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분 중국문화여행 상설 공개 강좌 2번째

 

13년 동안 약 400개 도시를 취재와 여행으로 다녔던 기록을 재미있는 주제로 펼쳐보고자 합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응집된 각 지역이나 여행지의 모습은 사뭇 서로 다릅니다. 그럼에도 함께 공통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서로 나누어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테마가 있는 중국문화여행, 현장감 넘치며 흐름을 꿰는 중국발품의 동행이 될 것입니다. 중국발품취재와 중국문화여행이 혼합돼 테마가 정해집니다.


지난 7월 14일 첫 강좌 "실크로드"에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 2주 간격으로 진행 예정이나 7~8월 중국 동행으로 인해 다음 강좌는 8월25일(토)로 정했습니다.  


주제는 "중국 8대 고성"입니다. 


-       핑야오, 전국을 주름잡던 상인의 고향

-       후이저우, 휘주를 대표하던 상인

-       랑중, 삼국지 영웅 장비는 푸줏간의 신

-       리장, 혼자 가서 둘이 나오자 하지만

-       다리, 천룡팔부와 천주교 성당

-       펑황, 강 야경이 정말 끝내준다

-       상추, 상업이 시작된 고성이라는데

-       싱청, 박지원이 지나간 영원성


고성이 지닌 역사와 문화는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나 공연, 아름다운 분위기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강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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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아래에서의 사랑 [山楂树之恋]


중국 5세대 감독 장이머우는 6세대적인 감성으로 만든 영화가 있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个都不能少)>에 이후에 그래도 봐줄만한 영화 하나가 2010년에 제작됐다. ‘산사나무 아래라고 영화 제목을 번역했지만 <산사나무 아래에서의 사랑(山楂树之恋)>이라고 하는 게 더 좋아 보인다.

 

미국 화교 작가 아이미(艾米)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 원작이다. ‘사상 가장 순수한 사랑 소설이라는 평판을 얻었으며 우리나라에도 번역돼 꽤 알려져 있다. 7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 학교를 벗어나 농촌에 가서 일하고 공부하는 개문판학(开门办学)시절에 생겨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가 개봉되자 새로운 여배우 캐스팅에 예리한 눈매를 가진 장이머우의 새로운 머우뉘랑(谋女郎)이 등장했다고 열광했다. 그만큼 앳된 얼굴과 진솔한 느낌으로 여주인공 징추(静秋)를 연기한 저우둥위(周冬雨)에 주목했고 호평이 쏟아졌다. 1992년생 저우둥위는 장이머우가 졸업한 북경전영학원(영화전문학교)에 입학한 후 본격적인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으며 주목 받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상대역 라오싼(老三)으로 데뷔한 더우샤오(窦骁) 역시 징추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을 잘 표현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아마도 징추를 향한 라오싼의 마음을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 원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는 호북 이창(宜昌)에 있는 장가묘촌(姜家)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삼협 댐 부근이자 옛날부터 토가족이 살아오던 동네이기도 하다. 삼협인가(人家) 풍경구가 있어 산상, 수상, 계곡 가옥에서 살아가는 풍물이 잘 남겨져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2007년에 발품취재로 다녀왔던 곳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만났던 그리운 이가 있거나, 첫사랑이 생각나거나, 중년이 지났건만 '순수한 사랑'이 떠오르는 분은 이 영화 한번 보면 며칠 '잠 못 이루는 밤'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랑에 관한 소품이지만 영화를 본 후 맴도는 사랑의 내음은 가슴 속을 맴돌며 쉬이 잘 떠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징추'와 '라오싼'이 그려내는 순백의 연기에 취해 보세요."





산사나무 아래

The Love of the Hawthorn Tree 
8.9
감독
장예모
출연
주동우, 두효, 해미연, 이설건, 여려평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중국 | 115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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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여행 설두산3


설두산에서 내려오니 5성급 인봉리조트의 하늘에 구름이 멋집니다. 간단히 씻고 시내 호텔에서 만찬을 했는데 역시 토란요리가 흔히 볼 수 없는 맛. 처음에 잘 몰라 물었더니 '위터우(yutou)'랍니다. 헐 물고기 머리? 역시 성조가 달랐습니다. 鱼头와 芋头를 착각하다니...토란은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도 합니다. 

