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1회] 천연기념물 따오기 천연 서식지 산시 성 양현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따오기 노래에는 해와 달, 별이 돋는 내 어머님의 나라를 담고 있다. 한정동 동시, 윤극영 작곡의 이 동요, 한두 번 들어보거나 불렀으리라. 일제 시대 나라 잃은 슬픔을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노랫말로 애절하게 표현했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든 새가 됐다.

 

천연의 자연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따오기는 도시화, 산업화에 의해 멸종되기 쉬운 새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제 198호로 지정한 따오기는 1970년대 중반 사라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연 상태로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는 중국에 있다. 따오기는 중국말로 주환()이라 한다. 산시(西) 성 양()현에 있는 주환 생태습지를 찾았다. 따오기는 중국 대륙 중부를 동서로 가르는 천혜의 요새인 친링(秦岭)산맥 남단에 서식한다. 고도 시안(西安)에서 차를 타고 따오기가 있는 양현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린다.

 

친링산맥을 넘어가는 길은 그야말로 긴 터널의 연속이다. 최고 긴 터널은 14킬로미터나 된다. 게다가 동서로 1,500킬로미터에 이르는 기나긴 산맥의 주봉은 해발 37백 미터가 넘고 평균 해발도 2천 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이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면 싸늘하다. 8월 한여름인데도 휴게소에 잠시 멈추자 초겨울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중국 <초한지> <삼국지>에 자주 등장하는 한중(汉中) 시에 속해 있는 조그만 양현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따오기 구호사육(救護飼養)센터로 향했다. 담벼락에 새겨진 따오기 그림들만 봐도 반갑다. ‘동방의 보석(东方宝石)’이자 상서로운 길조(吉祥)’라는 문구에는 따오기에 대한 존경심까지 떠오르게 한다.

 

그 아래에는 ‘1981 5월 조류학자 류인쩡(柳荫增) 등이 오랫동안의 연구와 조사 끝에 이곳 양현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적적으로 생존해 있는 야생 따오기 7마리를 발견했다는 말이 써 있다. 정말 기적적으로 살아있는 따오기를 찾아낸 것 역시 기적이라 할만하다. 류인쩡은 중국에서 20년 전에 사라진 따오기를 찾기 위해 3년 여 기간 동안 5만 킬로미터, 12개 성에 이르는 곳곳을 걸어 다녔다고 한다.

 

류인쩡을 비롯한 연구팀은 이 친링 1호 따오기 무리를 발견해 화제의 인물이 됐다. 중국 정부는 이 지역을 특별 관리했는데 농약, 비료 등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고 공기총이나 폭죽 사용도 금지됐으며 벌목도 관리했을 뿐 아니라 일년 내내 습지를 유지하기도 했다. 기념우표도 발매했으며 관련 규정도 엄격하게 적용했다. 1990 9월에 외지에서 사냥하러 온 사람이 과실로 따오기 3마리를 죽였는데 이 때문에 실형 4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 번식 활동을 통해 매년 5마리씩 증가해 지금은 상당한 숫자의 따오기가 서식하고 있다. 이 따오기는 외교 선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데 1998년에는 당시 장쩌민 주석이 일본에 한 쌍의 따오기를 선물했으며 2008년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우리나라에 기증했다. 지금 경남 우포 습지에 있는 따오기 한 쌍은 2008년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의 방한에 맞춰 기증 받은 것이다.

 

관리사무실에 들어가서 따오기를 보고 싶고 취재도 했으면 한다고 했더니 대뜸 오늘은 볼 수 없다고 한다. 한참 설득해 겨우 안내인을 소개해준다고 하더니 돈을 내라고 한다. 한 사람에 500위엔 씩 내라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모두 6명이니 3,000위엔, 50만원이나 받겠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전에 왔던 사람들에게 발급한 영수증을 보여주는데 정말 엄청나다.

 

500위엔은 저렴한 편이고 어떤 경우는 2,000위엔이나 받았다. 외국인에게는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우리는 베이징에 사는 사람이고 따오기 보려고 고생 끝에 왔다고 애걸하다시피 해서 겨우 1인당 100위엔을 주기로 했다.

 

안내원은 차를 타고 따오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면서 오늘은 따오기 보기가 아주 어려운 날이라고 한다.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말 볼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힘들게 보게 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시내를 가로질러 도로를 따라 30여분 가더니 졸졸 흐르는 하천 앞에 멈춘다. 차에서 내리니 1시간 가량 더 가면 따오기가 많은 산이 나오는데 거기 가면 오늘 보기 힘들 것이라면서 여기 하천 습지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보나 더 가서 보나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




 

하천을 따라 좁은 길을 걸었다. 10여분 걸어가니 정말 푸른 습지가 나타난다. 하천 옆으로 풀들이 싱그럽게 자라 있는데 땅을 밟으니 푹푹 빠진다. 한가로이 물소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데 그 사이로 새들이 정겹게 어울려 있다. 안내원은 소들과 함께 있는 새들은 따오기가 아니라 백로라고 한다. 따오기 사는 곳에는 늘 백로가 많은데 둘을 구별하기가 조금 어렵다고 한다. 도대체 따오기는 어디에 있다는 말인지.

 

진흙탕에서 나뒹구는 물소를 지나 점점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안내원이 바로 저 새야하며 소리친다. 그러니 후다닥 하고 휙 날아가는 새가 보이는데 정말 백로인지 따오기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자세히 보면 따오기는 머리부터 목 줄기에 빨갛게 물 들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날갯짓할 때 보면 백로보다 약간 금빛을 띠는 것이 따오기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 사람들 접근을 꺼려 하천 건너편에 나란히 서 있는 따오기가 보인다. 거리가 멀어 카메라로 찍어도 잘 잡히지 않는다. 망원렌즈라도 가져올 걸 후회스럽다. 다행히 캠코더를 최대한 줌인 하니 어렴풋하게나마 따오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일행들은 따오기가 도망가지 않도록 멀리 조용하게 뒤편에 머물렀다. 캠코더를 들고 조심스레 접근해 축축한 습지 한 귀퉁이에 앉았다. 다행히 따오기들은 낯선 이방인의 흔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30여분이 더 지난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서서히 백로 틈에서 따오기의 광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참을 더 시린 엉덩이를 참아내며 기다렸던 보람이 있는 것인지, 갑자기 따오기들의 비상이 시작됐다. 허공을 가르며 비상하는 모습이 감히 백로에 비할 바 없이 화려하고 멋지다. 크게 원을 그리며 하늘을 날던 따오기가 커다란 나무 뒤로 숨었다가 다시 눈 앞에 나타나더니 상류 쪽을 향해 멀리 머얼리 날아간다. 하천 습지가 길어서일까 사라져가는 따오기 모습이 오랫동안 시야에 잡혔다. 그리고 차분하게 착지하는 모양까지 아름답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조용히 읊조려 본다. 그런데 그 다음 가사가 뭐더라? 잘 생각나지 않는다. 너무나 오랫동안 잊었던 것인지. 너무나도 오래 우리 곁에서 사라졌던 따오기였기에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요즘 아이들도 이 따오기를 부르고 있는지.

