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기고/한국일보발품기행 95

모친에겐 먹통, 아내에겐 대패... 고대 천재 발명가의 지혜

노모와 부인을 위해 만든 먹통과 대패, 기원전 발명가의 지혜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제노 문화 ④ 짜오좡 제노 문화의 땅 산둥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면적은 대한민국의 1.5배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도시도 여러 곳이다. 중국은 성 하나도 넓다 보니 동남서북으로 나눠 시장이나 문화권을 이야기한다. 산둥의 약칭은 루(魯)다. 루난(魯南)의 중심인 짜오좡(棗莊)으로 간다. 짐작하듯이 예로부터 대추나무가 많았다. 지급시인 짜오좡 산하 현급시인 텅저우(滕州)로 간다. 취푸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져 있다. 기원전 5세기에 두 명의 위대한 인물이 살았다. 시내 룽취안광장(龍泉廣場)에 두 기념관이 이웃하고 있다. {계속}

'공자님 말씀' 하면 꼰대? 배움에는 끝이 없다

노자를 만난 공자가 산비둘기를 데리고 간 까닭은?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제노 문화 ③ 취푸 공자가 노자를 여러 번 방문했다. 예(禮)에 대해 물었고 무위(無爲)라 답했다. “사기”, “좌전”, “공자가어” 등이 기록하고 있다. 노자 고향으로 추정되는 루이(鹿邑)에 가면 도관인 명도궁(明道宮)에 문예정(問禮亭)이 있다. 당시 최고의 석학인 노자를 찾아 문답하는 장면이 조각돼 있다. 오른손 검지를 곧추세우고 설명하는 노자다. 셋만 모이면 반드시 배울만한 스승이 있다고 공자가 말했다. 전국을 주유하던 공자가 노자를 만난 일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계속}

끝없는 계단, 갈수록 태산... 13황제는 어떻게 올랐을까

황제도 오른 ‘하늘 아래 뫼’ 태산에 올라 일출을 보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제노 문화 ② 지난, 타이안 산둥 땅으로 들어서면 핸드폰 메시지가 뜬다. 미사여구 다 필요 없다. 태산과 공자만으로도 익숙하고 친근하다. 기원전 제나라와 노나라 땅의 환영 인사다. 제나라는 쯔보, 노나라는 취푸가 도읍이었다. 지금 성의 수도는 지난(濟南)이다. 72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샘물이 솟아나기에 천성(泉城)이라 불린다. 한걸음에 천성광장에 있는 표돌천(趵突泉)으로 간다. ‘높이 뛰어오르는 샘’이라니 듣기만 해도 용솟음친다. {계속}

월마트 창업자에게 영감을 준 맹자 후손의 '작은 가게'

천안문 하늘에 휘날린 오성홍기의 비단, 맹자 후손이 만든 가게가 제공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제노 문화 ① 웨이팡, 칭저우, 쯔보 기원전 주나라 무왕이 강상(姜尚)에게 분봉했다. 낚시꾼 강태공으로 유명한 그는 제나라 제후가 됐다. 칭다오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웨이팡(濰坊)도 제나라 문화권에 포함된다. 바람의 친구인 연, 즉 풍쟁(風箏)의 고향이다. 나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다. 연에 솔개가 그림으로 들어서면 가장 멋들어진지는 모르나 연도(鳶都)라는 그럴싸한 별칭을 가지고 있다. 민간 공예가 돋보이는 판화인 연화(年畫)의 고향이기도 하다. 연에 역사를 그리고 판화로 새겨 해학을 담는 회화의 도시다. 연과 연화를 모두 보려고 양자부(楊家埠)로 된다. {계속}

은은한 황금색 조명... 커피 향과 문학 감성 품은 수향

서책과 동책, 수향의 미래와 과거가 보인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남 수향 ④ 우전 상하이에서 퉁샹(桐鄉)까지 고속열차로 40분, 다시 북쪽으로 30km 이동한다. 국민이 다 아는 수향인 우전(烏鎮)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우전이 바쁘다. 세계인터넷포럼(World Internet Conference)이 열리기 때문이다. 글로벌 CEO들이 많이 참가한다. 매번 시진핑 국가주석이 치사를 한다. 2019년 10월에 열린 제6회 대회는 직접 참가했다. 올해 9월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저장성 서기이던 2005년 8월에도 방문했다. 저장성 수도인 항저우와는 1시간 30분 거리다. 우전은 서책(西柵)과 동책(東柵)으로 나뉜다. 포럼이 열리는 서책이 훨씬 크고 예쁘다. 동책은 별로 다듬지 않아 그냥 평..

