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여행 89

나라 망하는 줄 모르고... '비 갠 후 하늘색' 도자기 빚으라 어명

비 갠 후 구름 뚫고 나타난 하늘 색깔로 만든 도자기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난 ⑤ 위저우 균관요박물관, 션허우고진 ‘천청색이 비를 기다리듯, 나 또한 당신을 기다려요(天青色等煙雨, 而我在等你)’라는 노래 가사가 있다. 중국 가수 저우제룬(周杰倫)이 부른 ‘청화자(青花瓷)’에 담겼다. 2008년 당시 최고 인기였다. 도대체 천청색이란 무슨 색깔인가? 밋밋한 흙을 빚어 유약을 바르고 고온의 가마를 거친 청화백자다. 파란 하늘이 연상된다. 그런데 왜 비를 기다린다고 했을까? ‘당신은 가마 속 천년의 비밀을 감추고 있구나(你隱藏在窯燒里千年的祕密)’라고 한다. 도자기 하면 곧 송나라다. 도자기유적이 170여 곳이나 된다. 약 75%가 송나라 시대 가마터다. 중원의 도자기 도시 위저우(禹州)로 간다. ..

신발 한 짝 들고 맨발로... 달마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신발 한 짝 들고 맨발로 달마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난 ④ 덩펑 숭산 소림사 시경(詩經)에 ‘송고위악(崧高維嶽) 준극어천(駿極於天)’이란 말이 나온다. ‘지극히 높아 하늘에 닿는’ 산은 악(嶽)이라 했다. 기원전부터 중원에 오악이 등장한다. 남방까지 영토가 넓어지자 남악은 형산(衡山)으로 바뀐다. 수도가 베이징이 되자 북악에 항산(恒山)이 들어온다. 동악 태산(泰山), 서악 화산(華山)과 중악 숭산(嵩山)은 변하지 않는다. 덩펑(登封)에 숭산 소림사가 있다. {계속}

[정독도서관] 발품 기행으로 만난 중국 문화의 비밀

정독도서관에서 4월 22일(토) 오후 4시부터 2시간, "중국문화의 비밀"을 테마로 강의를 했습니다. (사)한중민간문화교류협회, 숭실사이버대학 중국언어문화학과, 한국화교화인연합총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특강이었습니다. 60명이 넘는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제 여행 함께 한 지인도 꽤 많이 오셔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강의 제목은 "발품 기행으로 만난 중국 문화의 비밀"이며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중국 대문에 담긴 비밀을 열어보다 - 황제가 질문하고 신하가 대답하다 - 삼국지 소설이 중국 최초의 영화가 되다 - 일본 역사학자의 콧대 꺾은 돈황의 벽화 - 자금성의 보물을 훔친 황제 - 중국 4대 미인은 도대체 누가 정했을까? - 맹자 후손이 만든 비단이 최초의 국기 - 관우 고향에..

무한정 늘어난 찬양 문구... 관우는 어떻게 신격화되었나

중국 최초의 사원에 베이징 고궁의 국보급 불상이 옮겨간 까닭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난 ② 뤄양 관림, 백마사 정사 삼국지를 열어 위서(魏書) 무제기(武帝紀)를 펼친다. ‘권격참우(權擊斬羽), 전기수(傳其首)’라는 기록이 있다. 시호인 무제(武帝)는 조조다. 서기 220년 봄에 조조가 뤄양에 이르렀다. 손권이 관우를 공격해 참수하고 그 수급을 보내왔다는 내용이다. 조조는 무덤을 짓고 장사를 지냈다. 세월이 흘러 백성은 물론 황실도 우상으로 대접했다. 뤄양 남쪽에 위치한 관림(關林)으로 간다. 1592년 명나라 만력제 시대에 지금의 골격을 갖췄다. 성인으로 추앙하며 성역으로 만들었다. {계속}

400년 간 이어진 극락왕생 기원... 2300개 석굴에 10만 불상

황태자가 되면 어머니가 죽는다, 극락왕생 기원한 석굴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난 ① 뤄양 용문석굴 둔황 막고굴(莫高窟)이 먼저고 다퉁 운강석굴(雲岡石窟)과 뤄양 용문석굴(龍門石窟)이 뒤를 이었다. 굴착 시기에 따른 순서다. 3대 석굴이고 모두 세계문화유산이다. 오호십육국 시대 선비족이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위(魏)라 했다. 역사에서 북위라 한다. 중원을 포함해 북방을 통일하고 약 150년을 통치했다. 불교가 융성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왕조다. 수도 다퉁 시절에 운강석굴을 만들었다. 7대 황제 효문제(孝文帝) 시대인 494년에 뤄양으로 천도했다. 이번에는 용문석굴을 만들었다. 366년 처음 굴착된 막고굴에도 254호굴 등 북위 시대 석굴이 많다. {계속}

속살까지 아날로그 감성… 중국인이 이곳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

중국 우표에 등장한 마을, 중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계림산수 ④ 황야오고진 중국은 고진(古鎮)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장 아름다운 10대 고진을 꼽으면 자주 언급된다. 몇 년 전에는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선정됐다. 중국 우표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조금 낯설다. 소박한 모습이 옛날 모습 그대로 많이 남아있다. 황야오고진(黄姚古鎮)이다. 카르스트 지형을 품은 마을로 소계림(小桂林)이라 불린다. 계림산수의 땅 양숴 부근이다. 동남쪽으로 2시간 걸린다. 고속도로 출구를 빠져나와 2km를 들어가면 고진 입구다. 그 속살로 들어가 본다. {계속}