 

일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멋진 따오기의 비상을 찍었다는 말에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다. 40대가 넘은 사람들에게는 따오기의 처량한 곡조가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고 정말 어렵사리 이 멀리 와서 못 보고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한 몫 했음직하다.

 

우리는 다시 따오기 센터로 이동했다. 관리사무실에 들러 따오기 상품을 구경했다. 주환헤이미쥬(朱鹮黑米酒), 따오기 브랜드를 붙인 흑미로 만든 술인데 병 색깔이 아주 예쁜 빨간 색이라 한 병 샀다. 따오기 열쇠고리, 배지도 있으며 홍보DVD도 있다. 벽에는 따오기를 소재로 그린 산수화가 몇 점이 걸려 있는데 그다지 탐날 정도는 아니다.




 

안내원은 우리가 따오기를 많이 못 본 것을 미안해 하는 표정이다. 그러더니 따오기 구호사육센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곳은 따오기를 양육하는 곳인데 입장료 40위엔을 받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덤으로 그냥 들어간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따오기 조각상이 서 있다. 촌스럽고 커다랗게 조각상 만드는데 일가견 있는 중국답다. 물론 이 촌구석에 대도시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세련된 느낌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무심한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일행들 역시 뒤편에 있는 따오기가 지저귀는 소리가 예사로운 새가 아니기 때문이리라.









 

커다란 철조망 안에 사육되고 있는 따오기들이 엄청나게 많다. 낮잠을 자는지 모두 조용하다. 안내원은 철조망 옆에 관망대로 가라고 한다. 모이를 주는 관리인을 들어가게 했으니 좋은 기회 놓치지 말라고 한다. 얼마 후 모이를 들고 들어서자 갑자기 따오기들이 엄청난 소리로 합창을 하며 날아오른다. 크고 높은 철조망이건만 새의 비상을 가두는 느낌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은 좋다.

 

정말 야생습지에서 보던 느낌과 사뭇 다르지만 그래도 따오기의 아리따운 색감과 의젓한 날갯짓은 볼수록 감탄이다. 몇 바퀴째 빙글빙글 돌던 따오기가 서서히 어딘가에 내려앉았는지 점점 조용해진다. 한 무리는 커다란 나무 위에 살포시 내려앉기도 한다.

 

양현을 떠나 다시 시안으로 돌아간다. 지방도로를 벗어나는 내내 창 밖으로 날아가는 새만 보면 따오기인지 눈을 씻고 바라봤다. 쉽게 보일 리가 없다. 양현 천연습지나 산 속에 천 여 마리 이상 서식한다는 따오기. 옛날에 비하면 아주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따오기를 가까이에서 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기사 끝!!

추신: 여러분 이참에 <따오기>를 회상해보세요. 아이들 모르면 함께 들어도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이 노래에 담긴 뜻과 자연습지에서 살아야하는 이 예쁜 따오기를 이야기해주세요. 그리고 여기서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따오기 모습도 보여주면 좋겠네요...

http://music.daum.net/search/search.do?query=%EB%94%B0%EC%98%A4%EA%B8%B0 

이걸 클릭하면 <따오기> 노래 다음 뮤직검색이 나옵니다. 참 여러 버전으로 많이도 불리고 있었네요...아 다음 뮤직플레이어는 1분 재생입니다. (물론 다 들을 수도 있겠지요) 비록 짧지만 1절은 충분히 들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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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결혼식은 어떻게 할까? 가끔 시내를 다니다보면 호텔이나 식당에서 결혼식 풍경이 보이긴 했지만 막상 중국사람들이 올리는 결혼식 현장에 가 본 적은 없다.


지난 5월 23일 일요일 중국친구가 결혼식을 올린다고 초청했다. 베이징 디탄(地坛)공원 부근에 있는 이스류(乙十六, 东城区和平里中街乙16号, 地坛公园北门西100米)라는 이름의 결혼전문 혼례장(婚宴酒店)을 찾았다.  



혼례청 앞에는 이미 한바탕 폭죽이 떠진 후였다. 결혼식이 10시 18분에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던지라 빨리 서둘렀지만 지하철 역에서 비교적 멀어서 도착한 시간이 10시 20분이었으니 폭죽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리무진이 등장했다. 리무진으로 신부을 데리고 혼례장소로 오는 것이다. 대충 한번 빌리는데 1만위엔(약 180만원)한다고 들었는데...


중국 현대식 결혼풍토는 이렇듯 중국전통 방식과 서구식이 결합된 구조인 듯했다. 전통방식으로 신랑이 신부 집으로 가서 가마를 태워 오는 것이니 가마를 리무진이 대신하는 것이다. 리무진이 혼례청에 도착하면 이제 혼례가 시작된다는 폭죽이 터지는 것이다.  



사실 중국에서 혼례를 올리려면 신랑 신부가 결혼 등록(登记)를 해야 한다. 작년 12월 초에 이미 혼인신고를 하고 아마도(?) 함께 살던 부부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정식으로 식을 올리는 것이다. 신부는 몇년전 어학연수를 할 때 알던 여학생으로 신랑은 혼인신고 전에 함께 식사를 했었다.


폭죽이 떨어진 곳을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인상적이다.신랑과 신부가 함께 찍은 대형 결혼사진이 걸려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결혼사진 사업이 아주 활황이라고 한다. 관광지나 시내 유명공원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장면이 흔하게 목격되기도 한다.  



노블클럽(Noble Club) 이스류(乙十六) 정문이다. 이곳 위치가 허핑리중제(和平里中街) 을16호(乙16号)인데 2004년에 문을 연 이 식당 이름이 '이스류'인데 정말 중국사람들의 작명법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구석이 있다. 멋진 혼례이름이나 덕담으로 정해도 되건만 아주 간단하면서도 기억하기 쉽지 않은가. 게다가 글자로 써놓으니 아주 품위가 있어보이기조차 한다.

예전에 스차하이(什刹海)에 있는 쿵이지(孔乙己)라는 식당을 간 적이 있는데 이 이름은 루쉰(鲁迅)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름이다. 루쉰의 고향이 샤오싱(绍兴)인데 그 지방 음식점으로 아주 걸맞다. 하여간 이스류 정문으로 들어섰다.  



문 바로 앞에 우리처럼 결혼축의금을 받는 곳이 있다. 중국은 홍바오(红包)는 붉은 봉투에 담아 주는 세뱃돈에서 유래했는데 어른이 아이들에게 준다고 해서 야수이쳰(压岁钱)이라고도 한다. 결혼축의금도 이렇게 홍바오에 넣어서 준다. 축의금은 지폐를 짝수로 넣어야 한다고 누가 그랬는데, 중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그러니깐 200위엔, 600위엔, 800위엔 1000위엔 등등. 그리고 400위엔은 죽을 사(死)와 비슷해 잘 안넣는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다지 이런 룰이 예전만큼 정확히 지켜지지는 않기도 한다.  