물통·차양·돌다리… 수로 따라 끝없는 감동 스토리

거리마다 무료로 공급되는 따뜻한 물 한잔, ‘휴머니즘 수향’을 가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남 수향 ③ 시탕 상하이에서 버스를 탔다. 싱가포르 화교 가수 린쥔제(林俊杰)의 ‘강남(江南)’을 듣고 또 듣는다. 여행은 유행가에 심쿵하는 심장박동과도 같다. 1시간 반 거리에 강남 수향 시탕(西塘)이 있다. 수향마다 개성이 강해 가는 곳마다 신선한 역사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시탕은 그 어떤 마을보다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 무료로 뜨거운 물을 마실 수 있는 물통이 마을 곳곳에 30여 개가 비치돼 있다. 1년 365일 무료 물통이 있는 마을은 거의 없다. 왜 이런 선행을 베푸는가? 저장 자싱(嘉興)에 위치하며 영화 ‘미션임파서블3’ 촬영지로 유명한 시탕에 도착한다. {계속}

그림으로 옮겼더니 350억...화가들이 사랑한 수향

거상이자 ‘활재신’의 대퇴부를 비유한 강남 수향의 돼지 족발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남 수향 ② 저우좡, 난쉰 2016년 4월 4일 홍콩 미술품 경매장이다. 유화 한 점이 350억 원에 낙찰됐다. 우관중(吳冠中 1919~2010)이 그린 ‘저우좡(周莊)’이다. 우관중은 1985년 부인과 함께 강남 수향인 저우좡을 찾았다. 스케치하고 수묵화를 그렸다. 12년 후인 1997년에 마음 깊숙이 담아둔 수향의 인상을 발효해냈다. 3m에 이르는 유화로 탄생했다. 도랑 위 볼록한 다리, 골목 사이 가옥이 성곽처럼 웅장하다. 조금 비현실적으로 보이기조차 한다. {계속}

격자 물길에 섬이 72개... 어디가 실제이고 어디가 반영인지

강남 수향에 신화와 과학이 만나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 이름을 바꾸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남 수향 ① 루즈, 퉁리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후 도처의 신기한 동물을 모아 금수원(禽獸園)을 지었다. 어느 날 황제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동물을 보고 싶어 했다. 결국 고민 끝에 이종 교배를 단행했다. 몇 년 후 야생 소가 암수 한 쌍을 잉태했다. 코뿔소의 뿔, 사자의 몸, 용의 등, 곰의 손, 물고기의 비늘, 소의 꼬리를 지녔다. 뿔이 하나였고 중앙에 단정하다는 뜻으로 각단(角端)이라 이름을 짓고 보고를 했다. 크게 기뻐한 황제가 7획의 각에서 뿔 하나를 뗐다. 6획의 녹(甪)이 됐다. 신화 속 동물 녹단이 탄생했다. 오로지 하나의 마음으로 불편부당하지 않은 통치라는 상징으로 발전했다. 고궁 중화..

꿈의 도시 한단... 중국혁명열사릉에 묻힌 밀양 사람 윤세주

한단지몽의 도시에 잠든 조선인 열사의 꿈을 추모한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⑤ 창저우 오교잡기와 한단 황량몽여선사, 혁명열사능원 둔황 막고굴(莫高窟) 제156굴에 들어서면 양쪽에 벽화가 있다. 오른쪽에 위치한 북쪽 벽화가 송국부인출행도(宋國夫人出行圖)다. 왼쪽인 남쪽 벽화 장의조출행도(張議潮出行圖)와 대칭이다. 당나라 시대 안녹산과 사사명의 반란 이후 786년에 토번(티베트)이 둔황을 점령한다. 62년이나 실크로드를 장악하고 통치했다. 장의조가 토번을 쫓아내고 당나라에 귀의한다. 귀의군 절도사 장의조의 송국부인 행차다. 벽화에 흥미로운 장면이 있다. 역사(力士)가 십(十) 자 모양의 긴 장대를 머리 위에 올리고 있다. 양 끝에 어린이 둘, 중간과 꼭대기에 하나씩 모두 4명이 재주를 ..