만찬 후 무산묘로 이동해 등산대회 뒷풀이를 했습니다. 무산묘는 시커우의 중요 제사행사를 치르던 사당으로 장蒋씨를 비롯 임任, 송宋, 단单, 장张씨 5개 성씨가 합동으로 행사를 하던 곳입니다. 치파오 무용, 노래 등등 재미난 공연과 등산대회 수상자에 대한 시상도 있었는데 추첨으로 뽑는 1등(상금 50만원)에 중학생이 당첨돼 화제였습니다. 사회를 본 한국 중국여행동회 정규호 대표의 진행도 재밌습니다.

무산묘는 평소에는 박물관이고 저녁에는 공연장소이기도 합니다. 주위에 민국시대 풍물사진이 많은데 역시 장제스와 쑹메이링 사진이 눈길을 끌고 성냥과 담배를 팔던 아가씨가 인상적입니다. 

무대가 모두 끝나고 가까운 곳에 있는 다파이당(大排档), 즉 노천 포장마차로 옮겼습니다. 1000여명이 한꺼번에 모여 술을 마셔도 될만큼 큰 마당입니다. 양고기꼬치 양뤄촬(羊肉串) 파는 위구르족 청년이 인상적입다. 실크로드 부근 가면 자주 보는 모습이건만 이곳 절강성에서 만나다니 반갑웠습니다. 평소에 동그란 흰색 모자를 쓰고 다니는 무슬림인데 중국에서는 위구르족과 회족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한눈에 투르크(돌궐)계 얼굴이니 위구르족입니다. 바이주와 맥주, 다양한 안주로 거나하게 취한 후 우리 일행 다섯명은 택시 하나에 함께 타고 무사히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즐겁게, 많이 마신 밤...내일은 신선거 절경을 봐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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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여행 설두산2


장개석가 가마 타고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 등산대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길 중간에 민국시대 옷차림의 아가씨와 <13억 인과의 대화>를 붓글씨로 쓰고 기념사진을 찍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사진은 현지 언론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장개석와 송미령의 별장 묘고대妙高台 근처의 높이 186미터의 천장암千丈岩폭포를 케이블카를 타고 찍기도 했습니다. 


설두산의 미륵보살 성지 설두사雪窦寺를 들렀습니다. 높이 33미터의 미륵보살이 웅장한 자태, 배 불룩하게 앉은 모습이 멀리서도 보입니다. 설두사의 창건은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까지 역사가 거슬러올라가나 당나라 시대 본격적으로 건축됐으며 1932년 민국 시대에 이르러 중국 5대 명산의 불교사찰로 꼽히게 됩니다. 오등회원五镫會元 편액이 걸린 작은 사당에는 문수보살의 성지 오대산, 관음보살의 성지 보타산, 보현보살의 성지 아미산, 지장보살의 성지 구화산과 함께 5대 사찰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륵보전에는 승려들이 봉양하고 있었으며 천왕전 뒤편에 늘 칼을 차고 있는 위태보살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설두사 바로 옆에는 <중국인이야기> 4편에 나오는 장학량의 첫 번째 구금 장소입니다. 1936년 12.12 사태, 서안사변의 주인공 장학량은 1937년 1월 13일 이곳에서 53년이나 되는 연금생활을 시작합니다. 그와 72년간 옆을 지켰던 조일적 여사의 백색의 조각상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책에서 ‘풀리지 않는 삼각관계’의 '장제스', '쑹메이링', '장쉐량'에 얽힌 이야기가 떠오르니 자연스레 인증 샷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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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여행 설두산1


장개석의 고향 시커우溪口의 거리는 중화민국 시대 풍물이 많습니다. 민국 시대 사람들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 지방 특산인 토란이 거리 곳곳에 즐비한데 담백한 고구마 맛이 나며 영양가도 좋습니다. 시커우에서 가장 흔한 과자인 천층병千层饼도 눈길을 끄는데 토란가루와 바다이끼 등을 원료로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넣고 굽는 과자입니다. 


총통 장개석 고향 집 건물에는 두 마리 용이 넘실거리고 벽마다 관우처럼 용장이 조각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조상 신위가 모셔져 있는 고거의 보본당报本堂 지붕 위에 있는 쌍용창주双龙抢珠와 삼성고조三星高照를 보고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두 마리 용이 구슬을 가지고 노는 것은 베이징 고궁이나 공자 사당에서나 어울리는 황제의 위상인데다가 중국인들이 가장 선망의 대상인 복, 녹, 수 삼성의 신이 나란히 빛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寓理帅气" 편액은 이 끔찍하게 아낀 장자 장경국 40세 생일에 써준 문구로 「맹자」에 나오는데 "이치를 마음에 품어 통솔의 기상을 펼치라"는 뜻....