결혼식에서 백미는 신랑 신부의 아름다운 축복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아주 멋지다. 우리도 미리 결혼식이나 연애시절 사진, 또는 어린 시절 사진들을 혼례식장 벽에 걸어두거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부가 아버지 손을 잡고 등장한다.


신랑은 이때 사회자의 농담을 받아주며 기다린다. 이 친구 헤이룽장(黑龙江)성에 있는 전국 최소단위의 시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베이징까지 와서 근무하는 것으로 봐서는 똑똑하고 돈 집안에 재력도 있어보인다. 아주 늦게 결혼할 것 같던 신부에게 물었더니 자기는 물론 부모님, 동생에게 너무 러칭(热情)하게,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잘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가 들어선다.


신랑은 장인에게 인사하고 신부의 손을 건네 잡는다.


이렇듯 대체로 우리 결혼식장에서 하듯 비슷한 수순이다. 다만, 주례선생님이 없다. 나중에 가족중에 연장자들이 나와서 덕담을 하곤 한다.






흥미로운 것은 잔을 겹겹이 쌓고 포도주를 넘치게 따르는 일이다. 신랑 신부가 함께 손 잡고 정이 넘치도록 따른다.




그런 다음에는 신부부터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한다.


그리고 신랑도 장인 장모 순으로 허차(喝茶) 예를 올린다.


신랑 신부의 부모님들이 나란히 앉았다.



혼례가 이뤄지는 내내 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요 열쇠고리는 무엇일까? 바로 입구에서 손님에게 모두 하나씩 나눠주는데 바로 좌석 표시이고 번호표이다. 19번 자리(桌)이고 99948이 번호다. 추첨을 하는 것이다.


뜻밖에도 혼례 말미에 신랑신부 친구들이 줄을 섰다. 부케를 던지고 받는 것이다.


신부가 아주 멀리 던져 제일 뒤에 있던 친구가 받았다. 후후~ 물어보니 우리랑 똑같다. 바로바로 결혼해야 한단다.


야외에서 하는 혼례이어서인지 풍선까지 하늘로 날려보낸다.



비누방울도 날리고. 참으로 할 건 다한다. 결혼이벤트가 진부한 듯하기도 한데, 그래도 평생 한번 하는 결혼식, 즐겁고도 유쾌하게 하려는 중국사람들의 정서가 느껴진다. 여력이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19번 좌석에 갔더니 음식과 함께 중국 술 한 병이 놓였다. 바로 랑(郎)주다. 이 술은 중국 쓰촨(四川)에서 나는 것이다. 쓰촨 술들이 대개 향이 좀 강한데, 이 술도 약간 그런 편이다. 그런데, 아주 비싸고 맛도 좋다. 그리고 호리병에 담긴 빨간 병도 예쁘다. 무엇보다도 신랑의 랑자가 돋보여, 이렇듯 결혼 피로연에 많이 쓰인다. 함께 앉은 애들이 낮이라 그런지 술을 안먹길래 포기하고 있었는데, 신랑신부가 좌석을 돌면서 술도 안마시고 뭐하냐고 해서 신랑이 따라주는 술 한잔을 신랑신부와 건배로 마셨다. 캬~ 정말 맛 좋은 술이다.


중국 결혼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시탕(喜糖)이다. 우리는 "언제 국수 먹냐" 그러지만 중국은 "언제 시탕 줄거야?" 그런다. 마치 종이오리기 공예인 졘즈(剪纸)로 만들어진 듯 喜자가 파인 예쁜 시탕 하나 받아들고 나왔다.  


중국식 자본주의가 개혁개방으로 검증된 듯하다. 적어도 돈을 번 사람들에게는, 성공한 이들에게는 그럴 것이다. 수많은 많은, 전체 인구의 70% 이상 되는 저소득층, 농민, 도시빈민 등에게는 그림의 떡이겠지만 말이다.
 

Posted by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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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와집 2010.10.12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에 님 글 뵙네요.
    전 북경서 직저ㅏㅂ 중구인들 결혼식행사를 많이 치뤘는데
    한국에 비해서 훨씬 예식시간이 길죠.
    사탕과 담배..그리고 제가 싫어했던 각종 씨들..이
    손님상에 꼭 올라가더라구요.
    신부들이 공통적으로 한국에 비해 당당하고 호탕하고
    신랑을 리드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중국도 결혼이벤트회사를 많이 찾고 특이한건 사회자
    (주츠런)가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하죠.
    글,사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youyue.co.kr BlogIcon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2010.10.12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에 글 씁니다. 정말...
      사실 이런저런 바쁜 거도 있고...
      오마이뉴스에 기사도 써야할 게 잔뜩인데 못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요즘 페이스북에 빠져서...
      하여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플랫폼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할 지 무지 고민중입니다.
      감사합니다. 기억해주셔서요....




[진흙속중국영화캐기-08] 장양 감독의 로드무비 <낙엽귀근>(落叶根, 2007)

 

라오자오(老, 本山)는 나이 쉰이 넘은 농민으로 4년 넘게 고향을 떠나 션전(深)에서 공장 일을 하며 살고 있다. 멀리 충칭(重)에서 온 친구 라오류(老, 洪)와 공장에서 만나 외로움을 달래며 벗이 되었고 누가 먼저 죽든지 시체라도 고향에 데려다 주기로 약속을 한다. 어느 날 친구가 죽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며 영화는 시작된다.

 

로드무비의 형식이지만 그 느낌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코믹하다. 유머러스 하면서도 진솔한 캐릭터들과 주인공 라오자오가 만나게 되는 삶과 갈등을 풀어내는 영화이다. 서민의 삶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으며 고뇌와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 나오는 슬픈 코미디이다.

 

주인공 자오번산(本山)은 중국에서 ‘샤오싱(笑星)’이라 불린다. 웃음을 주는 별이라는 뜻으로 중국 최고의 코미디배우라는 찬사이기도 하다. 얼굴이 웃기게 생겨서도 아니고 몸짓이 어눌해서도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 왜 그가 최고의 배우이기도 하다는 극찬이 아깝지 않은 지 알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 죽은 친구가 취한 것으로 위장하고 고향으로 가기 위해 술을 나눠마신다.


▶ 죽은 친구를 버스에 태우고


시체가 된 친구를 술 주정뱅이로 위장해 버스 옆자리에 자는 척 앉히고 충칭으로 향하는 도중에 불행히도 강도(匪徒, 郭德)를 만난다. 차례차례 승객들의 금품을 빼앗던 강도가 드디어 라오자오의 좌석까지 다가왔다. ‘내 돈은 다 줄 수 있지만 친구의 돈은 안 된다’고 하며 그 이유를 말한다.

 

친구가 죽어 사장이 준 위로금 5천위엔을 가지고 고향에 묻어주러 가는 길이라고 하자 강도는 감동해 “뤄예구이건(落叶), 루투웨이안(入土)”이라 말한다. ‘낙엽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 흙이 돼 안식을 얻는다’는 뜻이지만 ‘멀리 고향을 떠났던 사람은 죽어서 고향에 묻혀야 평안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강도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는 행동이야말로 바로 살아있는 정의’라고 하며 승객들에게서 빼앗은 돈 전부를 라오자오에게 건네준다.

