항에서 나온 후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인천에서 아침에 출발해 1시간 시차까지 적용하면 오전에 상하이 시내에 위치한 강남 수향에 사뿐히 도착할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면 제주도 여행에 비해 가성비도 좋고 풍성한 문화와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번개로 1박 2일도 가능하다. (계속)

[음식기행-48] 물이 곧 복이라는 휘주 마을에 나무조각으로 박쥐를 새기는 이유

장쩌민 전 주석이 방문한 장완과 휘주 최초의 무과 장원을 배출한 리컹 명나라 이후 상업이 활발하게 일어난 지역이 있다. 황산 남쪽 일대 휘주(徽州)다. 풍부한 물산을 기반으로 마을마다 경쟁적으로 부(富)를 쌓았다.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곳곳에 골고루 나누도록 마을을 형성했다. 대체로 집성촌이다. 모든 마을이 다 한때 잘 나가던 거상의 흔적이 있다. 물이 곧 복(福)이라는 관념도 생겼다. 그래서 지붕을 뚫어 하늘이 그대로 드러나고 비도 햇볕도 집안에 모았다. 부를 일으킨 덕분에 조형미가 뛰어난 건축이 남게 됐다. 독특한 휘주 문화가 생겨났다. 장시성 우위안(婺源)의 휘주 마을을 찾아간다. 고속철을 타면 상하이에서 3시간이면 도착한다. (계속)

[음식기행-47] 붉은 야경과 어울리는 충칭 훠궈, 정말 맵고 얼얼하다

충칭 관음교, 인민광장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장강케이블카 타고 가릉강 야경까지 우리나라에 훠궈(火锅) 파는 식당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역세권에 가면 꼭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먹던 맛과 많이 비슷해서 놀란다. 훠궈는 구둥(咕咚)이란 별명이 있다. 의성어로 ‘첨벙’이다. 탕에 넣을 때 나는 소리다. 마치 ‘물텀벙’이 아귀찜을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 어느 지방을 가도 꼭 있다. 14억 모두 먹는다. 도대체 언제부터 먹었을까? (계속)

[음식기행-46] 뚝배기 쌀국수의 포만감과 숯불의 온정은 공짜, 금사강과 옥룡설산을 가다

금사강 뱃길 따라 석두성에서 숙박하고 옥룡설산 아래 마을을 가다 장강(长江)의 물길은 약 6,300km다. 500km가 조금 넘는 낙동강의 12배다. 해발 6,600m가 넘는 탕구라산맥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줄기차게 내려오다가 북쪽으로 흐르고 다시 U자 거꾸로 흐른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흐르는 장강 상류로 금사강(金沙江)이라 부른다. 이후 서서히 동진해 상하이 앞바다까지 흘러간다. 다시 남쪽으로 흐르는 지점에 거낭두(革囊渡)라는 다리가 있다. ‘가죽 주머니로 건넌다’는 뜻이다. 원나라를 세운 쿠빌라이가 중국 서남부 윈난을 공략할 때 도강한 유적지다. 금사강을 유람하려고 한다. 기다리던 배가 멀리서 다가온다. (계속)

[음식기행-45] ‘깡촌’에서 먹는 길거리 국수 짱! 산 위에 구름 산이 펼쳐진 호수

모계사회 전통을 지닌 모쒀족의 터전 루구호를 가다 쓰촨 서남부 판즈화(攀枝花) 시를 출발해 장장 300km를 달려간다. 목적지는 모계사회 전통을 지닌 민족이 살아가는 루구호(泸沽湖)다. 아침 8시 조금 지나 출발한다. 시내를 빠져나가니 서서히 오르막 산길이다. 1시간가량 지나 고개 하나를 넘으니 능선이 줄줄이 이어진다. 안개가 솔솔 피어올라 산허리를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첩첩산중 펼쳐진 산골이다. 12월 초인데도 기온은 약 15도, 공기도 상쾌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