무엇보다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과 두 언니와 함께 서 있는 조각상이 반가웠습니다. <중국인이야기> 4편에 송미령과 장학량의 ‘풀리지 않는 삼각관계’가 떠올라 인증 샷도 하나 찍었습니다. 장개석 닮은 사람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오후에는 설두산등산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중국사람들도 참 많이 참가한 한중 친선대회. 이 지방 무형문화재인 용춤 공연과 ‘모리화茉莉花’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의 열창도 좋았습니다. 쉽게 보기 힘든 중국악기인 얼후二胡, 피파琵琶, 구정古筝, 디즈笛子를 본 것도 즐거웠습니다. 더운 날씨였지만 모두 설두산의 폭포를 향해 열심히 걷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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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여행 강의자료입니다.

 

<문화여행 - 13억 인과의 대화>를 주제로 2015 4 7(), 저녁 7:30~9:30, 충무로 캔손갤러리에서 돈키우스 주최의 강의입니다.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알려지고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들과 즐거운 90분의 시간이었습니다. 현장 강의 및 뒷풀이 사진도 보탭니다. 제가 여행을 인솔할 때 자주 '그 이전 여행'에서 가져온 물건(공예품, 옷, 그림 등등)을 다음 강의나 여행에 오신 분에게 나누어 드리곤 하는데, 이번 강의에서는 지난 3월 북경에서 구입해온 피잉(그림자극 공예품) 2점을 '관우'를 유한종님(가장 먼저 와 주셨음), '병마용'을 하민회님(제 책을 준비해 오심)에게 드렸습니다.

페이스북 이벤트 http://goo.gl/MwyzXl


현장 강의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영상도 남깁니다.

 




http://youyue.co.kr/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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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키우스 57차 특별강의 [문화여행, 13억인과의 대화]




4월 7일(화), 저녁 7:30~9:30

장소; 캔손갤러리 (서울 중구 충무로 3가 59-4)


* 강사 최종명 저자


[강연내용]
1) 중국발품취재 300개 도시
2) 중국문화여행 Best 13
- 사합원의 비밀
- 천하제일용
- 미와 추의 변증법적 통일 변검
- 국가도서관
- <금면왕조><인상시리즈>
- 병마용의 비밀
- 마트와 비단장수
- 소수민족 문화여행의 진수 (티베트, 실크로드, 운남, 귀주, 계림)
- <
선덕여왕> & <붉은 수수밭>
-
삼국지 문화
- , 국가, 명예를 사랑한 자매
- 재물신의 양 손
- 4대미인과 악녀
3) 중국한류와 6세대 영화
4) 문화여행이란?


신청 https://www.facebook.com/events/442840905866900/


[프로필]
2005
년 자유의 의미를 깨닫고 취재(중국)를 시작한 프리랜서 기자 및 작가. 발품으로 중국을 다닌 지 10여 년, 300여 도시를 다니며 중국역사와 생활문화를 담았다. 3년 전부터 문화여행 기획자이자 인솔자로 여행의 동행과 문화를 전수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인터넷미디어 분야에 근무했으며 인터넷방송과 케이블채널 차이나TV를 설립해 운영했으며 마흔이 넘은 나이에 북경에서 1년 어학연수 후 중국문화전문가로 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고 한겨레TV<차이나리포트> 50편을 방영하고 있으며, 기업웹진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 포토에세이 다이어리 <꿈 꾸는 여행, 차이나>(2009), 중국문화 입문서 <13억 인과의 대화>(2014)가 있으며 현재 <민란, 중국인민을 춤추게 하라>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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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비 : 1만원 (현장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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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 : Cantata 커피타임 (각자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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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맞아 양에게 보내는 진혼곡



▲ 2015년 청양해를 맞이해 중국 각종 그림 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는 그림ⓒ 쥐투왕聚圖網

 

2015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뜨고 저물고 달이 솟고 사라지는 하루가 어디 오늘뿐이겠는가? 천지 만물이 생기고 세상의 온갖 동물이 인간과 더불어 살기 시작하자 털조차 눈처럼 정겨운 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양은 고기가 됐고 똥오줌은 밭을 가꾸었고 가죽은 인간의 피부를 감싸주었으며 뿔로는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부르도록 악기가 됐다. 그래서 양은 토템이 되기도 했고 양의 피는 하늘에게 바치는 경배로 승화했다.