▶ 버스에서 강도를 만나다


▶ 사고로 위장해 차를 타려고 한다


▶ 차를 얻어타려고 고장 난 차를 밀어주고 있다. 시동이 걸리자 차는 그냥 달아나버린다.

 

강도조차 감동했건만 빼앗긴 돈을 모두 되찾아간 승객들은 곧바로 시체의 승차를 거부한다. 길 한가운데 라오자오는 친구를 등에 업고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하염없이 길을 걷는다.

 

지나가던 차를 얻어 타려 하지만 쉽지 않다. 사고로 쓰러진 척 위장해 맘씨 좋은 아저씨의 트랙터에 얻어 타고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 병원 앞에서는 그대로 몰래 도망칠 수 밖에 없다.

 

밤이 되자 여인숙 침대 하나에 친구와 함께 묵는다. 마침 충칭으로 가는 운전사가 있어 태워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아침이 되자 자신의 돈을 도둑 맞은 것을 알게 되지만 시체를 짊어지고 있는 처지여서 경찰을 부르지도 못한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는 라오자오가 안쓰러워 보인 트럭운전사(卡司机, 胡)는 웬일인지 시체인 줄 알면서도 트럭에 태워준다. 신나게 달리는 트럭에서 심심하던 차에 라오자오는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갑자기 트럭운전사가 사납게 돌변해 노래를 부르지 마라고 하더니 뜻밖에 통곡을 한다.

▶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자 트럭운전사가 갑자기 화를 낸다.


몇 년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난 아가씨가 바로 그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돼 그녀와 함께 결혼하기 위해 30만 킬로미터를 달리며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가슴 속 아픔을 억누르고 살아가는데 노래를 들으니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난 순정파 운전사인 것이다.

 

라오자오는 울부짖는 트럭운전사에게 앞으로 또 30만 킬로미터를 더 달리며 그녀를 찾아보라고 용기를 준다. ‘목숨까지도 왔다 갔다 하는 게 바로 사랑이란 것’이라고 위로한다. 죽고 싶어하던 트럭운전사는 다시 의욕을 되찾게 됐다. 가는 방향이 달라지게 돼 서로 헤어지게 된다.

▶ 상여 행렬과 만나자 밥을 얻어먹을 생각이 든다.


▶ 논 가운데 친구를 허수아비로 위장한다.


▶ 상가 집에서 밥을 먹고 있다.


▶ 생전에 상가 집을 연출한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난다.

 

또 다시 친구를 등에 업고 길을 재촉하는데 상여 행렬을 만난다. 밥을 얻어먹기 위해 친구를 허수아비로 위장해 논 가운데 세워 두고 상가 집에 가서 목 놓아 운다. 허겁지겁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있는 라오자오 앞에 관 속에 누웠던 노인(年老者, 午)이 갑자기 나타난다.

 

노인은 부인도 자식도 없이 외로이 살아온 고독한 처지이다. 자신이 죽은 후 상가 집이 너무 외로울 듯싶어 돈을 주고 사람들을 사서 미리 살아 생전에 장례를 치르는 것이라고 한다. 둘은 서로의 처지를 달래며 술잔을 기울인다. 노인의 도움으로 부패하기 시작한 친구에게 약을 바르고 관에 넣은 다음 수레에 싣고 나니 끌고 가기 비교적 편하다.

▶ 여행 중인 청년과 만나다.

 

▶ 차를 얻어타려고 한다.


수레를 끌고 가는데 소가 끄는 수레가 옆으로 지나간다. 공연히 알 수 없는 경쟁심이 발동해 소를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며 언덕을 달린다. 이때 여행자(旅行者, 夏雨)가 나타나 뒤에서 밀어주며 힘내라고 격려한다. 결국 소가 끄는 마차를 이기고 언덕을 올라간다.

 

여행자와 함께 커피 한잔을 끓여 마시며 잠시 여유를 부린다. 평범한 젊은이인 여행자는 28세 생일날까지 시장(西藏, 티베트)에 꼭 도착해 자신의 삶에 새로운 동기를 만들고 싶어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젊은이를 보니 라오자오도 다시 힘이 생긴다.

 

다시 수레를 끌고 길을 재촉한다. 내리막 길에서 그만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 넘어지고 수레와 관은 산산조각이 난다. 다시 친구를 업고 가다가 사고로 못 쓰게 된 트럭의 타이어를 얻는다. 커다란 타이어 안에 친구를 눕히고 끈으로 묶어 안전하게 만들고 서서히 굴리니 제법 편리하다. 그런데 또 내리막 길이다.

▶ 타이어를 얻어 친구를 속에 넣고 굴리고 있다.


▶ 내리막길에서 타이어가 굴러떨어진다.


▶ 친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무서운 속도로 내달리는 타이어는 결국 길을 벗어나 굴러 떨어지고 만다. 타이어 밖으로 친구의 발이 튀어나왔다. ‘산 사람이었다면 아마 뼈도 추리기 못했을 것이야’ 라며 친구에게 말을 건넨다. 친구를 다시 등에 업고 길을 걷기 시작한다.

 

친구의 돈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5천위엔 중 일부를 사용해 차를 빌어 고향에 빨리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우선 배가 고파 한 음식점에서 고기와 생선을 먹었는데 무려 600위엔으로 바가지를 쓴다. 깡패들에게 협박을 당하자 친구의 돈에서 값을 치르고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다시 쫓아온 무허가음식점주인(黑店老板, 金山)은 위조지폐라고 다시 협박한다. 그럴 리 없다고 모든 돈을 다 꺼내 확인해 본다. 결국 양심적이라 믿고 고맙게까지 생각했던 공장 사장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라오자오는 친구를 묻어주기로 결심한다. 땅을 파고 길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누워보는 순간 심신이 너무나 평안했다. ‘함께 가자 친구야’ 라며 돌을 매달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끝나고 기절한다.

▶ 무허가음식점에서 바가지를 쓰고 위조지폐범으로 몰린다.


▶ 상심해 친구를 묻어주려다가 자살을 시도한다.


▶ 양봉업자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깨어보니 벌들이 날아다닌다. 양봉업자(蜂人, 郭)가 구해준 것이다. 사고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부인(妻子, 陈颖)과 어린 아들과 셋이서 양봉으로 살아간다. 양봉을 하며 부인을 위해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은둔하며 살아가지만 마음은 아주 행복하다고 한다. 양봉업자는 세상에 못 이겨낼 일은 없다고 말하며 죽지 말라고 한다. 양봉업자의 도움으로 다시 마을로 내려오게 된다.

 

밤이 늦어 도착한 어느 마을에서 고향의 친숙한 사투리 억양이 들린다. 미용사(廊妹, )가 홀로 타지에 와서 살고 있다. 신분증도 보여줘 안심시키고 사연도 얘기하면서 친구를 산 사람처럼 얼굴화장을 해 주기를 부탁한다. 아가씨는 고향의 억양을 듣고는 흔쾌히 믿어 준다.