같은 몽(夢), 다른 꿈... 소설 홍루몽과 시진핑의 중국몽

‘동방의 아름다운 신’이라 극찬한 루쉰의 관음보살은 어디에 있을까?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④ 스자좡 융흥사와 영국부 1901년에 일본인 사진작가가 베이징에 사진관을 열었다. 고궁 동쪽, 지금의 왕푸징(王府井) 부근이다. 사찰, 석굴, 궁전, 능원, 거리 등을 촬영했다. 사진도 팔았다. 1923년 베이징 고궁 서쪽에 살던 루쉰(魯迅)이 사진 한 장을 샀다. ‘동방미신(東方美神)’이라 경탄하고 액자까지 만들었다. 서재에 두고 1936년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감상했다. 루쉰은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20세기 최고의 문학가이자 사상가가 한 말이다. ‘아름다운 신’에 대한 극찬이다. 미인이 아니니 사람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일까? {계속}

조조로 환생한 한신... 이것은 초한지인가, 삼국지인가?

배수진의 영웅 한신이 삼국지의 조조로 환생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③ 바오딩 삼의궁과 만청한묘, 스자좡 포독채 정사 기록 어디에도 없다. 서민을 위한 소설에는 각색이 필요했다. 도원결의(桃園結義)다. 유비와 장비의 고향은 탁현(涿县). 관우는 고향 해현(解县)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해 나타난다. 소설에서 셋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동한 말기 황건군 민란을 일으킨 장각(張角), 장보((張寶), 장량(張梁) 형제가 먼저 등장한다. 유비, 관우, 장비 셋은 갑자기 의기투합했다. 장비가 제안했다. ‘우리 집 뒤쪽에 도원이 하나 있소. 꽃이 만발한 상태요. 내일 하늘과 땅의 신에게 제례 후 우리 셋이 형제 결의를 맺고 함께 힘을 합치면 대사를 도모할 수 있소’라 ..

한여름에도 서늘... 들꽃 만발 '공중초원'에서 승마 유람

한여름의 피서지 공중초원에서 본 개기일식, 태어나서 처음이야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② 장자커우 공중초원과 바오딩 청서릉 태행산(太行山)은 북위 34도에서 43도에 걸쳐 있다. 허난성 서부를 시작으로 허베이성 북부에 이르며 직선거리로 대략 750km다. 동경 110도에서 114도 사이다. 우리나라로 수평 이동하면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까지’라 생각하면 된다. 서쪽은 고원이며 동쪽은 평원이다. 최고봉은 해발 3,061m의 오대산이다. 남북으로 1,000m 정도 고도 차이가 나는 가파른 산맥으로 명산이 줄줄이 이어진다. 융기와 침식을 거듭한 지각운동으로 산을 넘어가는 지렛목이 생겼다. 예로부터 팔형(八陘)이라 했다. 산맥을 가로지를 수 있는 험로가 여덟 곳이라는 말..

실세 황후와 허수아비 황제의 숨 막히는 하룻밤

역참에서의 하룻밤, 서태후와 광서제는 서로 등 돌리는 사이?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① 장자커우 계명역과 난천고진 1421년 명나라 영락제가 베이징 천도를 선언했다. 수도 방위를 공고히 하고 몽골 민족의 남하를 방어할 목적으로 경사북방선(京師北防線)을 구축했다. ‘경사’는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수도’라는 뜻이다. 만리장성 관문인 거용관(居庸關) 바깥으로 요새, 보루, 봉화대를 세웠다. 북방선 남쪽으로 자연스레 군사도로이자 무역로가 생겨났는데 경사북로(京師北路)라 부른다. 이 길을 따라 이자성 민란 군대가 하늘을 찌를 듯 깃발을 펄럭이며 수도로 진군했고 몽골계 오이라트 부족을 정벌하러 청나라 강희제의 전마(戰馬)가 출정했다. 1900년 8월 15일 새벽, 서방 8개 연합군이 침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