 

동한시대 학자 허신이 평생 심혈을 뿌리며 연구한 한자의 교본 <설문해자文解>를 펼치면 양은 곧 상이라 해설하고 있다. 경사가 날 정도로 운이 좋아 행복하다고 해야 할 길상吉祥이자 매우 기쁘고 좋은 징조인 상서祥瑞이다. 이보다 더 좋은 뜻이 또 있을까? 양의 해를 맞아 덕담으로 꽤 믿음직한 동물임이 분명하다.


▲ 동한시대 학자 허신許愼의 한자 교본 <설문해자說文解字> ⓒ 오성서국


▲ 양羊의 고대 글자체, 왼쪽부터 예서隸書(전국시대), 소전小篆(진나라), 금문金文(주나라), 갑골문甲骨文(상나라), 골각문骨刻文(뼈에 새긴 상형) ⓒ 바이두

 

12간지의 양이 기분 좋은 양일까? 그 힌트는 시/에게 있다. 나라의 거북이 껍데기에 긁은 갑골문甲骨文이나 주나라의 청동기에 새긴 금문金文 모두 횡으로 모양을 하고 있는 제사장이 제물을 앞에 두고 행하는 제사祭祀를 뜻하는 상형象形 문자임을 기억해두고 있다. 우리의 가깝고도 쓸모 많은 친구가 그 자리에 드러누워 있었을 것이 100% 분명하다. 양은 스스로 인내하며 맑은 눈을 감으며 나약하고 사악한 인간을 대신해 천지신명에 드리는 제사의 희생양犧牲羊이 된 것이다.

 

과 비슷한 등급의 한자는 수없이 많다. 분봉分封국가 주나라가 창안했으며, 장자인 대종大宗의 세습과 소종의 분화로 상징되는 종법宗法제도은 조상이자 가족, 숭배의 뜻이기도 한데 한마디로 말하면 제사 지내는 집이자 종묘宗廟. 하늘의 신 과 땅의 신 에도 당연히 제사 행위가 착 달라붙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멋진 양을 위한 제사의 언어는 축복祝福이다. ‘은 주문을 비는 주을 뜻하고 은 양손으로 술을 술잔에 따르며 제사를 지내는 뜻이라고 갑골문에 새겨져 있다. 역시 갑골문에 나타나는 는 위 왼쪽 상형은 희생된 고기이며 위 오른쪽 는 손()이었다. 제사상에 올려진 고기를 어루만지는 행동이니 당연히 양이 주인공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갑골문이나 금문에서 두 개 이상의 상형이 어우러진 글자를 회의자意字라고 한다.

 

2015년을 책임질 양의 가장 기분 좋은 회의자는 미. 과 대가 하나로 결합한 글자가 아름답다이니 정말 아름다운 글자가 아닐 수 없다. ‘양이 크다거나 커다란 숫양같은 개념을 고대인이 생각했다면 착각이고 평범한 해석이다. 정말 아름다운이유는 지금껏 위에서 설명한 주인공의 희생정신과 더불어 큰 대자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갑골문에서 형상하는 것은 사람이 정면으로 서 있는 모습으로 손과 발이 펼쳐진 모양새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양을 앞에 두고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다사람 인 갑골문에서 그저 두 손을 모으고 예를 올리는 모양새인 것에 비해 대 내포한 뜻은 훨씬 크고신앙적이고 아름답다.


▲ 산동 곡부의 공자사당 공묘孔廟에서 공자에 대한 봉공 제사의식을 올리는 중. 제사는 고대에 '희생양'을 두고 올리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 산동 곡부의 공자사당 공묘孔廟에서 공자에 대한 봉공 제사의식을 올리는 중. 제사는 고대에 '희생양'을 두고 올리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 산동 곡부의 공자사당 공묘孔廟에서 공자에 대한 봉공 제사의식을 올리는 중. 제사는 고대에 '희생양'을 두고 올리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자가 크다라는 뜻이 된 것은 제사를 지내는 사람의 모습이 위대하기 때문이니 바로 제사장을 보고 새겼을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모계사회의 전통이라면 제사장은 여자일 수도 있다. 사마천司馬遷이 남긴 <사기史記> 중 오나라 군주 태백과 후세를 기록한 오태백세가太伯世家에는 여러 번 미를 경탄하고 있다. 오나라 계찰季札이 사신으로 주유하는 도중 주 나라 왕실의 음악과 춤을 듣고(아마 만찬이라도 했을 터) 수 없이 아름답구나美哉!”라고 했다. 사마천은 계찰의 입을 통해 맛, 색깔, 소리, 모양이 좋은() 것이라 했다.