 

그때 그녀를 좋아하는 젊은경찰(年, 廖凡)이 순찰을 핑계로 미용실을 찾아온다. 라오자오의 얼굴에 불안과 긴장이 역력하자 경찰은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이때 미용사가 고향 삼촌이라고 둘러대며 안심시킨다. 친구의 화장까지 해준 착한 미용사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정말 삼촌이 된 마음으로 걱정을 해준다. 다시 길을 가는데 순찰 도는 경찰을 다시 만난다.

▶ 미용실의 고향 아가씨에게 도움을 받는다.


▶ 미용사를 사랑하는 젊은경찰의 도움을 받는다.

 

좋아하는 아가씨의 고향 친척이니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역까지 태워주겠다 한다. 친구를 술 취해 쓰러진 것으로 위장하고 경찰차를 타고 가며 미용사에 대한 그의 진심을 확인한다. 미용사 아가씨에게 진심으로 고백하고 지켜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다시 배가 고픈 라오자오는 친구를 건설용 시멘트 안에 눕히고 헌혈을 시도하지만 B형 간염을 앓았던 병력 때문에 거부 당한다. 이때 매혈하면 500위엔을 주겠다는 유혹에 선뜻 따라 나선다. 비위생적이고 노숙자투성이인 공간에서 매혈을 위해 온 한 중년여인(中年, 宋丹丹)을 만난다. 그녀는 3개월마다 매혈을 해 아들의 대학공부를 시키고 있다.

 

경찰 단속반의 급습으로 구호센터로 이송되고 식사와 샤워, 그리고 장기자랑도 한다. 고향에도 보내준다고 한다. 잠시나마 즐겁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라오자오는 이 여인에게 마음을 뺏긴다. 둘은 장기자랑에서 중년여인이 책상에 앉고 그 뒤에서 라오자오가 연기에 맞춰 말을 하는 솽황() 연기를 한다. 솽황은 청나라 말기 서태후가 즐겼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 한 사람이 무대에서 립싱크를 하면 뒤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만담을 하는 곡예(曲)이다.  

 

중국 최고의 코미디여배우이기도 한 쑹단단(宋丹丹)과 자오번산(本山)은 실제 최고의 단짝배우들로 상황을 실감나게 연기한다. 중추절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서민들의 아픔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연기를 통해 둘은 서로에게 애잔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 매혈을 시도하다가 걸리고 한 중년부인을 만난다.


▶ 구호센터에서 장기자랑에 나가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 장기자랑에서 중년부인과 함께 솽황을 연기하고 있다.


▶ 상황을 연기하고 있다.


라오자오는 대학생 아들을 위해 노숙자 생활을 하며 오로지 아들의 졸업만을 위해 희생하는 이 여인에게 감동한다. 친구를 고향에 묻고 돌아오는 길에 만나러 올 테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노숙자 여인 역시 라오자오의 착한 마음씨가 마음에 들었고 주머니에서 400위엔을 꺼내준다.

 

다시 건설 인부들의 트럭들을 이리저리 옮겨 타며 멀고 먼 충칭에 도착했다. 죽은 친구의 고향 마을이 코 앞인데 낙석으로 도로가 막혀 있다. 무너져 있는 바위 사이로 친구를 업고 가다가 그만 쓰러지고 만다.

▶ 다시 친구의 고향으로 가는 길이다. 사고로 막힌 길을 따라 걷다가 지쳐 쓰러진다.


▶ 고향에 거의 다 왔지만 몹시 지친다.

 

깨어보니 병원이고, 경찰은 이미 시체까지 부검한 상태였다. 사연을 들은 늙은경찰(老警, 海英)은 마음은 알겠지만 시체를 옮기는 것은 위법이며 화장한 뒤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결국 친구를 화장해 유골 함에 담아 고향집으로 찾아가지만, 댐 건설로 고향마을이 수몰돼 주민들은 모두 이주한 상태이다. 그러다 친구의 집 쓰러진 대문에 이사간 집 주소를 적어놓은 것을 발견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며 이들의 머나먼 여행이 끝이 난다.

 

라오자오는 길 위에서 수많은 서민들과 그들의 삶을 만나는 과정에서 때로는 힘을 얻고 때로는 용기를 주기도 하며, 오직 고향에 묻혀야 한다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버텨내어 멀고먼 로드무비의 한가운데에서 걷고 또 걸어간다. 고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아무도 없는 매몰지역으로 변한 뒤였다. 종국에 가서 무언가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여정인 삶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임을 이야기 하는 대목이다.

 

서민들의 인간미와 회귀 본능에 관한 아름다운 장편

 

중국 최고의 코미디배우 자오번산(本山)은 순박하고 마음씨 좋은 라오자오를 통해, 서민적인 인간미를 온 몸으로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6세대 젊은 감독 장양(张扬)은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모티브로 서민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코미디이지만 결코 우습거나 가볍지 않다. 오히려 씁쓸한 웃음 뒤에 숨어있는 따뜻한 인간미는 관객들에게 감동과 조용한 눈물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중국 내에서 전국적으로 흥행하지 않았나 싶다. 6세대 영화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이전 6세대 영화들에 비해 매우 성숙된 영화적 완성과 만날 수 있는 좋은 영화였다.


* 영화스틸컷은 모두 제작사인 Filmko Entertainment의 저작권입니다.

▶ <낙엽귀근>의 장양 감독


▶ <낙엽귀근>의 주인공 자오번산


▶ <낙엽귀근> 포스터




낙엽귀근 (0000)

10
감독
장양
출연
조본산, 호군, 하우
정보
드라마 | 중국, 홍콩 | 110 분 | 0000-00-00



Posted by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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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ewonyoon.egloos.com BlogIcon daewonyoon 2009.12.30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줄거리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꼭 한번 봐야겠네요. 좋은영화소개 감사드립니다.




12월 초부터 꿈꾸는여행,차이나 포토다이어리가 오프라인 매장에 선을 보였습니다.
교보문고를 비롯해 전국 각 매장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어두운 밤, 교보문고로 들어서면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 지 궁금했습니다.


교보문고 일러스트다이어리 매장에 사람들이 다이어리를 사려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매장 한가운데 위에 살짝 꼽혀 있는 다이어리를 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아무쪼록 많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다른 다이어리에 비해 표지가 특이해서 사람들 손길이 갈 지 걱정도 됩니다만 그래도 제가 찍은 사진이어서 그런지 너무 정겨워 보였습니다.