온 사방이 중국? 미스터리 고대 문명 '삼성퇴'

얼굴이 팍팍 바뀌는 변검, 발원지에서 봐야 오리지널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④ 촉풍아운, 팬더기지, 삼성퇴, 낭원선경 20년 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변검(變臉) 공연을 처음 봤다. 후다닥 얼굴이 바뀌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10여 차례 관람했는데 감탄은 한결같다. 리드미컬한 반주에 맞춰 순식간에 변하는 맛을 그 무엇도 흉내가 어렵다. 도포 휘날리며 얼굴이 사라지고 어느새 바뀐 얼굴. 처음 알려진 시기는 불분명하다. 청나라 건륭제 시기인 18세기 말에 시작됐다는 짐작만 한다. 발원이 쓰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청두에 전문 공연장이 많다. 친타이루(琴臺路)에 위치한 촉풍아운(蜀風雅韻)으로 간다. 매일 밤 1시간 30분 동안 공연한다. 홍등과 조명이 어울린 무대가 단정하다. 긴 주전자로 차 ..

[농심-54] 만리장성에 올라 한국 라면을 끓여 먹었다면 믿겠는가?

베이징 북쪽 외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명나라 장성을 등산하다 기원전에 살았던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장성(長城)’을 언급한다. 초세가(楚世家)나 몽염열전(蒙恬列傳) 등에 기록돼 있는데 지금 장성과는 무관하다.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진시황은 이전 시대의 산성을 정비한 수준이다. 흉노족 침공에 대비해 산성을 쌓긴 했어도 ‘만리’라는 말은 지나친 왜곡이다. 아무리 시황제라 해도 통일 군주로 10여 년을 집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산해관에서 가욕관까지 만리에 이르는 장성이다. 명나라 시대에 200년에 걸쳐 크게 3번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16세기 중반에 거의 20년에 걸쳐 항왜 영웅인 척계광(戚繼光) 장군이 지금의 골격을 완성했다. 수도 베이징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장성이 많다. 베이징에 살면서..

두보의 '호우시절' 옆 삼국지에 진심인 거리

비단 도시에서 시인 두보의 ‘호우시절’을 따라간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③ 두보초당, 무후사, 금리고가 봄비 내리는 밤에 두보(杜甫)가 붓을 들었다. 춘야희우(春夜喜雨)다. 안녹산이 반란을 일으키자 관직을 잃고 처자와 정처 없이 떠돌다 청두(成都)에 정착했다. 미관말직 하나 얻어 초당을 짓고 살던 시절이다. 농부의 마음을 헤아리며 지은 시로 761년 작품이다. 첫 구절은 영화 ‘호우시절’로도 유명하다. 출장 온 정우성은 우연히 미국 유학 시절 친구로 두보초당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가오위엔위엔(高圓圓)을 만난다. ‘첫사랑의 로맨스’가 초당의 싱그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시절’을 알고 내리는 비는 영화로 살아나 때맞춰 온 사랑이 됐다. 영화의 여운을 지니고 두보초당으로 간다. {계속}

덩샤오핑의 ‘3연임 금지’ 규정 깬 시진핑… 역사엔 어떻게 새겨질까

덩샤오핑 고거에서 ‘3차 결의’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을 생각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② 룽창패방군, 장다첸기념관, 덩샤오핑고거 쓰촨 동남부 네이장(内江)에 가면 ‘입체사서(立體史書)’라는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별명도 잘 지으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룽창(隆昌)에 위치한 패방군(牌坊群)이 ‘서있는 역사책’다. 패방은 공로를 세웠거나 과거 급제, 충성과 효도, 절개와 의리를 자랑하기 위해 짓는다. 마을의 자랑이고 인물에 대한 평가다. 역사에 대한 기록이고 건축 문화다. 철학과 수학, 문학과 미학을 새긴다. 톨게이트도 고풍스럽다. {계속}

[농심-52] 징그럽지만 허겁지겁 먹은 ‘장어 찜밥’, 세계문화유산 조루를 유람하다

화교 상인이 고향에 돌아와 세운 카이핑 조루 자력촌과 입원 중국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유산이 몇 곳이나 될까? 2021년에 7월에 하나가 추가돼 모두 56곳이다. 전 세계 1등이다. 장성과 병마용처럼 잘 알려진 유적도 있지만 처음 듣거나 낯선 곳도 꽤 많다. 2007년에 등재된 카이핑(开平) 조루(碉楼)가 그렇다. 직항 타고 광저우 공항에 내려 서남쪽 방향으로 약 2시간 걸린다. 카이핑 시 서쪽 외곽에 위치한 자력촌(自力村)으로 간다. 안으로 들어서니 아담한 카페 ‘가(家)+가(咖)’가 있다. 집에 커피를 더했다는 뜻이다. (계속)

[음식기행-51] 해발 5천미터 넘어가니 티베트 보물로 삶은 전통 닭 요리가 나오네

티베트 민족의 주식인 청보리 밭과 아름다운 호수와 빙하의 반영 티베트 고원은 해발이 3,000m에서 5,000m에 이른다. 중국은 청장고원(青藏高原)이라 부른다. 고원 남쪽인 망캉(芒康)도 평균 4,000m가 넘는다. 하늘과 구름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듯 화창한 날씨를 선사한다. 고원이라 농사가 쉽지 않다. 유별나게 초록의 밭이 줄줄이 이어진다. 볏과 식물로 고원의 토양에서 자라는 칭커(青稞)다. 티베트 고원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