 

오 나라의 공자로 아버지와 형들과 조카까지 왕위를 주려고 했으나 끝내 사양했던 계찰이 첫 사신의 길로 나섰을 때 서나라를 경유하게 됐는데 서왕이 자신의 보검을 갖고 싶어하지만 감히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검은 주유 중에 꼭 필요하므로 귀국하는 길에 주고자 마음 먹었는데 다시 서나라를 찾았을 때는 이미 서왕은 죽고 없었다. 그럼에도 계찰은 검을 풀어 서왕 무덤 옆 나무에 걸어놓았다. 마음속으로 다짐한 약속을 지킨다는 심허心許는 계찰괘검季札의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신의의 상징 계찰이 칭송한 아름다움이 그 이상인 것은 이런 사람 됨됨이가 전해져서 일 것이다.


▲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오태백세가吳太伯世家’에는 마음속으로 다짐한 약속을 지킨다는 심허心許, 계찰괘검季札掛劍의 고사가 기록돼 있다.

 

새해에는 양띠거나 아니거나, 가정이나 사회, 기업, 나라의 대통령부터 민초에 이르기까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 양은 인류의 탄생부터 옆에서 줄곧 신의를 지켜왔기에 아름다운 존재로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간 양이 출연한 무대는 아름답다는 뜻이다. 제사는 축제祝祭였기에 위대한 사람이 주관하는 행사는 아름다운 불꽃축제였을 수도 있고 씨족 모두가 함께 즐겁게 노는 행사였다. 사마천이 말하고 싶었던 것도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아름다운 축제가 아니었을까?

 

중국을 다니다 보면 온 사방에서 양 떼와 만난다. 물론 어스름 저녁 무렵에는 야시장에서 맥주 한 잔에 양고기 꼬치를 안주 삼기도 한다. 초원에 가노라면 양 바비큐 한 마리도 여럿이 주문해 파티를 열기도 한다. 2년 전 하북 성 공중초원空中草原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였다. 윈도 바탕화면에 나올 듯한 멋진 초원에서 양 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토끼처럼 도망 가지도 않고 소처럼 노려보지도 않는다. 저녁에 양 한 마리를 주문하고 나서 갑자기 양을 어떻게 잡는지 궁금해졌다. 주인이 양 떼를 몰아 우리로 몰아가더니 제일 나중에 문으로 들어가던 놈의 목덜미를 꽉 잡았다. 주인이 하는 말이 양들도 자신의 친구가 희생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



▲ 하남성 개봉 야시장에서 본 양고기 꼬치 파는 회족 아가씨


▲ 북경 연화산 등산 후 마을에서 먹은 양 바비큐


▲ 우루무치 다바자 시장에서 만난 양

 

양을 보면 참으로 감사하다. 양과 함께 있으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글자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모태에서 생명의 탄생을 응원하는 양수羊水가 아닐까 싶다. <역경易經>의 천일생수天一生水 세상은 물이 근원이라는 뜻이니 양과 만나 참으로 놀랍고도 경이로운 낱말이다. 양수는 음양이론과 서로 연결되며 양수와 서로 통하며 발음도 같다. 인류 생명의 시작과 함께 양과 뗄 수 없다고 고대인들이 생각했던 것이다.

 

인류의 탄생과 성장을 도와준 든든한 친구이자 생명의 상징이기도 한 양! 2015년 해가 돋는 날을 맞아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축제는 물론 상서로운 행복을 주는 양에게 감사하자


▲ 하북 성 공중초원에서 만난 양 떼


▲ 운남성 리장에서 샹그릴라 가는 길에 갑자기 도로(국도 G214)를 뛰어넘어 가고 있는 양 한 마리.


▲ 흙탕물을 건너고 있는 양 떼들. 하북성 파상초원壩上草原의 아침


▲ 가장 최근 2014년 11월 중순 북경 봉황타 산행에서 만난 양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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