꿈꾸는여행,차이나 글씨가 너무 예뻐서, 티가 좀 나긴 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주 가면 좋겠습니다.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잡혀서 손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포토에세이다이어리, 중국 사진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다이어리이니만큼 나름대로 선전을 하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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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12.28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져부러요.. ^^ 결국 올 연말은 못 모일 형편인가보네요.. @.@ 형님 새해 늘 건강하시고.. 대박 나시길.. ^^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jopo78 BlogIcon 조은주 2010.05.09 0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북대 경영학 전공 조은주라고 합니다.
    과정 중 졸업논문으로 「블로그의 사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설문조사 중, 적극적 참여를 통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TOP블로그 여러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하여 죄송한 마음 무릅쓰고 설문을 부탁드립니다.
    약 7분에서 1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귀한 시간 들여 설문해 주신 만큼 소중히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남은 5월도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설문사이트: http://ml.knu.ac.kr/myvote/vote.php

  3. Favicon of http://www.astrabeds.com BlogIcon Tempurpedic 2011.05.08 2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정보를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읽을 가치가있다.

  4. BlogIcon Tempurpedic 2011.05.09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이 쓰는 아주 좋은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독자가 알 좋습니다. 게시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에게 여행이란 OOO이다" 코멘트 이벤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텐바이텐을 통해 코멘트 한 분 중에서 추첨을 통해 푸짐한 상품을 제공합니다.

인천-상해 왕복항공권도 걸려 있습니다.

이벤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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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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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azer-um-bolo.jogosloucos.com.br BlogIcon jogos de bolo 2011.05.09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블로그!




이제 다이어리도 고품격의 포토다이어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2009년이 가고 새로운 2010년을 맞게 되는데 연말 연시 선물로 다이어리를 고려한다면,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포토다이어리, 그것도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여행 사진으로 구성한 다이어리들이 여행매니아들에게 멋진 디자인과 구성으로 12월 한달 열띤 판매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벗어난 나라별, 도시별로 좋은 다이어리들이 많이 출시됐습니다. 어느 나라, 도시가 포토다이어리로 손색이 없는 것인지 각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서 소개해봅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뉴욕입니다. "뉴욕의 시간을 거닐다. 뉴욕을 꿈꾸는 나의 발걸음"이라는 카피로 뉴욕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다이어리입니다. 포토그래퍼는 김효정님이며 제목은 <뉴욕하이커 포토다이어리>입니다.
 

<뉴욕 스타일 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뉴욕입니다. "뉴욕의 패션과 거리를 담은" 다이어리입니다.  


유럽으로 날아가면 <유럽 홀릭 다이어리>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각 나라의 사진들을 담은 다이어리입니다. 2개월 간 유럽 9개국을 촬영한 사진 100여점이 담겼다고 합니다.


유럽의 스페인입니다. "햇살이 뜨거운, 그래서 더 열정적인 스페인의 모습"을 다이어리에 담았습니다. 깔끔한 만년다이어리로 구성됐으며 다이어리 이름은 <스페인 소냐르 다이어리>입니다.


"프라하의 정취가 담겨 있는 멋스런 클래식 다이어리"도 있습니다. <프라하 다이어리>는 10종의 프라하 사진 엽서도 함께 줍니다.


프라하는 또 있습니다. <메모리 인 프라하>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햇살을 머금은 오렌지빛 지붕등,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골목들..."을 담은 다이어리로 포토그래퍼는 롤러코스터라는 닉네임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평화로운 나라 오스트리아입니다. <오스트리아 칸타빌레 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소개됩니다. "산과 도시가 아름답게 어울린" 모습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흑백사진 속 영화같은 에펠탑"이 있는 파리입니다. "창 밖 풍경 속의 세느강"을 느낄 수 있는 다이어리입니다. <레 메모아르 드 파리 다이어리>입니다.


아름다운 파리 다이어리는 또 있습니다. <파리그라피 포토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소개됩니다. "돌아오지 못할 시간을 기록하다"라는 카피가 인상적입니다. 역시 에펠탑이 아주 정겨운데 뉴욕 다이어리의 김효정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이번에는 런던으로 가보겠습니다. <메모리즈 인 런던>은 런던에서의 "소소한 피크닉"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런던 스타일도 또 있습니다. <런던 스타일 다이어리>는 "리얼 런더너의 카메라 속에 담긴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입니다. <밀라노 스타일 다이어리>는 "밀라노의 오리지날 빈티지가 가득 담긴" 다이어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으로 떠나보겠습니다. <동경 맑은 포토다이어리>는 "반짝이는 시간 동경의 시간을 만나다"라는 카피가 아주 멋집니다. 동경과 시간을 컨셉으로 예쁜 다이어리를 만들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쿄 스타일 다이어리>도 있습니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사랑스런 도쿄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일본 남부 도시 쿄토도 다이어리로 소개됐습니다. <안녕 교토 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습니다. "약 2년 동안 교토 구석구석 발로 뛰며 만든" 다이어리라고 합니다.  


중국 홍콩도 있습니다. "표지를 열면 멋진 하늘을 날고 있어요"라는 카피도 있고 홍콩을 사랑하는 작가가 찍은 사진과 명소와 레스토랑, 호텔 주소록도 있습니다. <홍콩의 어느 멋진 날 다이어리>입니다.



최초로 소개되는 중국 다이어리입니다. 중국 사진 중에서 현대적인 감각을 찍은 사진 700여점이 포토에세이다이어리 <꿈꾸는 여행, 차이나>로 소개됩니다.

사실, 제가 모 기획사의 라이센싱을 통해 만든 다이어리입니다. 도대체 세계 각 나라별, 도시별로 어떤 포토다이어리가 있는지 궁금해서 조사하다가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됐습니다. 이 외에도 세계여행을 통해 만든 사진으로 포토다이어리가 더 있겠지만, 아마도 현재 나와 있는 대부분의 포토다이어리를 망라했을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그리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게 되는 시즌을 맞아 각 쇼핑몰도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고 가격도 제각각이며 취향도 다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컨셉과 구매욕구를 잘 조절해서 하나씩 장만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여행 중 만난 친구에게 하나 선물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유럽, 일본, 미국 등으로 한정된 포토다이어리가 더욱 세계 각 나라의 풍광을 담은 상품으로 거듭나는 시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프리카, 인도, 남미 등도 내년에는 포토다이어리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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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olosyan.net BlogIcon 이얀 2009.12.04 2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 갖고싶은 다이어리네요...해가 바뀔때마다 몇개씩 사재는 다이어리.....
    한두장 쓰다 어디가 짱박아 둘것을 알면서도 늘 다이어리를 사는.....ㅋㅋㅋ
    다이어리가 왜 이리 이쁜건가요???? 넘 이뻐요...




홍뤄쓰(红螺寺)와 관인쓰(观音寺)를 둘러보고 다시 산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전망이 참으로 보기 좋다. 나무 패루에 소라가 있는 산의 신선 같은 자태라는 뜻의 라수선자(螺岫仙姿)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그 사이로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낙엽 하나가 햇살을 받고 흔들리고 있다.

▶ 산을 내려오는 길에 라수선자라는 패루. 잎새 하나가 햇살이 반짝거린다.

▶ 갑자기 새들이 옆으로 날아올랐다.

▶ 오백나한 조각상이 있는 나한원


산을 다 내려온 후 다시 이곳의 명물이라는 오백나한상(五百
罗汉)을 보러 갔다. 나한은 수행을 이뤄 높은 경지에 오른 불교의 제자를 말하는데 오백나한을 조각으로 꾸며 놓았다고 한다.

 

오른쪽 왼쪽으로 나누어, 한 쪽 골짜기마다 250명씩 나눠 나한들이 서 있거나 앉아 있다. 겨울철이라 어깨에 빨간 도포를 둘러 놓았으니 숲 속에 출연한 도인들 같아 보입니다. 석가모니의 생전 제자들의 숫자를 이르기도 하고 열반 후 커다란 행사에 참여한 고승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곳에 모인 것만으로 강렬한 종교적 기운이 발산될 것 같다.

 

더 재미있는 것은 1번부터 500번까지 번호가 붙은 것이다. 친절하게 조각 아래 자세하게 설명을 곁들여 놓기도 했다. 1번 아약교진여존자(阿若憍如尊者)는 부처가 태자시절 다섯 명의 시종 중 한 명으로 불교에 귀의해 오백나한의 첫 번째 인물이 됐다. 2번 아니루존자(阿泥尊者)는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으로 아나율(阿那律)이라고도 한다. 500명이나 되는 나한들을 다 일일이 살펴보기에는 너무 힘들다. 제일 마지막 500번은 원사종존자(愿事尊者)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생경한 이름들이다.

 

다만, 오래된 사찰답게 소나무 숲 사이에 석회암을 재료로 5백 명이나 되는 나한상을 꾸민 것은 관광지로서 손색 없게 하려는 뜻이 있어 보인다. 기록을 봐도 그렇고 조각상마다 흠 없이 깔끔한 형태도 그렇다.

 

하지만,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꼼꼼하게 조각들의 모양이나 몸짓, 손이나 발의 형태 그리고 미소까지도 하나씩 살펴보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질 지도 모르겠다. 모두 부처의 제자이거나 도를 깨달았으니 오백나한의 기운만이라도 온몸에 퍼져올 것이다.

 

오솔길로 조성된 길을 따라 오백나한을 살펴보는데 한쪽 구석의 나한에서 광채가 난다. 가까이 갈수록 영롱한 햇살이 온몸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색칠을 했거나 아니라면 부처의 영롱한 기운이 승화된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해가 저물어가고 소나무 사이로 석양이 유독 이 207번 무변신존자(无身尊者)에게만 퍼진 것이다.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 홍뤄쓰 오백나한, 500번 원사종존자

▶ 홍뤄쓰 오백나한, 207번 무변신존자

▶ 홍뤄쓰 오백나한, 207번 무변신존자

▶ 홍뤄쓰 오백나한, 1번 아약교진여존자

▶ 홍뤄쓰 오백나한


아미타불이 중생에게 보낸 스물다섯 보살 중 한 명으로 악귀가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 늘 안락한 삶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보살이다. 지혜가 신통하고 법력과 자비심이 높다는 것을 비유한다니 정말 광채가 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백나한 모두 높은 경지를 이뤘으니 그 누가 더 낫다고 할 것을 아닌 듯하다.

 

석양도 지고 나니 나무가 무성한 나한원(罗汉园)에 어둠이 빠르게 몰려왔다. 서둘러 홍뤄쓰의 출구를 찾았다. 정말 여느 다른 곳에 비해서 개성이 강하면서 아주 오래된 이 사원을 다시 또 밟아야 하겠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겠지만 붉은 단풍이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입장권에도 그렇고 출구 옆 벽마다 온통 단풍 절경을 가득 그려둔 것을 보니 가을이 최고이겠다 싶다.

▶ 홍뤄쓰 출구



Posted by 최종명작가 최종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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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inlucky.tistory.com BlogIcon shinlucky 2009.12.02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옷 사진 잘보았습니다.
    진짜 사람이 망또입은줄 알고 깜짝놀랐습니다. (썸네일만보고 ㅎㅎ)







338년에 세워진 홍뤄쓰(螺寺)라는 사원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다소 놀랐다. 역사책을 뒤져 보니 얼추 위진남북조 시대이다. 삼국시대가 끝나고 위(魏)와 서진(西晋)과 동진()을 거쳐 남북조 대립 이후 수(隋)가 중원을 통일할 때까지를 위진남북조 시대라고 한다.

 

1670년 전 불교사원이 베이징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니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떨어진 화이러우(怀)로 달려갔다. 11월의 차가운 날씨이건만 홍뤄쓰는 홍뤄후(螺湖)를 바라보고 홍뤄산(螺山) 남쪽에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다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국가AAAA급 풍경구인지라 입장료가 다소 비싸 40위엔(약 8천원)이다. 표를 끊고 보니 동진 4년(338년)에 처음 건립된 사원이라고 한다. 338년에 동진은 회수(淮水) 이남을 장악하고 있었고 회수 이북에는 후조(后)가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시점이다. 즉, 갈족인 석륵이 319년 나라를 세우고 351년까지 존속했던 십육국 시대였다. 흉노, 선비, 저, 갈, 강 등 비한족 왕조대신에 한족인 동진을 내세운 셈이지만 엄밀하게 말해 후조의 두 번째 황제인 석호(石虎)가 세운 사원이다.

 

사주삼문(四柱三) 형태의 멋진 패루에 경북거찰(京北巨刹)이라는 현판 글자가 유난히 인상적이다. 1993년에 전국인민대표대회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피선된 루자시()가 쓴 글자라 한다.

▲ 홍뤄쓰 사주삼문 패루


▲ 경북거찰이라는 현판이 인상적이다.


▲ 어죽림 대나무 숲. 수미승경 현판


안으로 들어서니 대나무 사이 벽에 수미승경(須彌勝境)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수미는 불교에서 말하는 범어로서 지극히 높고 빛나는 상상의 산을 뜻한다. 이 사원에 있는 멋진 대나무 숲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숲 이름도 어죽림(御竹林)이라니 꽤 고상하고 지체가 높아 보인다. 직선으로 쭉 뻗은 대나무들이 수도 없이 빼곡하고 촘촘하게 하늘로 솟았다.

 

대나무 숲을 따라 걸어가니 점점 찬불가가 들려온다. 그리고 새 몇 마리가 갑자기 놀라 후다닥 날아오른다. 새들이 솟아오른 쪽으로 계단이 있어 올라가니 초겨울 감나무가 높게 자라있고 호국자복선사(护国资)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이 나타난다.

 

이 홍뤄쓰가 처음 건립됐을 당시의 이름은 대명사(大明寺)였다가 명나라 6대 영종(英宗) 시대에 이르러 호국자복선사라 불렀다고 한다. 이름이 바뀐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명(明)나라 이름이 들어간 사원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명주(明州)가 닝보(宁波)가 바뀐 것과 같은 이유는 아닐까 싶다.

 

이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천왕전(天王殿)이다. 건물 안에는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대천왕, 즉 사대금강이 자리잡고 있으며 한가운데에는 미륵불이 위치하고 있다. 건물 지붕 아래와당 끝으로는 용문양이 파란 하늘을 향해 있고 그 아래 풍경(风铃)이 바람 따라 댕그랑거리며 살랑거린다. 그 뒤로 감나무에는 떨어지지 않고 아직 생기가 남은 감들이 살짝 보이기도 한다.

▲ 명나라 시대의 사원 이름인 호국자복선사


▲ 천왕전 입구


▲ 천왕전 처마에 있는 용문양과 풍경,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감나무

 

천왕전 뒷문으로 가면 위태보살(韦驮)이 늠름하게 서 있다. 이 보살은 호법신 중 하나로 도둑 맞은 부처님의 사리를 되찾아온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 두 팔을 모으고 합장하는 자세로 위에 한 자루의 칼이 수평으로 놓여있고 갑옷을 입은 모습이 아주 날렵해 보인다.

 

위태보살을 바라보고 뒤로 돌아서면 바로 대웅보전(大雄殿)이다. 안에는 삼세불(三世佛)이 있는데 가운데 석가모니불(迦牟尼佛)과 양쪽으로 약사불(药师)과 아미타불(阿弥陀佛)이 나란히 보좌하고 있다. 이를 보통 횡()삼세불이라 하고 중앙과 동서의 서로 다른 세계를 상징한다. 다른 곳에서는 수()삼세불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고 한가운데 현대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왼편에 과거불인 가섭불(迦叶佛)과 오른편에 미래불인 미륵불(弥勒佛)이 있기도 하다.

 

횡삼세불 양 옆으로 십팔나한(十八罗汉)이 보좌하고 있으며 뒤편에는 멋진 불산(佛山)이 조각돼 있다. 한가운데 있는 관음보살(音菩)은 너무나도 예쁘고 인자한 모습으로 앉아있으며 서방정토의 모습과 불경을 찾아가는 당나라 승려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 위태보살


▲ 대웅보전 앞마당


▲ 대웅보전 모습, 한가운데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다.


▲ 아름다운 관음보살


▲ 대웅보전 뒤쪽에 있는 관음보살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사방에는 몇 곳의 배전(配殿)이 있다. 그 중에서 눈에 띠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가람전(伽殿)이다. 가람보살은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토지나 재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송나라 이후 삼국시대의 명장 관우()를 가람보살 또는 가람신으로 봉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긴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 불교사원의 토지나 재정을 보호하는 수호신 가람보살을 모시는 가람전


▲ 가람보살

 

대웅보전 뒤에는 삼성전(三殿)이 나온다. 이 건물에는 한가운데 서방극락세계(西方极乐世界)의 교주()인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大至菩)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서방삼성(西方三)이라 부른다. 한편, 동방삼성은 동방유리세계(方琉璃世界)의 교주인 약사불과 좌우에 일광보살(日光菩)과 월광보살(月光菩)이 함께 자리잡고 있는데 보통 약사전에 이 약사삼존(药师三尊)이 봉공된다.

▲ 삼성전 모습


▲ 삼성전 와당 위에 쌓인 눈


삼성전을 벗어나면 산자락을 따라 계단으로 만들어진 등산로인 관음로(音路)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없이 많은 관음보살이 자리를 잡고 있다. 천수천안관세음(千手千眼 世音)이라더니 다양한 모양과 컨셉의 관음상이 조각돼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모두 삼십삼관음(三十三)으로 변신된 것이다.

약간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면 양 옆으로 앙상한 가지들이 펼쳐져 있고 하늘은 파란데 각양각색의 관음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용의 현신인 용두(龙头), 연꽃을 타고 있는 일엽(一叶),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듯한 룽견(泷见), 물 속에 비친 달과 같은 수월(水月), 중년의 여성 모습인 다라존(多), 손을 모으고 있는 합장(合掌) 등 세상 사람들의 고뇌를 다 어루만지듯 인자한 모습의 관음이 줄줄이 이어진다.

▲ 관음로에 있는 33가지 형태의 관음보살 조각상


▲ 관음보살


▲ 관음로 모습


▲ 관음로에서 바라본 전경


▲ 관음로 계단 길


세상만사를 다 품은 듯한 관음의 변화무쌍한 자태를 두루 보고 오르면 산 능선에 조용하게 자리잡은 관인쓰(音寺)에 다다른다. 참나무(橡)에 둘러 쌓인 이 조용한 사찰은 금(金)나라 시대에 세워졌는데, 원(元)나라 시대 유명한 고승인 운산선사(云山禅师)의 수련장이기도 했다.

입구로 들어서니 팻말과 함께 복록(福)이라 써 있고 뒷면에는 수희(寿)라고 써 있는 병풍 하나가 반갑게 맞아준다. 높이 솟은 나무와 파란 하늘 그리고 오후의 햇살이 조화롭다. 벽 옆으로 큰 길상대종(吉祥大)이 있다. 한번 치는데 1위엔을 내면 된다고 한다. 중국 연인들이 종일 치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관음전(音殿)에는 어머니가 아들을 안고 있는 모습의 송자관음(送子) 불상이 있어서 신기했다. 비록 인상적인 모습을 촬영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팔을 뻗고 있는 아이를 살포시 앉고 있는 모습이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이다. 원래 불경에서 나오는 33인의 현신 중에는 없지만 민간에서 아들을 바라는 심정이 녹아 든 것이라고 한다. 관음에게 빌면 부처님이 소중한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민간신앙이 접목된 것이라니 참으로 인간적인 관음이라 하겠다.

▲ 관인쓰로 가는 길에 있는 돌 병풍 복록!


▲ 관음전 앞에 있는 종


▲ 관인쓰 입구 관음전


▲ 관음전


관음전 뒤에는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은 인간의 번뇌를 상징하듯 모두 108개로 이뤄져 있다. 이 계단을 다 올라가면 회승전(乘殿)이 나온다. 한가운데 관음보살이 자리잡고 있고 왼쪽에 문수보살(文殊菩)과 오른쪽에 보현보살(普)이 나란히 보좌하고 있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원래 석가모니를 수행하는 수호자로 보통 석가모니불 좌우에 있는데 이곳 관음보살과 함께 있는 것은 아마도 관인쓰이기 때문인 듯하다. 문수보살은 사자, 보현보살은 코끼리와 함께 등장하는데 석가모니를 수행하며 서 있는 모습이 건물 안 양 옆에 벽화로 나란히 걸려 있다.

해발 360미터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은 곳이지만 108계단 때문인지 꽤 숨이 가쁘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회승전을 지키는 도우미 아가씨는 계속 화로에 향을 피우고 있다. 맑고 차가운 산 공기와 더불어 향긋한 느낌을 받는 향을 맡으며 조용히 관음보살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불교신자는 아니어도 이상하게 관음보살이 있는 곳에 오면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이 이상할 뿐이다.


▲ 회승전 앞 화로의 향불


▲ 회승전의 부처와 문수보살 벽화


▲ 회승전 모습. 보현보살의 벽화가 살짝 보인다.


▲ 회승전에서 본 관음전 모습. 108계단이 가파르다.


Posted by 최종명작가 중국문화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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